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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V3]코로나가 막은 통합우승+업셋...강성형 감독, 2전3기 만에 한풀이

[인천=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부임 3시즌 만에 푼 우승의 한, 천신만고 끝 성과라 더욱 빛난다.

강 감독은 2021~2022시즌을 앞두고 현대건설 지휘봉을 잡았다. 그가 맡을 때만 해도 팀은 만신창이였다. 앞선 시즌 최하위에 그친 팀을 재건함과 동시에 세대 교체까지 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서 출발했다.

남자 무대를 거쳐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 수석코치를 지냈던 그가 현대건설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관심이 쏠렸다.

강 감독은 부임 첫 시즌 KOVO컵에서 예상을 깨고 우승을 차지했다. 간판 양효진 뿐 아니라 성장 중이던 신예 정지윤을 적절하게 활용하면서 기대감을 키웠다. 이어 개막한 2021~2022 V리그 여자부에서 개막 12연승을 기록하면서 파란을 일으켰다. 도로공사에 패하면서 연승이 끊긴 뒤 주춤할 것이란 예상을 비웃듯 다시 15연승을 달렸다. 정규리그 뿐만 아니라 챔피언결정전 통합 우승까지 따놓은 당상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하지만 이 모든 장밋빛 전망은 코로나19로 흐릿해졌다. V리그 각 구단에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기 시작하면서 리그가 연기됐고, 결국 시즌 조기 종료가 결정되며 '정규리그 1위'라는 어정쩡한 타이틀과 함께 아쉽게 첫 시즌을 마무리 했다.

와신상담한 두 번째 시즌. 3라운드까지 순항하던 현대건설은 야스민의 부상으로 생긴 공백을 메우지 못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황민경 김연견까지 빠지면서 연패를 당하는 등 가시밭길이 이어졌다. 결국 김연경을 앞세운 흥국생명에 1위 자리를 내주고, 도로공사와의 플레이오프를 통해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노려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이때까지만 해도 현대건설의 챔프전행을 의심하는 이는 없었다. 그러나 지긋지긋한 부상 악령 속 결국 정규리그에서 힘을 소진한 현대건설은 도로공사의 업셋 제물이 되고 말았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0월 강 감독과 오는 2026년까지 재계약에 합의했다.

앞선 두 시즌 아쉬움을 남겼으나 최하위였던 팀을 우승 후보로 올려놓았고, 빠르게 팀을 재정비한 공로를 높게 평가했다. 일찌감치 결정된 재계약이 고삐를 느슨하게 할 것이란 우려도 있었지만, 강 감독은 흔들림 없이 팀을 이끌었다. 결국 정규리그 최종전 승리로 흥국생명과의 피 말리는 우승 경쟁을 이겨내고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다.

지난 시즌 봄 배구의 아쉬움을 털고 부임 후 첫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강 감독의 트레이드 마크는 푸근한 리더십. 어떤 상황에서도 냉철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선수들을 다그치기 보다 격려해 나아가며 성장시켜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개개인의 기량이 뛰어난 현대건설을 하나로 뭉칠 수 있었던 건 거리감 없이 선수들을 이끌어 온 강 감독의 리더십이 바탕이 됐다는 평가.

앞선 두 시즌의 아쉬움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기어이 목표를 이뤘다. '배구인 강성형'에게 현대건설의 V3는 배구 인생의 하이라이트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