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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진 황희찬...'심각하지 않은 것 같다', 팀은 FA컵 8강 진출

[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진 황희찬의 부상이 심각하지 않다는 소식이다.

울버햄튼은 29일(한국시각) 영국 울버햄튼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튼과의 2023~2024시즌 잉글랜드 FA컵 5라운드(16강) 경기에서 1대0으로 승리했다. 8강에 진출한 울버햄튼은 챔피언십(2부리그) 9위를 달리고 있는 코번트리 시티와 격돌한다.

▶미니 한일전 성사 실패

경기를 앞두고 브라이튼에서 좋지 못한 소식이 들려왔다. 에이스인 카오루 미토마가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이었다. 로베르트 데 제르비 브라이튼 감독은 울버햄튼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미토마가 부상으로 인해 시즌 아웃이 될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미토마를 잃은 것 같다. 심각한 문제다. 2~3개월 정도 지나면 시즌이 끝날 것이다"라고 밝혔다. 미토마는 심각한 허리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토마는 2022~2023시즌 매우 좋은 활약을 보여주면서 바르셀로나 등 몇몇 유럽의 빅클럽과도 이적설이 나오기도 했었다. 하지만 2023~2024시즌은 잊고 싶은 기억일 것이다. 시즌 초반 반짝 활약을 보여주면서 지난 시즌의 기세를 이어가나 싶었지만 브라이튼과 4년 재계약을 체결한 후 공격 포인트 생산력이 급격히 감소했다.

부상도 미토마의 발목을 잡았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코앞에 두고 발목을 다쳐 깁스를 한 미토마였다. 데 제르비 감독은 그때 당시에도 미토마가 아시안컵 출전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미토마를 아시안컵에 불렀다. 조별리그 내내 경기를 뛰지 못하고 재활에만 매진한 미토마였다. 16강전부터 모습을 드러낸 미토마였지만 일본의 8강 탈락을 막아내지는 못했다. 브라이튼으로 돌아와서 시즌 후반기를 잘 보내야 했지만 이번에는 허리 부상이 생기면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미토마가 부상으로 경기를 출전할 수 없게 되면서 황희찬과의 미니 한일전 성사를 불발됐다.

▶ 선발 명단

홈팀 울버햄튼은 3-4-3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준비했다. 황희찬을 필두로 토마스 도일, 장-리크너 벨레가르드가 최전방에서 호흡을 맞췄다. 중원에는 주앙 고메스와 마리오 르미나가 자리했다. 맷 도허티와 라얀 아잇 누리가 좌우 측면을 책임졌다. 3백으로는 막시밀리안 킬먼, 우고 부에노, 토티 고메스가 출전했다. 골문은 조제 사가 지켰다.

원정팀 브라이튼 역시 3-4-3 포메이션으로 선발을 구성했다. 시몬 아딩그라, 안수 파티, 파쿤도 부오나노테가 울버햄튼의 골문을 조준했다. 야쿱 모데르, 파스칼 그로스가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페르비스 에스투피난, 카메룬 페우피온이 좌우를 도맡았다. 수비진에는 이고르, 루이스 덩크, 장 폴 반 헤케가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골키퍼 장갑은 제이슨 스틸이 꼈다.▶ 전반전

경기 시작 80초 만에 울버햄튼의 선제골이 터졌다. 벨레가르드가 유려한 터치로 수비를 제친 뒤에 공격의 속도를 높였다. 중앙으로 연결해준 크로스를 스틸이 쳐냈다. 공을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면서 르미나한테 공이 향했다. 르미나는 수비수보다 먼저 발을 뻗어 슈팅에 성공했고, 브라이튼의 골망을 열었다.울버햄튼은 연이어 좌측에서 재미를 봤다. 전반 5분 측면으로 빠진 황희찬이 도일과 원투패스를 주고 받았다. 도일의 크로스가 중앙으로 배급됐지만 도허티 머리에 제대로 걸리지 않았다.

