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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성 위원장이 직접 밝혔다, '현직감독 선임 철회→임시감독 황선홍 선임' 이유 '국민 정서 무시 못 해'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대한축구협회가 차기 A대표팀 감독 선임을 두고 '정식'에서 '임시'로 방향을 선회한 이유는 예상한대로 '여론'이었다.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은 27일 제3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 브리핑 자리에서 황선홍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을 A대표팀 임시 사령탑으로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다른나라 협회도 필요한 경우 A대표팀과 23세이하 대표팀을 겸임하는 사례가 있었다"며 "전력강화위가 황 감독을 1순위로 꼽은 건 올림픽팀을 맡는 협회 소속 지도자이고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최근 성과도 보여줬다. 또, 국제 대회를 치른 경험이 있고, 아시아 축구에 대한 이해를 갖췄다"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브리핑의 화두는 '왜 황선홍 감독을 뽑았나' 보다는 '왜 임시 감독을 뽑았나'에 맞춰졌다. 협회 전력강화위는 1차 회의 당시만 해도 '국내파 정식 감독'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2차 회의에서 임시 감독이 3월 A매치를 지휘하고 시간을 들여 정식 감독을 선임하는 방안이 떠올랐다. 협회는 3차 회의를 앞두고 황 감독을 낙점한 뒤 회의 때는 운영 계획 등을 논의했다.

정 위원장은 임시 감독으로 선회한 이유에 대해 "1차 회의 이후 특정 지도자가 언급되면서 언론과 팬들의 부정적 반응이 고조됐다"며 "이런 상황에선 대표팀 감독이 국민적 지지를 얻기 힘들다는 위원들의 의견이 있었다. 만약 지금 정식 감독을 뽑기로 했는데 국민 지지를 얻을 수 없고 제대로 된 리더십 발휘할 수 없다면 방향 바꾸는게 맞지 않나라는 의견이 나왔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충분한 논의를 통해 대표팀 감독을 뽑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 축구팬의 정서를 우리가 무시해서는 안된다', 'K리그 존중해야 한다'는 (위원들)의견이 있었다"며 여론을 의식한 결정이었음을 고백했다. 5월 정식 감독을 선임할 때 K리그 현직 감독을 발탁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확답을 피했다. "8가지 기준점 안에서 국내외 막론하고 다양한 감독 후보군을 검토할 것"고 돌려 말했다.

협회는 5월초까지 정식 감독을 선임할 계획이다. 정 위원장은 "우리 전력강화위는 논의를 통해 2026년 월드컵을 내다보며 경기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고 국민들에게 다시 믿음과 희망을 줄 수 있는 대표팀 정식 감독을 선임하겠다. 향후에도 심도있는 회의를 이어가면서 선입견과 외압을 받지 않고 투명한 절차를 거쳐 대표팀이 잘 운영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황 감독은 내달 21일(홈)과 26일(원정) 태국과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3, 4차전 2연전을 치러야 하는 중책을 떠안았다. 대표팀은 지난해 11월 싱가포르와 중국과 월드컵 예선 1, 2차전에서 각각 5대0, 3대0 대승을 거두며 승점 6점으로 C조 단독 선두를 달린다. 이번 태국전 2연전에서 모두 승리할 경우, 각조 상위 2개팀에 주어지는 3차예선 진출 티켓을 조기에 확보해 추후 정식 감독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황 감독은 태국전 2연전을 지휘한 뒤, 곧바로 카타르로 넘어가 4월에 개막하는 2024 파리올림픽 예선을 겸한 U-23 아시안컵을 치르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번 올림픽 예선은 '역대급 난이도'를 자랑한다. 아시안컵 조별리그 B조에 속한 한국은 아랍에미리트(4월16일), 중국(4월19일), 일본(4월22일)순으로 격돌한다. 16개팀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에선 상위 3개팀만이 올림픽 본선 진출 티켓을 얻는다. 올림픽팀은 3월 A매치 기간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전지훈련을 겸한 U-23 친선대회를 치를 예정인데, A매치와 일정이 겹치는 만큼 기존 올림픽팀 체제로 치른다는 계획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