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2022년 주류 출고액 10조원 육박 '역대 최대'…상승세 이어질지는 미지수

다양한 방법으로 즐기지만, 많이 마시지는 않는다. 그리고 가볍게 즐기고 일찌감치 헤어진다. 함께 마시기도 하지만, 혼자서도 얼마든 즐겁다.

확실히 달라진 요즘의 '음주 문화'다. 특히 MZ세대 비중이 높은 직장일수록 자신의 선배들처럼 반드시 취해야 하고, N차까지 가야 직성이 풀리는 회식을 결코 반기지 않는다. 술을 즐기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진 셈이다.

이로 인해 주류 출고량은 꾸준히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재택 근무가 많아지면서 이런 경향은 더욱 심해졌다. 집에서 혼자 마시는 술, 즉 '홈술'이나 '혼술'로 불리는 트렌드도 일반화 됐지만 전체적으로 소비량은 줄어드는 상황이다.

출고가 인상으로 인해 주류 출고금액은 지난 2022년 10조원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에서 급격하게 줄어들었던 '기저효과'와 고물가로 인한 일시적인 반등일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2022년도 주류산업정보 실태 조사' 보고서와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국내 주류 출고금액은 전년보다 12.9% 증가한 9조 970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에 기록한 직전 최대치인 9조 3616억원을 7년만에 넘어선 것이다.

주류 출고금액은 2015년 이후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며 2020년 8조 7995억원까지 떨어졌다가 2021년 8조 8345억원으로 소폭 늘며 증가세로 돌아선 뒤 2022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맥주 출고금액은 2022년 4조 1486억원으로 전년보다 14.4% 증가했고, 희석식 소주는 3조 9842억원으로 12.4% 늘었다. 이는 2021년부터 맥주와 소주 등 출고 가격이 일제히 인상된 영향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출고량과 출고 금액의 차이에서도 알 수 있다. 2021년에 주류 출고량은 3.6% 줄었지만, 출고 금액은 0.4% 늘었으며 2022년의 경우 출고량은 5.4% 늘었지만 출고금액은 두 배 이상인 12.9% 증가했다.

하이트진로가 2022년 2월 참이슬 후레쉬 등 소주 제품 출고 가격을 평균 7.9% 인상한데 이어 롯데칠성음료가 바로 다음달 처음처럼 등 일부 소주 제품 출고 가격을 올렸다. 또 오비맥주는 2022년 3월 카스와 한맥 등 맥주 제품의 출고 가격을 평균 7.7% 인상했고, 하이트진로 역시 같은 달 테라와 하이트 등 맥주의 출고 가격을 평균 7.7% 올렸다. 롯데칠성도 같은 해 11월 클라우드 맥주 출고 가격을 평균 8.2% 인상했다.

주류 출고량은 2022년 327만㎘로 전년보다 5.4% 늘었다. 맥주가 170만㎘로 10.3%, 희석식 소주는 86만㎘로 4.3% 각각 증가했다. 출고량이 증가한 것은 2014년 이후 8년 만으로,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전환하며 일상 생활로 접어들기 시작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편 월 1회 이상 주류를 소비하는 전국 19∼59세 20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 17∼22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지난해 월평균 음주 빈도는 9.0일로 2021년 조사(8.5일) 때보다 소폭 늘었다. 다만 음주 시 하루 평균 음주량은 6.7잔으로 2021년(7.0잔)보다 약간 줄었다.

월 평균 주종별로 보면 맥주가 37.9%로 가장 비중이 컸고 이어 희석식 소주(24.9%), 막걸리(10.2%), 수입증류주(6.7%), 증류식 소주(5.1%), 리큐르주(5.0%), 과실주(4.0%), 수입와인류(3.2%), 청주·약주(1.9%) 등 순이었다. 또 마시는 양이나 빈도와 관계 없이 가장 좋아하는 술은 맥주(43.7%), 희석식 소주(20.2%), 전통주(18.6%), 리큐르주(5.4%) 등의 순으로 꼽혔다. 전통주 선호도는 막걸리 9.2%, 증류식 소주 4.2%, 과실주 3.7%, 청주·약주 1.5% 등 순으로 집계됐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