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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싸우고 있는 ‘1년 시한부’ 췌장암 말기 명장...리버풀이 만든 역대급 감동스토리

[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리버풀과 위르겐 클롭 감독은 스반 예란 에릭손 감독을 위해 멋진 하루를 기획했다.

리버풀과 아약스는 23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레전드 매치를 개최했다. 스티븐 제라드, 페르난도 토레스 등 추억의 슈퍼스타들이 총출동한 가운데, 리버풀 레전드가 4대2로 승리를 거뒀다.

역대급 슈퍼스타들이 모인 경기였지만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바로 에릭손 감독이다. 에릭손은 감독으로서 엄청난 경험을 가진 명장이다. 자국 스웨덴에서 감독 생활을 시작해 벤피카, AS로마, 피오렌티나, 라치오 등 빅클럽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명장으로 인정받았다. 잉글랜드 축구 역사상 첫 외국인 감독이기도 했던 에릭손이다.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맨체스터 시티, 멕시코 국가대표팀도 역임했다. 이후에도 수많은 구단을 거쳤고, 필리핀 국가대표팀 이후로 더 이상 감독으로서 활동하지 않았다. 여생을 즐기고 있던 에릭손 감독에게 충격적인 일이 벌어진 건 지난 1월이었다. 에릭손 감독은 70세가 훌쩍 넘는 나이에 러닝을 하던 도중, 갑자기 쓰러져 검사를 받았는데 1년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암 중에서도 발견이 어렵고, 뒤늦게 발견될수록 사망률이 높은 췌장암 말기였다. 수술할 수도 없을 정도로, 에릭손 감독의 상태는 심각했다. 에릭손 감독은 끝까지 병마와 싸워보겠다는 의지를 밝힌 상태.

에릭손 감독의 소식을 접한 뒤 리버풀에서는 그를 위해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에릭손 감독은 어린 시절부터 리버풀의 팬이었고, 감독으로서도 언젠가는 리버풀을 지휘해보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에릭손 감독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서 리버풀은 아약스와의 이벤트 경기에서 그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클롭 감독도 흔쾌히 받아들였다. 에릭손 감독은 레전드 매치 사전 기자회견에서 "마치 꿈을 꾸는 것 같다"고 말한 뒤 "안필드는 내가 가본 곳 중에 세계 최고의 분위기를 자랑한다"며 행복한 감정을 이야기했다.경기를 앞두고 에릭손 감독은 리버풀 팬들의 엄청난 환영을 받으면서 입장했다. 잉글랜드 시절 에릭손 감독의 제자였던 제라드도 옆에 자리했다. 리버풀 레전드들은 2실점을 내주면서 끌려갔지만 연달아 4골을 만들면서 대역전승을 거뒀다. 에릭손 감독을 위한 특별한 승리였다.

에릭손 감독은 경기 후 "모두가 승자다. 리버풀 주제가인 You'll Never Walk Alone과 경기장의 모든 것이 아름다웠고, 정말 환상적이었고, 믿을 수 없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에릭손 감독은 You'll Never Walk Alone이 들릴 때 눈물을 흘렸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에릭손 감독이 병마를 이겨낼 수 있도록 많은 축구 팬들이 응원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