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일본)=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KIA 타이거즈의 '거포 본능' 윤도현이 남다른 속내를 드러냈다.
윤도현은 28일 일본 오키나와의 킨 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에서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1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의 1등 공신이 됐다.
광주일고 출신의 윤도현은 2022년 2차 2라운드에 지명받아 KIA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3월 시범경기 삼성전에서 중수골 골절이라는 큰 부상을 당했다. 결국 데뷔 첫해 동기인 김도영이 1군에서 활약할 동안, 그는 재활을 하며 아쉬움을 삼켜야했다.
지난해에도 2군에서 장타력을 뽐내며 조금씩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5월말 1군에 합류했다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하는 불운을 겪었다.
올해는 달라야한다는 마음가짐이다. 지난 KT 위즈와의 연습경기에서 홈런 포함 4안타를 몰아쳤다. 야쿠르트 스왈로즈전에서 삼진 2개 포함 3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이날 롯데 박세웅을 상대로 홈런, 김원중에게 안타를 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만난 윤도현은 "바람이 우익수 쪽으로 불고 있어서 타이밍을 좀 뒤에 잡고 밀어서 쳐야겠다 생각했다"면서 "지금은 당연히 투수보다 타자가 유리한 시기다. 또 연습경기라서 기분은 좋지만, 당연히 투수들도 나에 대해 대비하진 않았을 거다. 큰 의미는 두지 않겠다"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가장 편한 포지션은 유격수다. 요즘은 2루와 3루로도 많이 나가고 있어서 수비에는 큰 불편함이 없다."
윤도현은 첫 시즌 손을 다친 뒤 재활 과정에서 웨이트에 집중, 근육질로 거듭났다. 하지만 그 때문인지 지난해엔 햄스트링이 말썽을 부렸다. 처음 다친 게 아니었기 때문에, 혹시라도 모를 걱정에 한층 더 세심하게 관리를 해야했다.
윤도현은 "이제 재활은 완벽히 끝났다. 건강한 몸이 최우선이다. 재활에 가장 신경썼다"면서 "너무 무리하게 스트레칭을 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고3 때는 홈런이 하나도 없었다. 윤도현은 "원래 컨택이 좋고 발이 빠른 타자"라고 스스로를 평한 뒤 "몸에 비해 파워는 좋은 것 같다. 또 재활하면서 키운 근육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웃었다.
야쿠르트전에 대해서는 "솔직히 처음 보는 변화구들이었다"며 혀를 내두르면서도 "내 실수가 많은 경기였다"고 돌아봤다.
"(김)도영이를 보면서 정말 부러웠다. 너무 멋있어보였다. 올해 목표는 부상당하지 않고 한시즌을 뛰는 거다. 아직 제대로 뛴 적이 없어 풀타임을 뛰는 것 자체가 목표다. 개막 엔트리 욕심은 당연히 있다."
윤도현은 "난 수비에 자신있는데, 주변에선 공격형 선수라고 한다. 이번 캠프에서 수비나 주루 같은 기본기를 더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원래 잘 뛴다. 50m 기록이 5초9였다. 그리고 호주에서 28m씩 뛰었는데, 도영이보다 0.01초 느렸다."
오키나와(일본)=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