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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선수...전화까지 해서 영입'→'NEW 투헬 체제 패배자' 김민재, 갑자기 달라진 투헬의 대우→獨 언론 '역할 못해'

[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독일 언론이 김민재를 새로운 투헬 체제의 패배자로 거론했다.

독일의 빌트는 13일(한국시각) '새로운 투헬의 바이에른에서 패배자들, 5000만 유로의 선수도 역할을 못 한다'라며 최근 바이에른에서 주전 경쟁에서 밀린 선수들에게 주목했다.

빌트는 최근 기세를 타며 조금씩 승리를 쌓고 있는 바이에른의 변화를 언급하며 이 과정에서 일부 선수들이 자리를 잃었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그 선수 중 가장 먼저 이름을 거론한 선수가 김민재였다.

김민재는 최근 주전 경쟁에서 밀린 모습이다. 시작은 독일 언론의 주장이었다. 지난 라치오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 경기를 앞두고 충격적인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바로 독일 언론들의 김민재 선발 제외 주장이었다. 키커와 빌트, 아벤트차이퉁 등 여러 독일 언론이 김민재가 선발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후 김민재는 실제로 라치오전에서 선발 제외됐다. 그 자리는 다이어가 채웠다. 다이어는 이어진 마인츠와의 경기에서도 선발 자리를 지켰고, 두 경기 모두 바이에른은 대승을 거두며 승리했다.

투헬 감독의 생각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투헬 감독은 "더리흐트와 다이어는 라이프치히와 경기에서 아주 좋은 활약을 펼쳤다. 그래서 이 두 선수를 선발로 기용하기로 했다"라며 다이어가 더 좋은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민재 제외 이유에 대해서는 "김민재를 벤치에 둔 것은 힘든 결정이었다. 경기력과 아무 상관 없다"라고 덧붙였다. 마인츠전 후에는 "김민재에게는 힘든 일이다"라며 현재 어려운 상황이 맞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결국 주전 경쟁에서 밀린 김민재를 향해 독일 언론도 패배자라는 낙인과 함께 일부 걱정을 건넸다. 빌트는 '김민재는 투헬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지만 지난 4경기 중 3경기를 벤치에 있었다. 투헬은 지난해 여름 그를 바이에른으로 데려오고 싶어서 전화 통화도 여러 차례 진행했다. 그는 그의 꿈의 선수를 설득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아시안컵에서 부진한 후 분데스리가 경기에서는 거의 출전하지 못했다. 마티아스 더리흐트와 겨울 신입생 에릭 다이어로 투헬은 센터백의 조화로운 라인업을 찾았다. 두 선수는 좋은 경기를 펼쳤다'라며 김민재가 밀린 이유도 설명했다.

김민재 외에도 다욧 우파메카노, 에릭 막심 추포-모팅, 브라이언 사라고사, 누사르 마즈라위, 샤샤 부이 등 여러 선수가 이름을 올렸다. 다만 주전 자원으로 활약하다가 갑작스레 밀린 것은 김민재와 마즈라위 정도였다.

김민재는 올 시즌 바이에른 뮌헨에서 전반기 내내 수비진을 지키며 충분히 활약했음에도 독일 언론은 좀처러 김민재를 잘 칭찬하지 않았다.

나폴리에서 합류한 이후 특별한 적응 기간도 없이 바이에른 수비의 중심을 지키고 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튀르키예 페네르바체를 떠나 나폴리에 합류해 첫 시즌을 보낸 김민재는 곧바로 주전 센터백으로 자리 잡으면서 우승 핵심 멤버로 활약했다. 시즌 총 52경기에 출전해 2골 2도움을 기록하며 나폴리가 1989~1090시즌 이후 33년 만에 리그 정상에 오르는 걸 도왔다.

김민재가 나폴리에서 보여준 활약상과 성과에 감탄을 금하지 못했다. 김민재가 나폴리로 이적했을 때만 하더라도 그 누구도 그가 월드 클래스 수비수로 등극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김민재는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냈다. 처음엔 칼리두 쿨리발리가 첼시로 떠나면서 생긴 공백을 메우기 위한 영입으로 여겨졌으나 연일 빼어난 활약으로 나폴리 민심을 사로잡았고, 아예 쿨리발리를 뛰어넘었다는 평가까지 가져갔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2023년 세계 최고의 남자 축구선수 100인'을 선정할 때 김민재 이름을 포함했다. 매년 가디언이 선정한 최고의 축구선수 100인 안에 이름을 올린 게 이번이 처음인 김민재는 첫 순위 선정에서 37위에 오르며 세계적인 수비수임을 증명했다.

