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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슨시장 양극화' 정점에 선 1타강사의 최고 비법...레슨장이야, 체력단련장이야? [위크엔드인터뷰]

[정릉=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레슨 프로가 두루 잘 먹고 잘 살던 시절이 있었다.

과거 골프 개인 레슨은 주로 사람이 아닌 지역 위주로 이뤄졌다. 알음 알음 찾아가기도 드물게 있었지만, 대부분 연습장 프로 중 선택이 한정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다보니 레슨은 프로들의 호흡에 맞춰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소위 '진도 관리'를 통해 천천히 가르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유튜브 등 매체의 다변화는 레슨 시장의 일대 변혁을 가져왔다.

구독자와 조회수가 돈이 되는 영상의 시대. 실력파 레슨프로들이 앞다퉈 레슨 영상을 유포하기 시작했다.

기존 레슨 프로 뿐 아니다. 투어에서 활약하던 유명 프로선수들도 유투브를 매개로 레슨 시장에 뛰어들었다. 정보의 홍수가 시작됐다. 좀처럼 얻기 힘들던 고급 정보가 쏟아졌다.

공급자들이 앞다퉈 경쟁을 하다보니 수요자들에게 혜택이 늘었다. 동네 레슨에서 수개월을 배워야 얻을 수 있던 노하우를 앞다퉈 '대방출' 하기 시작했다. 치열한 경쟁은 위너와 루저를 낳았다. 레슨 시장 양극화가 이뤄졌다. 승자독식 구조가 시작됐다.

안일하게 '하던대로' 천천히 진도 빼며 매너리즘에 빠져 있던 동네 프로들은 전례 없는 위기를 맞게 됐다. 먹고 살 걱정을 해야할 정도가 됐다.

골고루 나눠먹던 파이를 소수가 독점하기 시작했다. 위너의 탄생이었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동글이 골프'로 유튜브에서 이름을 알린 이동규 프로다.

성북구 정릉동에서 작은 규모의 레슨장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대한민국 레슨프로 중 가장 인기가 많고 바쁜 사람 중 하나다. 주말도 없이 오전 10시 부터 밤 12시까지 50분 단위로 끊어 개인 레슨을 진행한다. 오붓하게 저녁이라도 가족과 함께 하고 싶지만 책임감이 발을 묶는다.

"직장을 마치고 오시는 분들은 늦은 시간 밖에 안되는 분들이 많거든요. 내가 이걸 안하면 안되겠구나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일주일에 쉬는 날은 평일 딱 하루 뿐. 그 마저 인터뷰와 레슨 준비 등 미뤄놓은 일 처리로 채운다. 아내와 태어난 지 얼마 안된 어린 딸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점이 가장 아쉬울 따름이다.

동네에서 시작한 골프 레슨. 이제는 전국구 유명 1타강사가 됐다. 프로 선수들의 선생님, 유명 골프 유투버의 선생님이다. 지방에서까지 찾아온다. 굴지의 그룹 회장님들도 찾는 레슨 맛집이다. 모자란 건 시간 뿐. 당연히 돈도 많이 번다. 그는 어떻게 자신을 독보적인 레슨 프로로 차별화 할 수 있었을까.

약 9년 전까지, 그는 남의 실내 레슨장에서 근무하던 평범한 '동네 프로'였다.

부친의 권유로 6세 때 잡은 잡은 골프채. 골프는 운명이었고, 레슨은 천직이었다. 호주에서 돌아와 진학한 대학 시절은 학구파 이 프로의 눈을 띄워준 시간이었다.

"저는 어릴 때부터 궁금한 게 참 많았어요. 가르쳐주신 분들께 '드라이버는 왜 왼쪽에 공을 놓아야 하나요?'라고 물어보면 답을 못하고 '네가 이거 안 되니까 우선 하고 보라'는 강압적인 답이 돌아왔어요. 답답했죠. 그런데 대학교에 오니 이런 부분들을 심리학적, 역학적 이론 등으로 설명해 주시는 거에요. 너무 재미 있었어요."

실내 레슨장에서 근무하던 시절 시작한 유투브가 새로운 길을 열어줬다. 서른 직전에 자신의 레슨장을 차렸다. 어떻게 차별화 할 지를 고민했다. 단순 골프 지식 전달이 아닌 근원적인 해결책을 찾아 나섰다.

