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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X수원풀백'아르한,41초 데뷔전 퇴장 뒷얘기...수원 인스타 팔로워 大폭발

"실수를 딛고 다시 수원FC를 위해 뛰고 싶다."

'인도네시아 신태용호 풀백' 프라타마 아르한이 26일 악몽의 '41초 데뷔전' 후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준 팬들을 향한 메시지를 전했다.

2022년 J2리그 도쿄 베르디에 입단한 아르한은 지난 1월 16일 수원FC 이적을 알렸다. 아시안컵 직후 2월 수원의 자카르타 동계훈련 캠프에 합류했지만 컨디션 난조로 입원하는 등 충분한 훈련을 하지 못했고, 이후 파리올림픽 도전을 위해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 23세 이하 대표팀에 차출되면서 올 시즌 한번도 K리그1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김은중 수원FC 감독은 "아르한을 활용해야 하는데 대표팀 경기가 많다 보니 수원에서 보낸 시간이 거의 없다. 컨디션도 그렇고, 활용하기가 쉽지 않다"며 고민을 토로했다.

2001년생 아르한은 '인도네시아의 베컴'으로 통할 만큼 자국 최고의 스타플레이어다. 인스타그램 팔로워수가 810만명에 육박한다. 준수한 외모에 투혼 넘치는 플레이, 무엇보다 그의 롱스로인 재능은 알고도 못막는 팀 핵심 전술이다. 2003년생 그의 아내 아지자 살샤는 유명 정치인의 딸로 인도네시아에선 '빅토리아 베컴'처럼 유명한 패션, 뷰티 인플루언서다. 지난해 8월 일본서 열린 이들의 결혼식엔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직접 축하서한을 보냈을 정도.

이날 제주 원정, 아르한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는 속보에 인도네시아 팬덤은 난리가 났다. 열혈 팬들은 폭우를 뚫고 제주 경기장을 찾았다. 아르한은 후반 26분 정동호와 교체되며 처음으로 K리그1 그라운드를 밟았다. 아르한은 신태용 감독이 믿고쓰는 세트피스 카드다. 손은 발보다 정확하다. 로리 델랍을 능가하는 인간 기중기, 그의 롱스로인이 문전으로 배달되는 순간 골 확률은 급등한다. 한국을 꺾은 U-23 아시안컵 내내 아르한의 스로인은 위협적이었다. 폭우가 쏟아진 이날, 게임 체인저' 이승우가 컨디션 난조로 나서지 못했고 전반 선제골을 내주며 0-1로 밀리는 상황, 김은중 감독이 아르한을 깜짝 기용한 이유는 분명했다. 그러나 의욕이 넘친 탓일까. 아르한은 불과 41초 만에 물러났다.왼쪽 측면 돌파를 시도하다 제주 임창우의 발목을 밟았고, VAR 판독 끝에 퇴장이 선언됐다. 아르한의 데뷔전을 열망했던 인도네시아 팬들도, 3연승을 기대했던 수원 팬들도 망연자실했다. 10대11의 수적 열세 속에 수원은 결국 제주에 0대1로 패했다. 축구 팬들은 왼쪽 측면에서 돌파 한번에 끝나버린 '제주전 아르한 히트맵'을 공유하고, '40초 퇴장의 아이콘' 스티브 제라드를 소환하며 퇴장 이슈를 도마에 올렸지만 경기 후 수원 SNS를 통해 전해진 팬덤은 뜻밖에 훈훈했다.

아르한의 사진과 함께 제주전 명단 포함을 알린 포스팅 아래 3만4000개의 '좋아요'가 쏟아졌다. 인도네시아 팬들은 '선발이 아닌데도 아르한을 메인 사진으로 써주는 특별한 클럽'이라며 수원 구단에 감사를 표했다. 아르한의 퇴장 판정 직후에도 인도네시아 팬들이 몰려들면서 0대1 패배 포스팅 아래 순식간에 9500개에 달하는 '좋아요'가 달렸다. 인도네시아어 응원글 아래 수원 팬들의 "아르한 힘내라!" 응원이 줄을 이었다. 통상 많아야 1000개 안팎의 '좋아요'에 비하면 가히 폭발적인 반응, 데뷔전 41초 퇴장 악재 속에 '슈퍼스타' 아르한의 티켓파워를 확인한 건 위안이었다.

아르한도 다시 힘을 내고 있다. "데뷔전서 레드카드를 받았다. 레드카드로 인해 팀을 도울 수 없었단 사실에 스스로 실망하고 슬펐다. 하지만 이 경험을 토대로 많이 배웠다. 앞으로 경기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경험이 될 것"이라고 했다. 팬들의 뜨거운 응원에 대해 "다시 일어서서 더욱 열정적으로 내 실수와 단점을 고쳐나갈 아주 큰 힘이 됐다"며 감사를 전했다. "앞으로 더 집중할 것이고 최선의 경기력으로 팀 승리를 도울 것"이라면서 "다시 경기를 뛰고 싶고, 수원을 돕고 싶다. 레드카드의 실수를 꼭 만회할 것"이라고 눈을 빛냈다. "경기에 나설 기회가 온다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