브라이튼은 세트피스로 경기장 분위기를 바꾸려고 시도했다. 전반 13분 그로스가 시도한 크로스가 파티한테 향했다. 파티는 고메스의 견제로 인해서 넘어지자 주심에게 항의했다. 하지만 주심은 들은 채도 하지 않았다.

브라이튼이 주도권을 잡아가기 시작했다. 전반 24분에는 오랜만에 슈팅이 나왔다. 중앙에서 볼을 주고받더니 아딩그라한테 공이 연결됐다. 슈팅 각도를 만들고 슈팅까지 과감하게 날려봤지만 영점이 제대로 조절된 상태가 아니었다.브라이튼의 기세가 무섭게 올라오기 시작했다. 전반 27분 기회는 결정적이었다. 브라이튼이 빠르게 역습에 나섰다. 아딩그라를 거쳐서 모데르한테 공이 연결됐다. 모데르의 침착한 감아차기는 골대 옆으로 살짝 벗어났다.

브라이튼은 실수로 경기를 망칠 뻔했다. 전반 29분 이고르가 스틸 골키퍼한테 백패스를 정확하게 전달해주지 못하면서 벨레가르드가 가로챌 뻔했지만 스틸 골키퍼가 빠르게 반응해 위기를 넘겼다.

브라이튼은 기세를 잃지 않았다. 전반 35분에도 아기자기한 패스 플레이로 울버햄튼을 위협했다. 파티의 크로스가 아딩그라를 거쳐서 에스투피냔의 슈팅으로 이어졌지만 부정확했다. 브라이튼은 연이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전반 38분 페널티박스로 정확한 크로스가 배달됐다. 부오나노테가 여유롭게 머리에 맞출 수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헤더의 방향은 골문 밖이었다.울버햄튼은 전반 막판, 선제골 장면과 비슷한 패턴 플레이를 만들어냈다. 벨레가르드가 순식간에 측면에서 전진하자 황희찬이 수비수들의 시선을 끌었다. 벨레가르드는 뒤로 빠지는 르미나한테 다시 한번 크로스를 보내줬다. 르미나가 날아올라 시도한 슈팅은 정확하지 않았다. 브라이튼의 전반 마지막 찬스에서 나온 아딩그라의 슈팅은 골대를 크게 벗어났다.▶ 후반전

브라이튼은 후반 시작과 함께 페우피온 대신 대니 웰백을 투입했다. 후반 6분 만에 브라이튼이 기회를 잡았다. 코너킥에서 덩크가 높이 뛰어올라 머리에 맞췄지만 골대로는 향하지 못했다.

후반 9분 황희찬이 쓰러졌다. 황희찬은 울버햄튼이 역습에 나설 때 르미나를 향해 패스를 찔러넣어준 뒤 경기장에 누웠다. 황희찬은 좌측 햄스트링을 손으로 부여잡았고, 반대 손으로는 얼굴을 감쌌다. 굉장히 고통스러워보였다. 의료진이 투입됐지만 황희찬의 몸은 다시 경기를 뛸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황희찬은 스스로 일어나서 경기장을 빠져나갔지만 계속해서 절뚝이면서 이동했다. 이에 울버햄튼은 황희찬과 르미나를 교체하고, 페드로 네투와 파블로 사라비아를 투입했다. 교체된 황희찬의 표정은 너무나도 어두워 보는 이로 하여금 많은 걱정을 하게 만들었다. 교체로 투입된 네투는 후반 14분 역습에서 환상적인 돌파로 좋은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냈지만 슈팅을 망설이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후반 18분에는 아잇 누리가 좌측에서 중앙으로 파고 들면서 수비수를 모조리 제친 뒤 슈팅까지 시도했다. 슈팅은 부정확했다. 팽팽한 싸움이 이어졌지만 서로 득점 기회를 제대로 만들지 못하면서 시간이 흘렀다. 후반 34분 네투와 사라비아가 만들어낸 역습은 아쉽게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후반 40분 브라이튼이 결국 크로스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 좌측에서 날카롭게 크로스가 향한 뒤 웰벡 머리에는 맞았지만 골대 위로 향했다. 울버햄튼은 코너킥에서 킬먼의 헤더가 나왔지만 스틸 골키퍼 손에 잡혔다.

