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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빠른 공 조금만 적응하면 된다' 거포 출신 코치가 장담했다...옆구리 통증 경미, 빠르면 28일 시애틀전 데뷔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25일(이하 한국시각) 홈구장인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시범경기 개막전을 가졌다. 샌프란시스코는 선발로 등판한 에이스 로간 웹이 2이닝 3안타 2실점으로 부진한 투구를 하는 등 7명의 투수가 9안타와 4볼넷 1사구를 내주고 8실점해 결국 4대8로 패했다. 0-8로 끌려가던 9회말 일본인 타자 쓰쓰고 요시의 적시타와 마이너리그 유격수 오토 로페즈의 투런홈런으로 겨우 영봉패를 면했다.

하지만 이날 이정후는 출전하지 않았다. 이정후는 옆구리에 경미한 통증을 호소해 현재 휴식을 취하고 있다. 시범경기 데뷔는 좀더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지난 24일 "이정후가 내일 뛰지 않을 것이다. 오른쪽 옆구리에 문제가 있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2~3일 정도 지켜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정후는 현지 한국 취재진에 "그냥 알이 배긴 정도다. 그런데 감독님은 절대 무리하지 말라고 하신다. 한국이었다면 그냥 뛰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는 메이저리그고, 시스템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심각한 상태가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오는 28일 시애틀 매리너스를 상대로 실전 데뷔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이정후의 실전을 기다리는 사람은 멜빈 감독을 비롯한 샌프란시스코 관계자들 뿐만이 아니다. 현지 미디어와 한국 언론 및 팬들도 이정후가 하루빨리 실전 타석에 들어가길 기대하고 있다.

이정후는 지난해 12월 포스팅시스템을 거쳐 6년 1억1300만달러의 파격적인 대우를 받고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었다.

이정후는 리드오프 중견수로 보직이 사실상 확정됐다. 멜빈 감독은 스프링트레이닝 첫 날 "이정후가 리드오프가 아니면 충격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정후는 최근 몇 년 동안 샌프란시스코가 찾던 타자로 정확한 타격과 안정적인 수비에 높은 점수를 줬다.

KBO에서 통산 타율 0.340을 기록했고, 볼넷(383개)이 삼진(304개)보다 많았다. 특히 최근 3년간 삼진 비율이 5.9%에 불과했다. 메이저리그 현존 최고의 교타자로 꼽히는 마미애미 말린스 루이스 아라에즈의 최근 3년간 이 수치는 7.4%다. KBO를 MLB와 직접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이정후의 맞히는 능력은 지난해 3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증명됐다.

일본과 경기에서 3회 다르빗슈 유의 몸쪽 95마일 직구를 깨끗한 우전적시타로 연결했고, 5회에는 좌완 이마나가 쇼타의 95마일 몸쪽 직구를 잡아당겨 우측 2루타를 터뜨렸다. 다르빗슈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에이스고, 이마나가는 이정후와 마찬가지로 이번 오프시즌 거액의 계약(4년 5300만달러)을 맺고 시카고 컵스 유니폼을 입었다.

그런데 이정후의 타격 실력에 대해 그를 직접 지켜보고 지도하는 팻 버렐 샌프란시스코 타격코치가 긍정적인 평가를 해 눈길을 끈다.

버렐 코치는 24일 현지 라디오 'KNBR 680'의 팟캐스트와 인터뷰에서 "여러분이 걱정하는 바에 대해 나도 다르지 않다. 그러나 내 의견으로는 이정후가 배팅케이지에서 첫 타격을 할 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하지 않았나. 적응을 잘 할 것이다. 그는 기본적으로 정확하게 맞히는 타격을 하는 스타일이라 공을 인플레이 지역으로 보낼 수 있다. 빠른 공에 대한 적응을 조금 더 하면 된다. 그는 선수로서 훌륭하고 운동신경이 좋다. 빠른 공 적응은 그저 다음 단계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스카우팅리포트 내용 그대로다. 버렐 코치는 메이저리그 스타 거포 출신이다. 1998년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입단해 2011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은퇴할 때까지 통산 12년 동안 1393안타, 292홈런을 때렸다.

이정후는 지난해 12월 16일 입단식에서 시종 웃음기 넘치는 표정으로 현지 언론들을 상대하며 주목을 받았다. 캠프에서도 유쾌한 성격과 적응력이 동료들의 호감을 사고 있다.

동료 외야수인 마이크 야스트렘스키는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파란 자이디 사장과 멜빈 감독 모두 그가 일정 기간 적응하는 기간을 가질텐데 클럽하우스와 운동장에서 편하게 느끼고 환영받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해주라고 한다"면서 "그런데 이정후도 우리와 친해지고 싶어하고 참 재밌고 유쾌한 선수다. 동료들과 밖에서 저녁도 같이 먹고 싶어한다. 여기에서 그런 적극적인 태도는 매우 훌륭한 일"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난 이정후의 빅팬이 됐다. 매일 한국말을 하나씩 배우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가 펜스로 돌진할 때 '릴랙스(relax)', '이지! 이지!(easy! easy!)'라고 말해주고 싶은데, 그게 한국말로 '쉽다'라고 하더라. 그게 오늘 배운 한국말"이라고 자랑하기도 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