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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다큐에 출연한 형제, 알고 보니 최악의 범죄자였다

영국의 공영방송 BBC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등장했던 난민 가족의 두 형제가 13세 소녀를 협박해 성폭행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10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와 BBC에 따르면 시리아 출신 오마르 바드레딘(26)와 모하메드 바드레딘(23)은 갱단을 이끌면서 2018년 8월부터 2019년 4월까지 성폭행한 혐의로 각각 징역 18년, 징역 13년을 선고받았다.

오마르는 피해자를 최소 7차례 성폭행했으며, 피해자가 저항하면 죽이거나 다른 나라로 데려가겠다고 위협했다. 현재 19세인 피해자는 법원에 제출한 성명에서 "내 어린 시절은 살아 있는 악몽으로만 묘사할 수 있는 시기로 변했다"며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학교를 자퇴하고 마약과 자해에 빠졌으며, 가족들도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이 범죄자 형제는 BBC가 2016년에 방영한 다큐멘터리 '지옥으로 그리고 다시: 영국으로 피신한 한 시리아 가족 이야기'(To hell and back: The story of one Syrian family given refuge in UK)에 가족들과 출연했다. 해당 다큐멘터리는 시리아 난민 재정착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바드레딘 가족이 시리아에서 뉴캐슬까지 가는 11개월간의 여정을 담았다.

제작 과정에서 BBC는 오마르의 형사 소송 절차를 인지했다. 2016년 당시 18세였던 오마르는 14세 소녀를 성폭행 혐의로 재판을 받았는데, 경찰 심문 과정에서 중대한 번역 오류가 발생해 증거가 무효라며 사건을 기각해달라는 변호인단의 요청이 받아들여졌다. 당시 오마르와 다른 피고인들은 영어를 할 줄 몰랐다고 한다.

당시 오마르는 재판 이후 인터뷰에서 "나는 그녀(고소인)가 이 나라에 외국인들이 있는 걸 원치 않는다고 느꼈고 이것이 그녀가 모든 이야기를 지어낸 이유"라며 자신이 무죄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이에 대해 닐 오브라이언 영국 보수당 하원의원은 소셜미디어에서 "BBC는 14세 소녀가 강간 혐의를 지어낸 인종차별주의자라는 근거 없는 비난을 방영했다"며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데 있어 편집상 판단이 매우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형제의 성범죄 유죄판결 직후 BBC 측은 "2015년과 2016년에 '뉴스나잇'은 영국에 정착한 시리아 난민 바드레딘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2016년에는 그들의 아들 오마르가 성폭행 혐의로 재판을 받았지만 무죄 판결을 받았다"며 "2년 후인 2018년과 2019년에 오마르 바드레딘과 형제 모하메드는 여러 건의 강간을 저질러 유죄 판결을 받고 2024년 3월 1일에 투옥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상황에서든 BBC는 당시의 사실만을 보도할 수 있다"며 "형제가 저지른 후속 범죄는 끔찍하며, 우리는 그들의 피해자에게 진심 어린 조의를 표한다"고 했다. tokki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