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딱 병살이 나와서 다행이다. 딱 하는 순간 뒷골이 서늘했는데…(김)휘집아 고맙다!"
예년보다 타격 페이스가 좋다. 3할 타율에 홈런이 벌써 4개. 이정후 빠진 키움 히어로즈 타선의 주축으로 거듭났다.
키움 송성문은 14일 고척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5타수 3안타 1타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이번 시리즈 키움의 스윕(3전 전승)의 1등공신 중 한명이다. 3일간 홈런 포함 7안타 5타점을 몰아쳤다. 타율을 3할 위로, OPS(출루율+장타율)도 어느덧 0.925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날 가장 마음 졸인 1인이기도 했다. 6회초 1사1,2루 수비 과정에서 김민성의 3루 땅볼 때 2루 주자를 태그하려다 올세이프,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장본인이기도 했다. 다행히 필승조 김재웅이 등판, 유강남을 병살타로 잡아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경기 후 만난 송성문은 "2루에 던지려는데 선상에 주자가 있었다. 태그하면서 3피트 아웃을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더라. 1루까지 살아서 조마조마했는데, 재웅이가 잘 막아줬다. 딱 맞자마자 등골이 서늘했는데, 휘집이가 잘 잡아서 병살 처리해줬다. 진짜 너무 다행이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최근 불방망이에 대해서는 "요즘 더 과감하게 치려고 노력중"이라고 강조했다. '초구에도 좋은 공이다 싶으면 망설이지 않고 배트를 내라, 내가 책임진다'는 오윤 타격코치의 끊임없는 조언이 큰 힘이 됐다고.
아직 좌투수 상대로는 안타가 없다. 그러다보니 10일 SSG 랜더스전에 4안타를 치고도 다음날 선발에서 제외됐다. 송성문은 "오늘도 임준섭 선배 상대로 안타를 못 쳤다. 출발은 좋으니까 얼른 좌투수 상대로도 안타 치고 싶다. 먼저 안타를 쳐야 나중에 나가고 싶다는 말도 할 수 있다"며 스스로를 다잡았다.
"모든 타자는 매경기 나가고 싶어합니다. 팀이 이기는 게 우선이니까 내가 빠지는게 맞다 싶지만, 결국 내가 잘 치는게 가장 중요하다. 오늘 이긴 건 1회에 무사 2,3루에서 점수가 안날 뻔했는데, (이)형종이 형이 적시타 쳐준 덕분인 것 같다."
최근 몇년간 타격 부진으로 가슴앓이를 하던 키움에겐 보기드문 타격 강세다. 송성문은 "(이용규 이형종 최주환 등)형들 덕분이다. 든든하고 편안하다. 다들 경기 초반에 찬스를 잘 살려주니 어린 선수들도 마음 편하게 칠 수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작년 전반기에 우리 타선이 진짜 안 좋았다. 오윤 코치님이 우리 타자들의 초구 적극성, 유리한 카운트 적극성이 너무 부족하다고 분석해주셨다. 그 결과 후반기에는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치자, 만들어보자 한 게 작년 후반기부터 타격 오름세로 바뀐 것 같다."
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