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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억원 넘는 인출을 몰랐다고?'…당했다는 오타니, 풀리지 않은 미스테리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는 정말 몰랐을까.

오타니는 2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LA 에인절스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했다.

최근 자신의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의 불법 스포츠 도박에 대한 입장 표명의 자리였다.

지난 20일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서울시리즈 개막전을 마친 후 미즈하라는 "나는 도박 중독이다. 곧 내용이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미즈하라가 불법 도박에 돈을 날리고, 오타니의 돈까지 손을 대 빚을 청산한 사실이 알려졌다. 오타니의 이름으로 된 은행 계좌로부터 지난해 9월, 10월에 걸쳐 불법 스포츠 베팅 업체 관계자에게 송금이 된 사실을 확인했다. 최소 450만달러(약 60억원) 규모다.

미즈하라는 'ESPN'과의 최초 인터뷰에서 "2022년 이후 도박빚이 급격하게 불어나서 결국 오타니에게 도움을 청했다. 오타니는 기분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나를 돕겠다고 했다. 내가 보는 앞에서 여러 차례 송금을 했다. 다시는 도박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그러나 오타니 측은 미즈하라가 오타니 모르게 돈을 송금했다고 반박했고, 미즈하라 역시 "오타니는 아무런 사실을 몰랐다"고 번복했다.

다저스 구단은 미즈하라를 해고했다. 미즈하라와 오타니는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 시절부터 함께 했던 친구이자 통역이다. 오타니로서는 메이저리그 생활 중 가장 믿을 수 있는 친구에게 배신을 당한 셈이다.

오타니는 기자회견을 통해 "나 자신도 믿고 있던 사람의 잘못에 슬프고 충격적이라고 느끼고 있다"며 "나는 도박을 하거나 누군가를 대신해 스포츠 베팅을 하거나, 또 그것을 대신 해달라고 부탁 한 적이 없다. 내 계좌에서 누군가 송금을 한 사실도 전혀 없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그(미즈하라 잇페이)가 그런 일을 하고 있었다는 것도 전혀 몰랐다"고 강조했다.

오타니는 "결론부터 말하면, 그가 제 계좌에서 돈을 훔치고, 모두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오타니는 "지난주 한국에서 에이전트로부터 '제가 불법 도박 업자와 관련이 있는 것이냐, 스포츠 베팅에 관련있는 것이 아니냐'는 연락이 왔다. 미즈하라는 (송금에 대해) 다른 친구의 빚을 대신 갚아준 거라고, 나의 에이전트를 포함해 모두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그 다음날 미즈하라는 나의 에이전트에게 '사실 나의 빚'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 빚을 제가 대신 갚아준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들은 완전히 거짓"이라며 "미즈하라는 (ESPN을 포함한 언론사들의)취재 인터뷰에 대해 나에게 전혀 전하지 않았고, 에이전트 관계자들에게도 나와 소통을 하고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밝혔다.

오타니는 이어 "나는 그의 빚 상환에 동의하지 않았고, 송금을 부탁한 적도, 허락한 적도 없다. 경기 후 호텔로 돌아가 미즈하라와 이야기를 하고 그에게 거액의 빚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나에게 계좌에 마음대로 접속해 송금했었다고 밝혔다. 나는 '이건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에이전트 관계자들을 불러서 대화를 나눴다. 나의 에이전트도 미즈하라가 거짓말했다는 것을 처음 알게된 후 다저스 관계자와 변호사들에게 연락했다"라며 "다저스 구단 관계자들과 에이전트도 그때 처음으로 거짓말을 알게 됐다. 변호사들은 이것이 절도와 사기이므로 경찰 당국에 넘기겠다고 보고했다. 이게 거기까지의 흐름이다. 나는 스포츠 도박에 관여하지 않았고, 송금도 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오타니의 해명이 있었지만, 미국 '야후스포츠'는 여전히 의혹을 제기했다.

야후스포츠는 '오타니가 미즈하라를 도와줬다에서 훔쳤다고 이야기가 바뀐 건 간과하기 어렵다. 오타니가 자신의 은행 계좌에서 총 400만달러가 넘는 송금 사실을 몰랐다는 설명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오타니는 "이제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에 지금부터는 변호사분들에게 맡기고, 나도 경찰 당국에 전적으로 협력하고 싶다. 마음을 잡는 것이 어렵지만 시즌을 향해 다시 시작하고 싶다. 오늘 이야기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이것이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전부"라고 했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