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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최다 실점 굴욕' 류현진 또 히어로즈에 당했다…충격의 4⅓이닝 9실점[고척 리포트]

[고척=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충격적인 5회말. 류현진이 또 99승을 눈 앞에서 날렸다.

한화 이글스 류현진은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맞대결에서 선발 등판해 4⅓이닝 9안타 2탈삼진 2볼넷 9실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이 한 경기에서 9실점을 기록한 것은 KBO리그 데뷔 후 처음이다. 종전 최다 실점 기록은 2012년 7월 18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기록한 8실점(2이닝)이었다.

이날 류현진은 KBO리그 복귀 후 첫승, 시즌 첫승과 더불어 자신의 통산 99승 사냥을 노렸다. 앞선 두번의 등판에서는 승리에 닿지 못했다. 정규 시즌 개막전이었던 지난 3월 23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는 3⅔이닝 6안타 3볼넷 5실점(2자책)으로 패전을 기록했고, 3월 29일 대전 KT 위즈전에서는 6이닝 8안타 9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했으나 '노디시전'으로 물러났다.

이날 상대는 키움. 류현진의 데뷔 후 첫 고척돔 등판이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히어로즈와 류현진은 악연 아닌 악연이 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직전, KBO리그에서의 마지막 상대가 바로 히어로즈였다. 2012년 10월 4일 정규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히어로즈를 상대로 등판해 무려 10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음에도 불구하고 승리하지 못했다. 연장전까지 동점 접전이 이어졌고 결국 1대1 무승부가 되면서 류현진은 99승을 하지 못하고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다. 당시 유일한 실점은 친구 강정호에게 허용한 솔로 홈런이었다.

그때와 지금 멤버는 완전히 다르지만, 여전히 히어로즈는 류현진을 상대로 한 방이 있었다.

4회까지는 류현진의 무결점 투구였다. 완벽한 제구력을 앞세워 키움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1회말 선두타자 이주형에게 안타는 맞았지만, 도슨-김혜성-최주환으로 이어지는 주축 타자들을 모두 범타 처리했다.

2회말에는 1아웃 이후 이형종에게 볼넷을 허용했으나 송성문 타석에서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잡아내면서 위기를 벗어났다.

3회 하위 타순을 삼자범퇴 처리한 류현진은 4회에도 완벽했다. 도슨을 삼진으로, 김혜성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낸 후 최주환까지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면서 안타성 타구를 만들어내지 않았다.

그러나 투구수 70개를 넘긴 5회에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졌다. 류현진 공의 위력이 살짝 떨어지는 틈을 타 키움 타자들이 무섭게 몰아치기 시작했다. 첫 타자 김휘집 안타, 이형종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주자가 쌓였고 송성문은 우익수 플라이로 1사 1,3루 위기가 이어졌다.

류현진은 8번타자 김재현과의 승부에서 114km 커브를 통타 당해 좌전 1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그리고 9번타자 박수종에게는 초구 144km 직구를 던졌는데 정확한 타이밍에 안타를 허용하면서 또 실점했다.

분위기가 점점 더 묘해졌다. 키움 타자들은 빠른 카운트에서 승부에 나섰다. 이주형-도슨-김혜성까지 5타자 연속 적시타. 4회까지 완벽했던 류현진이라고는 전혀 상상도 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됐다.

최주환에게도 2구에 안타를 맞아 다시 1사 만루. 다음 타자 김휘집을 상대로 초구 131km 체인지업이 통타 당하며 또 한번의 2타점 적시타. 순식간에 7실점. 믿을 수 없는 연속 난타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5회초까지는 한화가 4-0으로 앞서고 있었기 때문에 류현진이 5회를 3점 이내로 막으면 승리 요건을 갖출 수 있었지만, 끝내 5회 1아웃 상황에서 주자 2명을 남겨두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한화는 두번째 투수로 김서현을 올렸고, 김서현이 류현진의 책임 주자 2명을 모두 홈으로 들여보내면서 실점은 9점까지 불어났다.

고척=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