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일본)=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제가 1군에 늦게 와서…."
한화 이글스의 스프링캠프가 진행 중인 1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 이날 훈련의 가장 큰 화제는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의 첫 라이브피칭이었다.
야속한 날씨였다. 전날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한화는 약 한 시간 정도 시간을 앞당겨 준비했다.
류현진은 부슬비를 맞으면서 몸을 풀었다. 비가 많지 않으면 일단 정상적으로 일정을 소화한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몸 풀기가 끝날 무렵 빗줄기는 더욱 거세졌고, 결국 2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류현진에게는 첫 일정 차질. 한화와 계약을 앞두고 개인 훈련을 하면서 몸을 만들어간 류현진은 일본 출국을 앞두고 약 65개의 공을 던질 수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해서는 23일과 26일 두 차례 불펜 피칭을 했다.
26일 피칭 내용은 좋았다. 20구씩 세 세트, 총 60개의 공을 던졌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커브, 커터, 체인지업 등 가지고 있는 구종을 점검했다. 이를 지켜본 최원호 한화 감독은 "전력으로 던졌을 때 어떨까 상상을 해봤다"라며 "계획한 스케줄에 이상이 없으면 개막전에 나가는데 문제가 없지 않을까 싶다"고 평가했다.
류현진은 시범경기 두 차례 정도 등판한 뒤 오는 23일 잠실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나선다는 계획이었다. 일단 1일 취소로는 큰 틀에서는 변화가 없을 전망. 그러나 2일마저 비가 내리면 일정을 다소 수정할 수도 있다.
최 감독은 "일단 내일(2일) 라이브피칭을 하는 것으로 정했다. 그런데 예보를 보니 내일도 날씨를 봐야할 거 같다. 만약에 내일 다시 생각해봐야할 거 같다. 개막 일정을 제대로 소화하기 어려울 수도 있을 거 같다"라며 "스케쥴이 바뀌면 굳이 무리해서 선발을 끼워넣을 수 없다. 개막전 한 경기만 하는 게 아니다. 늦게 들어가도 한 시즌 계속 던져야 한다. 고민을 해볼 예정"이라고 했다.
류현진의 라이브피칭 시간이 바뀌면서 아쉬움을 내비친 사람은 한 명 더 있다.
올 시즌 한화의 주장을 맡은 채은성. 2009년 LG에 입단한 채은성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한화 6년 총액 90억원에 계약했다. 지난해 137경기에 나와 2할6푼3리 23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879를 기록했다.
채은성은 류현진이 KBO리그에서 뛰고 있던 2009년부터 프로 생활을 했다. 류현진은 2006년 입단해 2012년까지 KBO리그에서 뛰었다. 이후 2013년 14승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통산 78승을 올렸다. 채은성이 1군에 올라온 건 류현진이 메이저리그로 떠난 뒤인 2014년이다.
채은성은 "내년을 기약해야할 거 같다"고 웃었다.
한화는 2일 일본 구시카와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를 한다. 류현진은 2일 고친다구장에서 피칭을 한다. 채은성은 경기조인 만큼 류현진이 피칭할 때 구시카와로 이동을 한다.
비록 류현진의 공은 못 보지만, 채은성은 비교적 성공적으로 캠프를 진행해 나가고 있다.
채은성은 "팀에서도 별 사고 없이 전부 다 몸을 잘 만들어와 순조롭게 지나온 거 같다. 선수들이 부상없이 캠프 기간을 보낸 게 크다. 주장을 하면서 사건 사고가 없어서 다행"이라며 "개인적으로도 몸 상태도 좋다. 생각대로 잘 진행된 거 같다"고 만족감을 내비쳤다.
채은성은 "(류현진이 오면서)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류)현진이 형으로 인해서 얻는 효과가 많다. 어린 친구들도 노하우를 배울 수 있고, 존재만으로도 플러스 요인이 많다"라며 "기존에 있던 선수들이 잘해야할 거 같다. 현진이 형만 잘한다기 보다는 기존에 있던 선수들도 잘 받쳐주고 그래야 시너지가 날 거 같다"고 강조했다.오키나와(일본)=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