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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와 김재환 스윙 같다' 100번째 지명된 신인 맞나, 감독들 한눈에 반했다[SC캠프 in 자이]

[자이(대만)=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저는 이 친구에게 김현수와 김재환 타격의 느낌을 받았습니다." SSG 랜더스 1,2군 감독들이 약속이나 한듯이 가장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100번째 지명 신인에게서.

대만 자이에서 퓨처스팀 스프링캠프 훈련을 지휘 중인 SSG 손시헌 퓨처스팀 감독은 포수진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신인 포수 김규민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현재 퓨처스팀 캠프에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IA 타이거즈에서 이적한 신범수, 1군에서 1차 스프링캠프 일정을 소화한 후 합류한 또다른 이적생 박대온 그리고 신인 포수 김규민이 있다.

손시헌 감독은 "올해 신인인데 지금 치는 타격 자세와 스윙하는 모습을 보면 사실은 저는 김현수(LG)와 김재환(두산)의 타격 느낌을 가지고 있는 친구"라고 소개했다. 김현수와 김재환은 리그 최고의 타자들이다. 김현수는 KBO리그 역사상 최고의 타자 중 한명으로 꼽힐 정도로 재능을 타고난 타자고, 김재환은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을만큼 파워와 힘을 겸비한 타자다. 받쳐놓고 때리면서 정타가 맞으면 잠실구장 담장도 넘기는 특유의 타격폼이 감탄을 자아낸다. 김현수와 김재환은 손 감독이 두산에서 현역으로 뛰던 때에 같은 팀 후배들이기도 했다. 그들의 성장에 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런데 신인 포수에게서 그런 타자들의 느낌을 받았다는게 인상적이었다.

김현수, 김재환처럼 좌타자인 김규민은 스윙폼에 있어서는 타고났다는 평을 받는다. 코칭스태프도 신인인 그가 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신인 선수들이 지난 가을 입단 후부터 강화 퓨처스필드에서 훈련을 할 때, 강화를 방문했던 이숭용 감독이 가장 인상깊게 본 신인 타자도 김규민이었다. 이숭용 감독은 "저 친구 재밌네"라며 재능이 있는 타자임을 인정했다. 손시헌 감독도 "치는 자세나 이런걸 봤을때 이런 스윙이 나오는 타자는 2군에서 이 친구가 유일하다. 이 친구는 1군에 올라가도 코치들, 선배들이 좋아할 것 같다. 특히 추신수 같은 선배를 만나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스윙 유형이 한국 스타일이 아니고, 미국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자세를 가지고 있어서 신수가 가르쳐주고 싶어하지 않을까 하는 저 혼자만의 생각이 있다"며 웃었다.

지명 당시부터 주목받았던 것은 아니다. 2002년생으로 올해 22세가 되는 김규민이지만, 나름의 우여곡절이 있었다. 공주고 졸업 후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해 강릉영동대에 진학했다가 1학년 중퇴 후 독립 구단 스코어본 하이에나들에 입단했고, 이후 팀이 해체되면서 여주대에 다시 입학해 2년을 채우고 드래프트 대상자가 됐다.

그리고 지난해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10라운드, 전체 100번째로 뽑혔다. 11라운드까지 총 110명이 지명을 받았으니, 거의 끝에 지명이 된 셈이었다. 그의 쌍둥이 동생은 한화 이글스 투수 김규연이다. 형제가 모두 프로에 지명된 경사가 일어났다.

SSG 관계자는 "대학 리그에서는 가장 좋은 포수로 평가 받았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지명받지 못했다. 하위픽까지 남아있어서 다소 의외라고 봤다"고 평했다.

김규민은 감독의 칭찬을 전해들은 후 쑥스럽게 웃으며 "프로에 오기 전에도 스윙이 김재환 선배님과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저는 그렇게 못치는 것 같은데 비슷하다고 칭찬을 받아서 기분이 좋다. 앞으로도 그정도 파워있는 타자가 되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장거리형 타자가 되고 싶다는 김규민이지만, 사실 경쟁이 만만치는 않다. SSG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베테랑 포수 이지영을 영입했고 2차 드래프트에서도 2명의 포수를 보강해 졸지에 '포수왕국'이 됐다. 이지영 김민식 조형우 박대온 신범수까지. 프로에 갓 입단한 신인이 자리를 꿰차기까지는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타격에 자질이 있으니 포지션 변화를 고려해본 적은 없냐는 질문에 단호하게 "없다"고 했다. 포수에 대한 애착이 큰 김규민이다. 고교 시절과 대학 시절 다 팀 주장을 도맡을 정도로 리더십도 있고, 그라운드 위 사령관인 포수 포지션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 그다. 타격 재능이 있는 포수로 1군에서 성공하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다.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주전 포수이자 일본 국가대표까지 한 가이 타쿠야를 롤모델로 꼽은 김규민은 "수비에 있어서도 전문적으로 배우면서 스스로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느낀다. 동생이 잘하고 있어서 뿌듯하지만 저도 빨리 잘하고 싶다는 동기부여가 생겼었다. 강한 어깨와 송구만은 자신있다"고 하면서 "지금 팀내 포수 경쟁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다. 열심히 하다 보면 기회는 온다고 본다"고 당차게 각오를 밝혔다.

자이(대만)=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