경기 종료 직전에는 스틸 골키퍼까지 코너킥에 뛰어들었다. 이미 후반 추가시간까지 다 흐른 후반 추가시간 6분 브라이튼의 마지막 공격이 펼쳐졌다. 코너킥이 덩크에 머리에 걸린 뒤에 스틸 골키퍼한테 향했다. 발에 공만 제대로 맞추면 완벽한 득점 찬스였지만 스틸 골키퍼는 헛발질을 해버리고 말았다. 동료들과 함께 머리를 부여잡았지만 스코어는 여전히 0대1이었다. 결국 그대로 승부가 종료되면서 울버햄튼이 어렵게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황희찬을 잃었다는 점에서 매우 아픈 승리가 됐다.

▶ 황희찬 부상 상태

천만다행으로 황희찬의 부상은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경기 후 게리 오닐 울버햄튼 감독은 "황희찬이 햄스트링 부위에 통증을 조금 느꼈다. 이렇게 규모가 작은 선수단에서 특히 공격진의 부상은 재앙과도 같은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며칠동안 언제 휴식을 줄 것인지, 언제 플레이하게 할 것인지를 고민하면서 힘들었다. 다행히 황희찬은 별로 심각해보이지 않는다. 작은 부상 같다"고 언급했다. 아직 정확한 부상 정도에 대해서 나오지는 않았지만 초기 증상은 불행 중 다행이다.

선수한테도, 울버햄튼한테도 황희찬의 햄스트링 부상은 매우 치명적이다. 영국 몰리뉴 뉴스는 황희찬의 부상 소식을 전하며 '황희찬이 햄스트링을 움켜쥐었다. 이는 매우 걱정스러운 상태다. 이미 그는 울버햄튼에서 여러 차례 햄스트링 부상을 겪었다. 너무 심각한 부상이 아니길 바라며, 울버햄튼이 황희찬을 잃는 건 분명히 큰 타격이다. 그는 이번 시즌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황희찬한테 햄스트링 부상은 정말 악몽과도 같다. 울버햄튼으로 이적한 직후 매 시즌마다 경기력이 올라올 때쯤 햄스트링 부상이 나와서 주전으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다질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황희찬한테 부상이 발생하지 않고 있었다. 덕분에 시즌 초반부터 기세를 확실하게 올린 황희찬이 손흥민 이후 최초로 아시아 선수 중 프리미어리그 10골 고지에 오를 수 있었다. 황희찬이 경기장에서 잘해낸 것도 사실이지만 경기장 밖에서의 피나는 노력이 좋은 활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굉장히 많다.

좋은 활약 덕분에 지난 시즌 말미에 방출설까지 나오던 황희찬은 울버햄튼과 재계약까지 체결할 수 있었다. 오닐 감독의 요청도 있었고, 울버햄튼 입장에서도 팀내 최고 에이스로 떠오른 선수를 붙잡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황희찬도 울버햄튼에 충성심을 보여줬다.

안타깝게도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부터 황희찬한테 부상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아시안컵에 가서도 부상으로 인해 조별리그에서는 교체 위주로 출전했던 황희찬이었다. 황희찬이 워낙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어서 뛰어난 활약을 기대한 팬들이 많았지만 황희찬이 아시안컵에서 터트린 골은 호주와의 8강전 극적인 페널티킥 득점이 전부였다. 매우 소중한 골이었지만 황희찬은 시즌 전반기에 보여줬던 폭발력을 아시안컵에서는 보여주지 못했다. 울버햄튼으로 돌아와 연승을 달리면서 팀 전체적으로 상승세를 달리고 있었는데 햄스트링 부상이 또 망설이다. 부상 정도가 심각하지 않다고 해도, 햄스트링 부상은 회복하는데 최소 2주 정도가 걸리는 부상이다.

황희찬의 회복속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에도 중요하다. 오는 3월 21일과 26일에 태국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2경기를 치르기 때문이다. 황희찬의 복귀가 예상보다 늦어질 경우, 황선홍 임시 감독이 발탁하고 싶어도 부를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질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