글로벌 스포츠 전문매체 '스포츠키다'도 '2023년 세계 최고의 센터백 5명'을 거론할 때 김민재를 1위로 선정했다. 매체는 '센터백이 더 이상 수비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 현대 축구에서 센터백은 견고한 수비 외에도 빌드업에 참여해 유동성과 창의성을 불어넣어야 한다. 김민재는 이러한 측면에서 아주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김민재가 나폴리의 33년 만의 세리에A 우승에 큰 역할을 했다. 타고난 피지컬과 침착함, 기술이 강점으로 돋보였다. 뮌헨으로 이적해서도 주전을 확보했고 탁월한 기량을 펼쳤다'라고 1위로 선정한 이유를 나열했다.

발롱도르 후보에도 선정됐다. 지난 9월 발롱도르를 주관하는 프랑스 축구전문 매체 '프랑스 풋볼'로 부터 2023 발롱도르 최종 후보 30인에 포함되는 영예를 안았다. 김민재의 생애 첫 발롱도르 최종 후보 등극이며, 아시아 선수로는 유일하게 명단에 들었다. 프랑스 '레퀴프'는 '김민재가 발롱도르 최종 후보 30인에 선정된 이유는 이번 여름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하기 전, 나폴리에서 보여준 공중에서의 운동 능력과 첫 번째 빌드업 능력으로 전임자 칼리두 쿨리발리를 잊게 만들었기 때문이다'라며 김민재가 후보에 오른 배경을 소개했다. 이후 김민재는 발롱도르 순위에서 22위를 차지했다. 같은 수비수로서 최종 후보에 포함된 그바르디올이 25위, 디아스가 30위를 차지함에 따라 센터백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바이에른에서도 경기를 거듭할수록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다만 기량이 아닌 경기 소화량이 전반기에 발목을 잡았다. 준수한 활약에도 불구하고 많은 경기 소화량으로 인한 체력 문제 등이 발생하며 쉽지 않은 시즌을 보냈었다. 당초 바이에른 계획에 김민재의 혹사가 포함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마테이스 더리흐트, 다욧 우파메카노 번갈아 부상을 당하며 김민재가 주전 라인업에서 빠질 수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계속된 풀타임 소화에 김민재도 리그 경기 도중 지친 기색을 보이는 등 어려운 시간이 이어졌었다. 지난 하이덴하임전에서는 후반에 체력 저하를 보이며 연달아 실수를 범해 팀 실점에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으며, 경기 막판 체력 문제를 보이는 듯한 모습도 있었다. 겨우 2주간의 휴식을 취했다. 코펜하겐전을 앞두고 김민재는 엉덩이 타박상 문제로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독일 매체 빌트는 '김민재는 이미 월요일 훈련에 불참했다. 그는 다가오는 코펜하겐전 출전이 불투명하다'라며 김민재가 훈련에 이어 경기에도 나서지 못할 수 있다고 언급했고, 투헬도 명단 제외를 결정했다.

다만 맨유전부터 다시 경기력을 끌어올렸고, 결국 김민재는 슈투트가르트전에서 상대 공격을 틀어막고 공격포인트까지 기록하며 다시금 자신에 대한 여론을 반전시켰다. 맨유전에선 경기 내내 라스무스 회이룬, 안토니의 돌파를 철저히 차단하며 승리를 지켜냈다. 선발 출전한 김민재는 패스 성공 83회, 태클 성공 1회, 클리어링 2회, 공 소유권 회복 5회 등으로 맹활약을 펼치며 프랑크푸르트전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덜어냈다. 특히 맨유 공격수들을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무실점 승리에 기여했다. 축구통계매체 풋몹은 김민재에게 평점 7,2점을 부여했다. 팀 내에서 높은 평점은 아니었지만, 마즈라위, 고레츠카, 무시알라, 사네 등보다 높은 위치에 자리하며 평균 정도의 활약을 펼쳤음을 인정받았다. 소파 스코어도 김민재에게 7.1점을 부여했는데, 이는 결승돌을 도운 케인, 결승골 주인공 코망, 키미히, 우파메카노에 이어 팀 5위에 해당하는 평가였다.

슈투트가르트전에서는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한 김민재의 모습이 바이에른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분데스리가 득점 2위 세루 기라시의 공격을 한 치의 틈도 없이 막아냈으며 몸을 날린 수비도 선보였다.

