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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살배기 온몸에 털 '늑대인간 증후군' 고통…'임신 중 고양이 먹어서인 줄'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필리핀의 두 살배기 소년이 온몸에 털이 수북하게 자라는 '늑대인간 증후군'으로 고통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늑대인간 증후군'은 안드로겐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올라가 온몸이나 특정 부위에 많은 털이 나는 다모증 질환(Hypertrichosis, 하이퍼트리코시스)이다.

10억 명의 중 1명꼴로 발생하는 희귀병이며, 유전되는 경우가 많고 약물복용, 환경성 질환 등으로 인해 후천적으로 나타는 경우도 있다. 전 세계적으로 50~100건 정도만 보고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매체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필리핀 아파요 출신의 자렌 가몬간(2)은 얼굴, 팔 등 온몸에 검은 털이 뒤덮인 모습으로 태어났다. 세 아이 중 둘째인 자렌만 독특한 모습으로 태어났다.

아이 엄마인 알마는 임신했을 때 야생 고양이를 먹은 탓에 아들의 외모에 저주를 받았다고 믿었다.

그녀는 "임신 기간 중 고기가 먹고 싶어 이웃과 함께 야생 고양이를 잡아 요리해서 먹었는데, 출산한 이후 아이 온몸에 검은 털이 난 것으로 보고 후회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고양이 섭취와 이 질환의 의학적 상관관계는 없다.

아들과 함께 병원을 찾은 그녀는 의료진으로부터 아이가 다모증 질환(하이퍼트리코시스)이라는 희귀 질환에 걸린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저주가 아니란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쉰 엄마는 아들이 독특한 외모 때문에 향후 학교 및 사회 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녀는 "아들이 평소 활발한 아이지만 날씨가 더워지면 가려운 발진으로 힘들어한다"며 "자주 털을 잘라주었지만 그때마다 더 길고 더 두꺼워져 포기하고 자주 씻기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를 진단한 피부과 전문의 라벨린다 소리아노 페레즈 박사는 "하이퍼트리코시스가 치료법은 없지만 레이저 제모와 같은 치료가 이 질환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앞으로 4~6주 동안 10회 정도 레이저 시술을 시도한 후 상태를 관찰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선천성 전신성 다모증은 긴 솜털을 가진 채로 태어나 손바닥과 발바닥을 제외한 모든 부위에 털이 난다. 주로 얼굴, 어깨, 귀 부위에 더 많이 자라며 털을 깎아내도 비정상적으로 자라나 결국에는 온몸을 뒤덮게 된다.

후천성 다모증은 약물복용, 환경성 질환 등에 의해 발생한다. 항경련제인 페니토인(phenytoin), 면역억제제 사이클로스포린 에이(cyclosporin), 혈압약인 미녹시딜(minoxidil) 등의 약물 복용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복용을 중단하면 다모증이 사라진다. 이 외에 당뇨병, 다낭성 난소 증후군, 대사성 질환, 스테로이드 호르몬제 복용 등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