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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그랜드슬램! 클러치의 남자 윤동희 '몸쪽 직구 노렸는데 뿌듯하네요' [인터뷰]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1군 통산 홈런 3개. 그런데 하나하나가 클러치 타임에 터진다.

7일 부산에서도 그랬다. 롯데 자이언츠 윤동희는 이날 열린 두산 베어스전, 0-2로 뒤진 7회말 생애 첫 그랜드슬램을 쏘아올렸다.

비록 두산의 반격에 결승포가 되진 못했지만, 윤동희의 클러치 능력과 한방 장타력을 다시한번 과시한 순간이었다. 경기전까지 올시즌 타율 2할3푼1리로 부진했지만, 이날의 한방으로 조금이나 만회했다.

롯데는 거듭된 찬스를 빈타로 무산시키며 분위기가 처진 상황. 하지만 선발 반즈가 초반 2실점을 하고도 6회까지 잘 버틴 덕분에 흐름은 살아있었다.

운명의 7회말. 1사 후 이학주의 안타에 이어 대타 유강남이 몸에맞는볼로 출루했다. 갈길바쁜 두산도 내일이 없는 상황. 곧바로 최지강이 출격했다.

하지만 최항의 3유간 안타로 만루가 됐고, 윤동희가 좌측 담장을 넘기는 만루포를 터뜨리며 승부를 뒤집었다. 롯데는 연장 10회말 6-6에서 터진 이주찬의 끝내기 안타로 4시간8분의 혈투를 마감하고 승리를 따냈다.

경기 후 만난 윤동희는 "요즘 페이스가 좋지 못해서 걱정이 많았다. 내가 잘해줘야 우리 팀이 이길 거 같은데, 성적이 저조하니 내 탓 같았다. 오늘은 승리에 일조한 것 같아 기분좋고 다행"이라며 활짝 웃었다.

통산 3호다. 지난해 첫 홈런은 6월 11일 삼성 라이온즈전 연장 10회초 친 홈런. 다음 이닝에 삼성 강민호의 끝내기포에 묻히긴 했지만, 데뷔 첫 홈런도 꽤나 극적이었다.

휴식일을 지나 다음 경기에는 한화 문동주를 상대로 역전 3점홈런을 쏘아올렸다. 7대5로 뒤집으면서 결승타가 된 한방이었다. 이날 못지 않게 드라마틱했다. 윤동희는 "중요한 순간마다 칠 수 있어서 뿌듯하다. 팀에 도움이 된 거니까 좋게 생각한다"며 웃었다.

"최지강 투수가 몸쪽 공을 자주 던지는 편이다. 유리한 카운트라 몸쪽 직구를 노리고 있었다. 작년보단 내가 발전했구나 싶다."

윤동희는 이주찬의 끝내기 안타 비디오 판독에 대해 "(대기타석에 있던)전 베이스 위로 타구가 올라가는 걸 봤다. 마음 편하게 보면서 긴장되더라. 이겨서 정말 다행"이라고 강조했다.

1번타자 중견수로 뛰면서 체력 부담이 큰 상황. 하지만 윤동희는 "체력은 내가 감당해야하는 부분이다. 거기에 맞게 잘 준비하고 있다"면서 "시즌초 페이스가 늦는 상황"이라며 답답했던 속내도 전했다.

만루포에 앞서 7회초 그림같은 다이빙캐치도 선보였다. 윤동희는 "순간적으로 판단했는데, 너무 잘 맞았고 탄도가 낮아서 오히려 승부할 수 있겠다 싶었다"며 웃었다.

이어 "황성빈 형이 '좋은 수비가 좋은 타격으로 이어진다'는 얘길 해줬다. 덕분에 잘 칠 수 있었던 것 같다"면서 "한창 헤맬때 이정훈 형도 좋은 얘길 해줬다. 감독님 코치님 선배님들이 도와주신 덕분에 오늘 잘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한 경기 한 경기 다 정말 최선을 다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는데 결과가 따라오지 않아서 아쉬웠었다. 그만큼 준비를 잘했고, 오늘은 그 결실을 맺어서 되게 뿌듯하다. 김민석이 없어서 좀 허전하다. 잘 치료하고 얼른 오면 좋은 시너지가 날 것 같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