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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문제가 아니었다' 고향팀 효과? 백업 출발→4할 맹타…우리가 알던 200안타 타자 부활하나[수원 포커스]

[수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기술의 문제가 아니었을 것이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서건창(35)이 겪었던 부진을 이렇게 진단했다.

KBO리그 유일무이의 200안타 달성 기록을 세웠던 서건창. 그러나 이후 부상과 부진 속에 내리막길을 걸었다. 2021시즌 도중 키움 히어로즈에서 LG 트윈스로 트레이드된 그는 큰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이적 전 키움에서 76경기 2할5푼9리(278타수 72안타)OPS(출루율+장타율) 0.723였던 스탯이 LG에서 68경기 2할4푼7리(235타수 58안타), OPS 0.655로 줄었다. 130안타를 채웠으나 FA 재수를 택한 서건창은 2022시즌 77경기 타율 2할2푼4리(219타수 49안타), OPS 0.605로 뒷걸음질 쳤다. 결국 FA 신청을 포기하고 맞이한 지난해엔 44경기 타율 2할(110타수 22안타), OPS 0.542에 그쳤다.

KIA로 유니폼을 갈아 입은 올 시즌, 서건창은 선발과 백업을 오가면서도 특유의 간결한 타격을 선보이고 있다. 13타석에서 단 1차례 삼진에 그쳤고, 4개의 안타 중 2개를 장타로 연결했다. 주루 능력 역시 하락했다는 세간의 평가와 달리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 극초반이고 표본수가 적지만, 지난해와는 확연히 다른 페이스다. 수비 면에서도 주포지션인 2루 뿐만 아니라 1루 백업 역할을 잘 소화하면서 우익수 나성범의 부상 이탈을 메우기 위해 이동한 이우성의 빈 자리를 잘 채워주고 있다.

이 감독은 서건창의 초반 활약을 두고 "그런 부분을 알고 있기에 팀에서 데려온 것"이라고 운을 뗐다. 앞선 시즌의 부진을 두고는 "기술의 문제는 아니었을 것으로 본다"며 "고향팀에 왔고, 심적으로 편안해진 게 본인 야구에 좋은 영향으로 온 듯 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여전히 보여줄 게 많고, 좋은 선수다. 다치지 않고 지금처럼만 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서건창은 "좋을 때나, 안 좋을 때나 팀 분위기가 항상 밝다. 실패에 대해 그 누구도 스트레스를 주거나 받지도 않는다. 그런 부분이 굉장히 편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또 "감독님이 그런 분위기를 굉장히 잘 만들어주신다. 감사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며 "그저 지나가면서 한 번씩 파이팅을 불어 넣어 주시는 정도인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지만 속마음이 항상 느껴진다. '파이팅' 세 글자에 모든 게 담겨 있다고 본다. 그래서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마음먹기에 따라 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고향팀에 돌아온 서건창이 몸소 증명하고 있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