솔루션은 몸으로 하는 훈련이었다. 프로골퍼에게 하는 피트니스적 트레이닝을 주말 골퍼에게도 몸상태에 맞게 확장해 적용했다.

이동규 프로는 레슨 내내 쉬지 않는다.

다양한 첨단 기계를 활용, 레슨 받는 사람과 함께 끊임 없이 움직이면서 극대화된 가동범위와 파워포인트를 찾아낸다. 당연히 효과가 있다. 몸상태에 따라 맞춤형 레슨을 받으니 파워와 정확도 향상은 당연지사다.

처음에는 밴드 등을 이용한 수동식에서 출발, 이제는 자동화된 장비를 이용한다. Ronfic 등 수천만원에 이르는 고가의 디지털 헬스 트레이닝 머신과 첨단 디지털 분석 장비에 대한 재투자를 끊임 없이 한다.

"여기까지 찾아오신 분들께 확실하게 결과로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회원님 마다 몸의 가동성, 근력이 모두 다르잖아요.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하나 안되는 기본 근력조차 없는 분이 채를 세게 휘두를 수 있을 리 만무하잖아요. 처음에는 집에서 숙제로 내드렸는데 안해오시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제가 직접 시켜야겠다 생각했고, 함께 하다보니 가동범위가 늘어나는게 눈에 보이더라고요. 이런 다양한 훈련 도구들도 계속 알아보게 되고요. 조금이라도 더 바뀔까 하면서 쌓여가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이동규 프로의 수업은 50분이 마치 5분 처럼 느껴진다.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이 열정적으로 땀을 흘리며 함께 몸을 쓰다보면 시간이 훅 지나간다. 향상된 모습에 대한 보답은 이 프로와의 짧은 하이파이브다. 영상 업로드를 허락해주는 분들의 비포어와 애프터를 보면 차이가 확연하다.

국내 최고의 레슨프로 반열에 오른 이동규 프로. 멈출 줄 모르는 그의 식지 않는 열정의 근원은 어디에 있을까.

"돈은 절대 아니에요. 지금도 비싸지만 돈을 위해서라면 계속 레슨비를 올렸을거에요. 저는 초심과 책임감을 잃지 않으려고 정말 많은 노력을 해요. 어떻게든 좋은 것을 드리고 싶고, 좋은 걸 배우고, 기분 좋게 나가실 수 있도록 해드리고 싶어요. 레슨장을 차리고 선수분들이 찾아왔을 때 그분들에게는 생과사가 걸린 문제잖아요. 무거운 책임감이 들었어요. 솔루션을 느낌으로만 줄 수 없으니 그때부터 장비들도 조금씩 더 업그레이드가 되더라고요. 선수를 위해 준비한 건데 아마추어 분들도 쓰시니까 좋아하시고요. 그렇게 입소문이 나고 저도 또 한 단계 성장이 되는 것 같더라고요."

레슨 시장의 양극화. 그 정점에 선 이동규 프로. 그는 이 현상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실력 차이, 시설의 차이 보다 더 중요한 건 소비자들의 성향이고, 그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된 상태라고 생각해요. 결국 스태미너와 책임감으로 귀결되는 부분이겠죠."

얼핏 보면 부러울 게 없는, 이룰 것을 다 이룬 성공한 레슨 프로. 어떤 목표가 더 남아 있을까.

"진심으로 세계 최고의 코치가 되고 싶어요. 일어설 수 없는 분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로 모든 걸 다 통달하고 싶어요. 막히는 게 없이 척척 나올 수 있도록요. 지금도 뭔가 안 되겠다는 마음은 갖지 않아요. 이 매장을 차렸을 때 제일 먼저 단 게 저 문구였거든요."

레슨장 입구 쪽에는 이런 문구가 걸려 있다.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

간절히 바랐고, 그만큼 이뤄냈다. 앞으로 또 다른 도전 속에 새로운 것을 이뤄낼 것이다.

"레슨을 마치면 '저도 잘 배웠습니다'라고 말씀 드리는 편이에요. 저도 이분들 덕분에 100% 배웠거든요. 10년 전의 저와 지금의 저는 너무 많이 달라졌습니다. 저에게 배우셨던 모든 분들이 저의 선생님이셨습니다."

새로움과 깨달음은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에 있다. 유심히 보지 못하고, 지나치고 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