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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몬스터가 돌아왔다…'올해 1면이요? 일단 PS 진출은 꼭!' [창간 인터뷰]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12년 만에 돌아온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 '1면 메이커'다.

첫 등판부터 첫 승, 두번째 승리면 국내 통산 100승 등 올시즌 모든 행보가 1면을 예약했다.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이 바라는 진짜 1면은 따로 있었다.

류현진은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와 8년 총액 170억원에 계약했다.

12년 만에 KBO리그로 돌아왔다. 2006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한화에 지명된 류현진은 데뷔 첫 해부터 '괴물'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30경기에 나와 18승6패 평균자책점 2.23. 탈삼진 204개를 잡아내면서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1위 '트리플 크라운'을 차지했다. KBO리그 최초 신인왕과 정규시즌 MVP를 받았고, 골든글러브까지 품었다.

KBO리그에서 7시즌 동안 190경기에서 98승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을 기록하며 KBO리그 대표 에이스로 활약한 류현진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에 출전하며 국위선양에 앞장섰다.

국가대표로서는 스포츠조선과 재미 있는 일화도 있다. 2020년 창간 기념으로 김경문 대표팀 감독과 10대1 인터뷰를 진행할 당시 류현진은 "벌써 12년 전인데 정말 궁금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캐나다전(2008년 8월 15일)서 9회 1사 1,3루에서 왜 나를 안 바꾸셨는지 궁금하다. 그 때 바뀔 줄 알았다"고 질문했다. 김 감독은 "감독은 너무 잘 던지는 투수를 보면 이런 생각을 한다. '이 경기는 네가 가져라'. 그날도 (류)현진이가 너무 잘 던지면서 끌고왔으니 끝을 보라는 생각을 했다"며 "지금 와서 하는 말이지만 정말 고맙다"고 답했다. 류현진의 오랜 궁금증이 해소됐던 순간.

대표팀으로서 짜릿한 기억이 있었기 때문일까. 30대 후반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류현진은 올해 11월 열리는 프리미어12 대표팀 이야기에 "뽑아주실지 모르지만 한 번 대표팀에 가서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경기해보고 싶다"고 의욕을 비쳤다.

2012년 시즌을 마친 뒤 류현진은 오랜 꿈 실현에 나섰다.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냈다. 당시 가장 높은 포스팅비를 써낸 구단과 단독 협상으로 진행되는 시스템에서 다저스가 류현진의 이적료로 2573만7737달러33센트(약 343억원)의 최고가를 제시하며 협상권을 따냈다.

류현진은 다저스와 6년 총액 3600만 달러(약 480억원)에 계약하며 '메이저리거'로서 첫 발을 내디뎠다.

KBO리그를 평정한 류현진의 '칼날 제구'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했다. 첫 2년 동안 14승을 거두면서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어깨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는 등 선수 생활에 위기도 있지만, '코리안몬스터'는 이 모든 고난을 이겨내고 사이영상 후보가 될 만큼 빅리그 정상급 투수로 우뚝 섰다.

2019년 류현진은 14승5패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오르는 등 절정의 기량을 뽐냈다.

그해 FA 자격을 행사한 류현진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총액 8000만달러에 사인하며 메이저리그 제2막을 열었다.

코로나19로 시즌이 절반밖에 치러지지 않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류현진은 토론토가 그토록 바라던 '에이스'로 손색 없는 활약을 펼쳤다. 2020년 12경기에서 5승2패 평균자책점 2.69, 2021년에는 14승10패 평균자책점 4.37을 기록했다.

다시 한 번 몸에 문제가 생겼다. 2022년 6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그는 지난해 중순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11경기에 등판한 그는 3승3패 평균자책점 3.46의 성적을 남겼다.

여전히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 준수한 선발 자원이었다. 현지 언론에서는 "3선발급은 충분히 해줄 선수"라는 호평이 이어졌다. 실제 복수의 메이저리그 구단에서도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객관적인 대우로만 따지면 메이저리그 제안이 더 좋았다. 그러나 류현진의 선택은 '한화 이글스'였다. 한화를 떠나기 전 "꼭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했던 그다. "조금이라도 더 건강할 때 한화로 오고 싶다"는 진심이 앞섰다. 2022년 팔꿈치 수술을 한 이유도 한화에서 건강한 모습을 보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돌아온 류현진은 건재함을 뽐냈다. 라이브피칭과 청백전, 시범경기 모두 정교한 제구를 앞세우면서 메이저리거로서 품격을 한껏 뽐냈다. 스프링캠프에서는 투수조를 모아 회식을 하는 등 '리더'로서 품격도 보여줬다.

시범경기 두 경기 나와 각각 4이닝 1실점, 5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실점은 있었지만, 구위나 제구 모두 지난해 이상의 모습이라는 평가였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이 정도면 정규시즌에 들어가면 어떤 모습을 보일 지 궁금하다"고 흐뭇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류현진은 오는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정규시즌 개막전에 선발로 나설 예정이다.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을 마치고 류현진은 "투구수를 늘렸고, 장타도 안 나왔다"라며 모든 준비를 마쳤음을 알렸다.

류현진은 한화와 계약한 8년을 마치게 되면 송진우가 기록한 최고령 경기 출장 기록인 43세 7개월 7일을 넘어 한국 프로야구의 새로운 기록을 세우게 된다.

신인 때부터 다가올 은퇴까지 모든 뉴스거리다. 그런 류현진이 올해 가장 바라는 신문 1면은 무엇일까.

이제 2승 남은 100승? 류현진은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 뒤 "100승은 그래도 좀 생각이 된다. 2경기 만에, 또 대전에서 달성하면 좋지 않겠나"라고 할 정도로 신경을 쓴 기록이다.

그러나 류현진이 가장 바라는 1면은 아니었다. 그는 "100승을 달성하지 못하면 큰일 나는 거 아닐까요"라고 웃었다.

개인보다는 팀을 먼저 생각했다. 그는 "한화 이글스의 포스트시즌 진출 이야기가 꼭 나왔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한화는 최근 5년 간 최하위 3번, 9위 2번을 했다. 마지막 가을야구는 2018년이었다.

우승도 아닌 포스트시즌 진출을 '1면'으로 꼽은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우승은 당연한 꿈이다. 일단 이룰 수 있는 확실한 목표를 제시했다. '우승이 탐나지 않나'라는 질문에 류현진은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해야 한다. 포스트시즌에 진출을 한 뒤 우승이 나왔으면 좋겠다. 일단은 무엇보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꼭 이루고 싶다"고 밝혔다.

올 시즌 시범경기에서 류현진은 차근차근 몸을 만들었다. 류현진은 "일단 170이닝을 꼭 소화하고 싶다"고 했다. 170이닝 역시 이유 있는 목표다. 류현진이 마지막으로 170이닝 이상을 소화한 건 2019년 182⅔이닝이었다. 2021년에는 169이닝으로 딱 1이닝이 부족했다.

팀과 개인 모두 확신이 있기에 내건 목표들이다. 올 시즌 역시 확실하게 한 가지를 이야기했다. 류현진은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 이보다 좋은 각오가 있을까요?"라며 개막 출사표를 던졌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