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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경기 무승' 위기의 전북, '현대가 더비'에 올 시즌 명운 걸렸다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전북 현대가 시즌 초반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전북은 17일 김천 상무와의 원정 경기에서 충격의 0대1 패배를 당했다. 상무가 김천으로 연고를 이전한 후 처음으로 겪은 패배다. 전북은 이날 패배로 2024시즌 개막 후 치른 3경기에서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다. 2무1패로 11위까지 추락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까지 포함하면, 포항 스틸러스와의 ACL 16강 1차전에서 승리한 후 내리 6경기째 승리하지 못했다.

전북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절치부심했다. 지난해, 2013년 이후 10년 만에 무관으로 시즌을 마친 전북은 티아고, 에르난데스 등 K리그에서 검증된 외국인 공격수 자원에 거액을 쏟아부은 것을 비롯해, 김태환 이영재 이재익 권창훈 등 전현직 국대 자원들을 끌어모았다. 공수에 걸쳐 빈틈없는 전력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중반 지휘봉을 잡은 루마니아 출신의 단 페트레스쿠 감독에게 제대로 힘을 실어줬다. 페트레스쿠 감독도 "목표는 우승"이라며 절치부심을 선언했다.

하지만 초반 성적표는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경기력이 좋지 못하다. 매경기 주도하지만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 포항과의 ACL 16강 1차전, 울산 HD와의 ACL 8강 1차전 전반전을 제외하고는 지난 시즌 지지부진했던 경기력을 반복하고 있다. 빠른 공격을 위해 윙어들을 추가했고, K리그에서 두 시즌 동안 36골을 터트린 티아고까지 영입했지만, 리그에서 단 두 골을 넣는데 그치고 있다. 리그 최소 득점이다.

전북 팬들이 뿔이 날만했다. 김천전 후 팬들은 '왜!!! 팬들만 간절한가?', '팬들의 응원은 공짜가 아니다', '들리는가, 우리들의 진정한 목소리가' 등이 적힌 걸개를 꺼내 들었다. 선수단에 분노를 폭발했다. '캡틴' 김진수가 직접 메가폰을 들고 성난 민심을 달래야 했다. 페트레스쿠 감독도 "팬들께서 하는 말은 항상 옳다고 본다. 그들은 귀중한 돈과 시간을 주고 경기를 보러 오는 것이다. 그들의 열정, 전북을 향한 마음을 잘 알기에 미안한 마음"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전북 구단도 고심에 들어갔다. 페트레스쿠 감독의 거취를 두고 논의를 시작했다. 전북은 김상식 감독을 경질한 후, 루마니아에서 수 차례 트로피를 들어올린 페트레스쿠 체제를 택했다. 우승이 고픈 전북은 페트레스쿠 감독의 우승 경력을 높이 샀다. 첫 해 아쉬운 경기력을 보였지만, 처음부터 함께하는 올해는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즌 전 '페트레스쿠 리스크가 전북의 가장 큰 고민이 될 수 있다'는 평가에도, 전북 프런트는 전적인 신뢰를 보였다. 하지만 이같은 믿음에도 결과는 물론, 경기력까지 좋지 못하자,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지난 시즌 감독 교체 타이밍이 늦어지며, 무관에 그쳤던 경험을 갖고 있는 전북은 예상보다 빨리 움직이는 모습이다. 하지만 페트레스쿠 감독을 데려온 박지성 디렉터의 거취와도 연관이 된데다, 자칫 자주 사령탑을 바꾼다는 이미지가 생길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럽다.

일단 전북은 A매치 휴식기 후 치러지는 울산과의 '현대가 더비'까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한번 승리하면 달라질 수 있다"는 페트레스쿠 감독의 말대로 분위기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전북은 울산전(30일·전주) '올인'이다. 전북 입장에서 이번 '현대가 더비'는 시즌 명운이 걸린 '단두대 매치'가 됐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