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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이후 처음' 황준서→'닥터K' 전미르 데뷔 첫승 합창, '생애 단한번' 신인상 구도 달구는데…시즌초 루키 엇갈린 행보 [SC포커스]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시즌 MVP나 부문별 1위에 비해선 무게감이 떨어진다. 하지만 신인상의 매력은 생애 단 1번(1군 커리어 기준)밖에 기회가 없다는 점이다. 여기에 '순수 신인'까지 더해지면 말 그대로 낭만이다.

풍년으로 평가받는 올해 드래프트다. 1군에서 맹활약하며 벌써부터 뜨거운 기대를 받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시즌전 기대치와 달리 조금더 시간이 필요한 선수도 있다.

좋은 팀성적과 더불어 시즌초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선수는 '전체 1순위' 한화 황준서다. 장현석(LA 다저스)이 미국 진출을 택하면서 경쟁없이 1순위를 거머쥐었다.

지난달 31일 KT전에 선발등판, 상대 좌완 에이스 벤자민과의 맞대결에서 5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며 데뷔 첫 등판에서 첫 승을 거머쥐었다. 고졸 신인 투수가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따낸 건 KBO리그 역사상 10번째, 한화 투수 중엔 2006년 류현진 이후 18년만에 처음이었다.

무엇보다 위력적인 직구를 바탕으로 탈삼진 5개를 잡아낸 점이 눈에 띈다. 시즌전부터 5선발 후보로 거론되다 최종적으로 불펜 보직이 결정됐다. 하지만 김민우의 담 증세로 출격한 첫 선발 등판에서 호투를 펼치며 사령탑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롯데 불펜의 희망으로 떠오른 전미르도 연일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전미르는 2일 한화전에서 0-0으로 맞선 7회초 등판, 1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롯데가 8회초 손호영의 결승타로 결승점을 내면서 데뷔 첫 승을 수확했다.

올시즌 롯데가 8경기를 치른 가운데 벌써 5경기에 나섰다. 5경기 중 4경기에서 탈삼진을 추가하며 벌써 9개다. 특히 2경기에선 3아웃을 모두 삼진으로 처리하는 KKK 피칭으로 롯데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1군 불펜에서 중요한 역할도 맡겨볼만하다"는 김태형 롯데 감독의 자신감대로 첫 시즌부터 빛나고 있다. 강렬한 직구 외에도 좋은 커브와 슬라이더를 지니고 있어 당장은 1군 필승조, 장기적으론 선발로도 기대된다.

KT 원상현은 일찌감치 5선발로 이강철 감독의 낙점을 받았다. 지난달 28일 두산전에서 3이닝 3실점(홈런 포함 5피안타 1볼넷)으로 무난한 데뷔전을 치렀고, 31일에는 한화 상대로 구원등판해 2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2경기 합쳐 삼진 8개를 잡아내며 부산고 시절부터 이름을 떨친 직구 구위를 프로에서도 증명하고 있다.

키움 김윤하와 전준표도 팀 사정상 데뷔 첫시즌부터 마운드에서 중용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불펜이다. 김윤하는 2경기에 등판, 5⅓이닝을 소화하며 선발 또는 롱맨으로서의 가능성을 테스트받고 있다. 2일 삼성전에서 3이닝 2실점으로 역투하며 데뷔 첫 홀드를 올렸다. 전준표도 3경기에 등판, 4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25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자타공인 신인상 후보로 주목받았던 두산 김택연은 시즌초 부진 끝에 2군으로 내려갔다.

시즌전 정철원과 마무리를 다툴만한 직구 구위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시리즈에 참여한 메이저리거들 상대로도 불꽃 같은 구위를 선보이며 찬사를 받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전문기자 존 모로시는 "김택연이라는 이름을 기억해두라"며 아직 포장도 안뜯은 KBO리그 신인을 탐내기도 했다.

개막 이후 필승조로 중용됐다. 하지만 3경기 2⅓이닝 평균자책점 7.71로 부진했다. NC와의 개막전에선 블론세이브를 기록했고, 이후에도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결국 지난달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SSG 박지환 역시 지난달 27일 일찌감치 2군으로 내려갔다.많은 경기 경험을 쌓는게 우선이라는 판단이다.

1라운드 기준 육선엽(삼성) 김휘건(NC) 조대현(KIA)은 아직 1군 맛을 보지 못했다. 캠프에서 주목받았던 김현종(LG)이나 '최강야구 스타' 정현수(롯데) 등도 기회는 열려있다. 황준서와 전미르의 초반 기세가 신인상 구도를 뜨겁게 달구는 모양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