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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이 오니까' 다이빙 캐치 후 부상, 그래도 다시 날았다…'더 간절해진' 잠실 아이돌, 감출 수 없던 본능

[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일단 공이 오니…."

정수빈(34·두산 베어스)은 지난 11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전날(10일) 경기에서 부상이 있었다. 4회초 2사에서 한화 문현빈의 타구가 좌중간으로 향했다. 중견수로 나섰던 정수빈은 타구를 전력을 다해 뛰면서 따라간 뒤 마지막 순간 몸을 날렸다. 그러나 제대로 포구가 안 됐고, 결국 3루타가 됐다.

수비에서의 아쉬움은 타격으로 날렸다. 이날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 2도루를 기록하는 등 펄펄 날았다.

다이빙캐치의 대가는 컸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수비를 하다가 오른쪽 팔꿈치에 통증이 생겼다"라며 "정수빈이 아프다고 하면 정말 아픈 것"이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정수빈은 다시 한 번 날았다. 지난 13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5회초 오스틴 딘의 안타성 타구를 다시 한 번 따라갔고,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다. 이번에는 아웃.

부상으로 경기에 빠졌던 만큼, 다이빙캐치를 주저할 법도 했다. 그러나 정수빈은 거침없었다. 경기를 마친 뒤 정수빈은 "일단 타구가 오면 몸이 반응한다"고 웃었다.

올 시즌 정수빈은 초반 페이스가 좋다. 19경기에서 타율 3할2푼4리 1홈런 5도루로 만점 리드오프 역할을 하고 있다.

매년 '가을 남자'라고 불릴 정도로 늦게 시동이 걸렸던 그였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도 초반부터 페이스가 좋다.

정수빈은 "마음가짐을 달리 먹었다. 항상 시즌 초반에 안 좋다는 게 있어서 작년을 기점으로 초반부터 더 집중하고, 더 간절하게 했다. 예전과 같지만 더 간절해진 거 같다"고 말했다.

계기는 간단했다. 이제 16년 차가 됐지만, "야구를 잘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지난해 39개의 도루로 생애 첫 도루왕에 올랐던 정수빈은 올 시즌 역시 꾸준히 달리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 감독도 "정수빈은 상대투수를 보고, 1,3루 수비 위치를 보면서 본인 스스로 (도루)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빠르고 센스가 있기 때문에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한다"라며 무한 믿음을 보냈다. 박해민(LG)이 12개로 일찌감치 치고 나갔지만, 정수빈 역시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 도루를 쌓겠다는 생각. 정수빈은 "도루는 누상에 나가면 언제든 준비하고 있다. 나간다고 해서 막 뛸 수 있지 않다. 도루도 흐름이라는 게 있는 거 같다. 언제든 기회가 있으면 뛰려고 하고 있다.

작년에 도루왕을 해서 올해도 해야한다는 압박감은 없다. 나가면 그래도 상황봐서 뛰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올 시즌 초반 페이스가 좋지 않았던 두산은 지난주 4승2패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정수빈은 "조금 더 야구장에서 열심히 하려고 했다. 이기는 게 가장 큰 분위기 반전을 만들 수 있는 요소다. 그동안 역전패가 많았는데 9일 역전승을 하면서 반전이 된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잠실=이종서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