다만 독일 언론의 평가는 박하다. 독일의 키커는 최근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전반기 포지션별 등급을 선정했는데, 김민재는 해당 등급인 '랑리스테'에서 센터백 부문 11위에 올랐다. '랑리스테'는 키커가 총 세 개의 카테고리로 나눠 선수를 평가한다. '월드클래스', '인터내셔널 클래스', '내셔널 클래스'로 구분해 선수들의 순위를 선정한다. 키커는 김민재를 센터백 11위로 선정했다. 김민재의 동료인 다욧 우파메카노가 3위, 바이에른보다 낮은 순위인 라이프치히와 슈투트가르트, 프랑크푸르트의 수비수들이 김민재보다 위에 있는 것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야박한 평가다.

우승 분수령으로 여겨졌던 레버쿠젠전에서도 김민재를 향한 비판이 이어졌다. 김민재는 레버쿠젠을 상대로 패스 성공률 94%, 인터셉트 5회, 공 소유권 회복 10회, 볼 경합 성공 100%로 준수한 할약을 펼쳤고, 축구통계매체 풋몹 기준 평점 7.0점으로 수비진 중에서는 가장 높았다. 독일 언론의 평가는 달랐다. 독일의 아벤트차이퉁은 김민재에게 수비진에서 가장 낮은 평점 5점을 부여하며 '스리백의 왼쪽 센터백으로 활동하며 레버쿠젠의 텔러를 상대했다. 그는 확신이 없는 것 같았고, 적응에 문제가 있었다. 앞으로 많은 것을 다시 시작하고 노력해야 한다'라고 혹평했다. 독일의 티온라인도 '김민재는 너무 쉽게 압도 당했다. 바이에른에서 다시 자신의 감각을 찾아야 한다'라며 김민재의 활약에 대한 강한 아쉬움을 표했다.

반면 김민재를 밀어내고 주전 자리를 차지한 다이어에게는 좋은 평가만이 쏟아지고 있다. 독일의 아벤트차이퉁은 '다이어와 더리흐트가 팀의 기둥이 됐다'라고 보도하며 '다이어는 겨울 이적시장에서 바이에른으로 왔다. 이적에 의구심이 있었지만, 그에게 행운이 따른다는 것이 입증됐다. 다이어는 수비를 안정시키고 조직화하며, 그의 의사소통 스타일이 팀에 매우 좋다. 경합에서 64.7%를 기록한 다이어는 바이에른 수비수 중 가장 높은 승률을 기록했다. 지난여름 나폴리에서 합류한 김민재는 이제 센터백 3옵션에 그친다'라고 칭찬했다.

독일의 SPOX도 다이어를 칭찬했다. SPOX는 '다이어는 한 분야에서 분데스리가 모든 수비수보다 뛰어나다'라며 '다이어는 더리흐트와 듀오로 조화를 이뤘다. 두 선수 구성에서 바이에른은 모두 승리했다. 축구통계매체 옵타에 따르면 그는 분데스리가에서 500분 이상 출전한 선수 중 상대 선수에게 드리블을 허용하지 않은 유일한 선수다'라고 감탄했다.

스카이스포츠 독일도 '바이에른은 최근 몇 주 동안 혼란스러웠지만, 긍적적인 세부 사항도 있었다. 수비 부문에서 놀라운 승자가 나타났다. 다이어의 이적은 당시 바이에른에 보강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이 만연했다. 그는 이제 해리 케인의 좋은 친구 그 이상이며, 단순한 백업 선수 그 이상이다. 다이어는 수비에서 소통한다. 그는 이미 올 시즌 토트넘에서의 경기보다 바이에른에서 더 많은 경기를 뛰었다. 적응이 오랜 시간 걸리지 않았다. 토마스 투헬은 다이어에 대한 신뢰가 워낙 커서 중앙 수비수로 그를 기용해 출전시키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그는 경합에 강하며 실수 없이 일을 수행한다. 눈에 띄는 점은 그가 다른 동료들에 비해 의사소통 능력이 뛰어나고 수비를 조직화하는 지시를 하려고 노력한다는 점이다'라고 높게 평가했다.

다이어와의 주전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김민재에 대한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 이제는 투헬 체제의 패배자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남은 시즌 김민재가 다이어를 밀어내고 다시 주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에 많은 시선이 쏠릴 전망이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