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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방해 아닌가요? 아니, 김하성은 그라운드 한복판서 당황했다...'GG답지 않았지만, 신뢰한다' SD 감독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아니 자신의 야구 인생에서 가장 치욕적인 날로 기억될 만한 경기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결정적인 실책을 두 개나 저지르며 2대3 역전패의 책임을 떠안았다.

김하성은 8일(이하 한국시각)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 5번 유격수로 선발출전해 타석에서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김하성은 1-0으로 앞선 6회초 1사 1,3루서 좌전적시타를 터뜨리며 3루주자 제이크 크로넨워스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경기 중반 흐름을 가져오는 적시타를 날렸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타석이었다.

그러나 악몽은 이어진 6회말 수비에서 시작됐다.

샌프란시스코 선두타자 이정후가 볼카운트 2B1S에서 우완 맷 왈드론의 4구째 몸쪽 높은 코스로 떨어지는 88.2마일 싱커를 받아쳐 2루쪽으로 강한 타구를 쳤다. 2루 옆에서 기다리고 있던 김하성이 잡아 여유있게 1루로 던졌다. 그런데 송구가 너무 높아 1루수 크로넨워스 머리 위를 지나 더그아웃쪽으로 흘렀다. 김하성의 올시즌 첫 실책으로 이정후는 1루주자로 나갔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어 라몬트 주니어의 우전안타, 1사후 마이클 콘포토의 볼넷으로 만든 만루 찬스에서 맷 채프먼의 유격수 땅볼 때 이정후가 홈을 밟아 1-2로 따라붙었다. 채프먼의 땅볼은 김하성이 숏바운드로 잡아 역모션으로 2루로 던져 1루주자를 포스아웃으로 잡아내는 호수비였다. 이정후의 타구를 악송구하지 않았다면 실점없이 이닝이 끝났을 터다.

더욱 치명적인 실책은 2-1로 앞선 8회말 수비에서 나왔다.

샌프란시스코는 1사후 윌머 플로레스의 좌전안타, 호르헤 솔레어의 우중간 안타로 1사 1,3루 찬스를 맞았다. 이어 콘포토가 1루수 땅볼을 쳤다. 1루수 크로넨워스가 1루를 먼저 밟은 뒤 리버스 더블플레이를 위해 2루로 송구했다.

수비 시프트를 하고 있던 김하성이 2루 앞에서 송구를 받아 달려오는 1루주자 솔레어를 태그했다. 그런데 공이 슬레어를 태그한 직후 글러브에서 빠져나가 2루 넘어 외야쪽으로 흘렀다. 솔레어가 2루에 슬라이딩하려는 상황에서 그 속도에 김하성의 글러브를 치면서 공이 튀어나간 것이다.

김하성은 2루심을 보며 글러브로 수비 방해 아니냐는 제스처를 취하며 흘러나간 공을 잡으러 외야 쪽으로 뛰어갔다.

그 사이 대주자로 들어간 3루주자 타일러 피츠제랄드가 홈을 밟았고, 솔레어는 3루로 진루했다. 2-2 동점이 됐고, 김하성은 허탈한 표정으로 상황을 지켜봤다. 그러나 솔레어의 정상적인 베이스러닝이기 때문에 샌디에이고 벤치에서도 항의하러 나오지는 않았다. 김하성의 명확한 포구 실책.

샌프란시스코는 계속된 2사 3루서 맷 채프먼이 우전적시타를 날려 3-2로 전세를 뒤집었다. 김하성이 그대로 솔레어를 태그아웃해 더블플레이를 완성했다면, 실점없이 이닝이 넘어가는 상황이었다.

결국 샌디에이고는 이어진 9회초 상대 마무리 카밀로 도발로부터 점수를 뽑아내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샌디에이고의 3실점은 모두 김하성의 수비 실책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비자책점으로 기록됐다. 김하성이 한 경기에서 2차례 실책을 범한 것은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며 수비로 메이저리그를 정복한 김하성이 시즌 초 뼈아픈 실책을 한 경기에서 두 번이나 기록한 것이다.

경기 후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김하성답지 않은 수비였지만, 우리는 수비가 좋은 팀"이라며 "그는 골드글러브를 탄 선수다. 때로는 그도 사람이라는 것 아니겠나. 이번 주 어떤 플레이라도 난 김하성을 신뢰한다"고 두둔했다.

김하성은 "내 실수다. 전적으로 내 잘못이다"며 아쉬워했다.

샌디에이고는 이번 3연전을 1승2패의 루징시리즈로 마감하며 5승7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를 유지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번 시즌 첫 위닝시리즈를 거두며 4승6패로 같은 지구 4위를 유지했다.

한편, 샌프란시스코 이정후는 4경기 만에 안타를 뽑아냈다. 이정후는 0-1로 뒤진 1회말 우완 선발 맷 왈드론을 상대로 중전안타를 터뜨렸다.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92.6마일 포심 직구가 바깥쪽 낮은 스트라이크존으로 날아들자 가볍게 배트를 돌려 유격수와 2루수 사이를 흐르는 중전안타를 만들어냈다.

타구 속도가 102.8마일로 하드히트였다. 현지 중계진은 "이정후가 좋은 배트 컨트롤로 시작부터 자이언츠에 찬스를 만들어 줬다"고 했다.

이정후가 안타를 친 것은 지난 3일 LA 다저스전 이후 4경기 만이다. 4타수 1안타 1득점을 올린 이정후는 타율 0.205(39타수 8안타), 1홈런, 4타점, 3득점, OPS 0.549를 마크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