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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멀리 날아가?' 대만 관중들도 깜짝 놀란 괴력, 이숭용의 남자 될까?[SC캠프 in 타이난]

[타이난(대만)=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전의산의 연타석 홈런이 터지자 1루 관중석이 술렁였다. 괴력에 깜짝 놀란 눈치였다.

SSG 랜더스 1루수 경쟁 유력 후보 전의산이 연습 경기에서 연타석 홈런을 쏘아올렸다. 전의산은 28일 대만 타이난 시립 야구장에서 열린 대만 프로야구팀 퉁이 라이온즈와의 연습 경기에 5번타자-1루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2안타(2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세번째 타석까지는 침묵했지만, 네번째와 다섯번째 타석에서 연타석 대포를 날렸다. 6회초 1아웃 주자 없는 상황에서 솔로 홈런을 터뜨린 전의산은 8회초 다시 솔로 홈런을 추가했다. 두번째 홈런은 맞자마자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초대형 타구였다. 퉁이전은 이틀 연속 관중이 입장했는데, 1루측 관중석을 가득채운 현지 팬들도 전의산의 홈런 타구에 술렁였다. 기자실의 대만 현지 매체 기자들 또한 전의산의 파워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1군 데뷔시즌이었던 2022년 13홈런을 터뜨리며 가능성을 이미 증명한 전의산. 하지만 지난 시즌 타격 부진에 슬럼프가 이어지며 경기 출전 기회도 급감했다. 트레이드 이적생 강진성의 합류로 경쟁은 더 심화됐다. 올 시즌도 도전자의 입장에서 출발한다. 이숭용 감독은 1루 주전을 놓고 전의산, 고명준을 경쟁시키고 있다. 두사람 모두 1차 미국 플로리다 캠프부터 선의의 경쟁을 이어가는 중이다. 여기에 오태곤, 강진성 등 1루와 외야 둘 다 가능한 베테랑들이 있기 때문에 조금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시즌이 끝난 후 군 입대를 결정했던 전의산은 구단과의 상의 끝에 일단 입대를 미루기로 했다.

연습 경기가 끝난 후 취재진과 만난 전의산은 "1차 캠프때부터 준비해왔던 것들이 어제와 오늘 괜찮게 나왔다고 생각이 든다. 꼭 홈런이 나와서가 아니라, (아웃된)첫번째와 두번째 타석도 만족스러웠다. 잘되어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엷게 미소지었다.

고명준과는 1루를 두고 경쟁 중이지만, 절친한 선후배 사이이기도 하다. 1군에서 줄곧 야수 막내조에 속했던 전의산은 후배 고명준과 함께 의지하며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전의산은 "1루는 아직 제 자리가 아니다 경쟁을 해야 한다. 잘하는 사람이 경기에 나가는게 맞기 때문에 저도 잘하고, 명준이도 잘했으면 좋겠다. 물론 그중에서 제가 좀 더 잘해가지고 이기고 싶은 욕심은 있다"면서도 "명준이가 후배지만,저에게 친구처럼 스스럼없이 다가와준다. 고민이 있으면 저한테 상의하고, 저도 힘든거 있으면 같이 이야기를 나눈다. 저도 딱히 가리지 않고 사람을 좋아하는 편인데, 명준이가 제 말을 잘 따르고 잘 대해줘서 저도 거리낌없이 편하게 지내고 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욕심이 나지 않으면 거짓말이다. 특히 이숭용 감독이 좌타 1루수 출신이라, 처음부터 전의산을 눈여겨보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 감독은 KT 위즈 단장 재임 시절, 전의산을 직접 보기 위해 경남고를 찾았던 기억도 있다. 같은 좌타 1루수라 눈길이 가지만, 반대로 그만큼 더 엄격하게 전의산을 두고 보고 있기도 하다. 전의산은 "고교 시절에 만났던 게 아주 잘 기억은 안나는데, 그래도 그때 학교에 오셔서 배터리코치님이랑 같이 이것저것 알려주셨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 만나게 되니 사람 일은 모르는 것 같다"면서 "감독님이 저에게 '내가 1루수 출신인데 1루수가 수비 못하면 안된다'고 이야기 하신 말씀이 와닿았다. 그래서 더 집중하면서 훈련하게 된다. 욕심이 안나면 당연히 거짓말인데, 제가 선택한거니까 이왕이면 확실하게 제 자리를 만들어놓고 나중에 군대에 가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타이난(대만)=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