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부상에서 돌아온 KIA 타이거즈 캡틴 나성범의 출발이 더디다.
지난달 28일 잠실 LG전에서 대타 출전한 나성범은 1일 광주 KT전에서 다시 대타로 한 타석을 더 소화했고, 이튿날부터 본격적으로 선발출전 하기 시작했다. 8일 대구 삼성전까지 6경기(선발 4경기), 21타석을 소화했다.
아직은 결과가 썩 좋지 않다. 21타석에서 만든 안타는 단 2개. 2루타가 있지만, 에버리지 자체가 높지 않다. 볼넷 5개를 골라냈지만, 삼진이 8개다. 선발 출전한 4경기에서 평균 2개씩 삼진을 당했다.
3월 17일 광주에서 KT와 시범경기 도중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을 다친 나성범은 재활을 거쳐 지난 4월 27일 상무와의 퓨처스(2군)리그 경기를 소화한 뒤 1군에 콜업됐다. 두 차례나 부상을 했던 부위인 만큼, 조심스레 러닝과 움직임에 초점을 맞췄다.
워낙 잘 치는 타자랄 1군 콜업 후 출전 경기가 늘어나면 타격감은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다. 2022시즌을 앞두고 KIA에 입단한 뒤 두 시즌 연속 3할-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그의 능력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초반 출발은 이런 기대감과 다소 거리가 있지만 나성범에 대한 믿음이 사라진 건 아니다.
그저 타이밍을 찾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리는 모습이다. 부상으로 공백기가 있었던 타자들이 흔히 겪는 타이밍 문제. 타격 시 힘을 싣는 데 필요한 하체를 다친 것도 나성범의 초반 타격 페이스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디까지나 진짜 나성범을 찾아가는 단계일 뿐이다. 타석 당 투구수 4.33개(리그 평균 3.90개)에서 알 수 있듯, 공을 보는 시간이 길다는 점도 긍정적 신호다. 8일 대구 삼성전에선 4타수 무안타에 그쳤으나, 볼넷 2개를 골라내면서 타석에서 조금씩 여유를 찾아가고 있다.
KIA 이범호 감독은 "나성범은 원래 늦은 타이밍으로 치는 친구다. 한 달 쉬고 나서 타격을 하면 당연히 그럴 수 있다"며 더딘 페이스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한 번에 모습을 바꿀 수 있는 친구이기도 하다. 언제 홈런이 나올지, 컨디션이 좋아질 지 가늠할 수 없다. 동료들과 어울려 경기를 치르다 보면, 어느 순간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확신했다.
초반 상승세를 바탕으로 선두로 올라선 KIA, 좀처럼 벌어지지 않는 경쟁팀들과의 치열한 레이스가 이어지고 있다.
팬들이 기억하는 '4번 타자' 나성범이 제 모습으로 돌아오는 순간, KIA의 페넌트레이스에 한층 더 탄력이 붙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