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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좀 그만 괴롭혀라!...“사우디 구단 알 이티하드, SON 영입 위해 사활”

[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에서 계속 뛰고 싶어하는데 사우디아라비아의 유혹이 계속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이 손흥민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건 2023년 6월이다. 2022년 말미부터 사우디 구단들은 오일머니를 앞세워 월드 클래스급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고 있다. 출발점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리오넬 메시와 함께 세계 축구의 인기를 양분하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호날두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오일머니의 파괴력은 기존 축구계에서는 도저히 볼 수 없었던 위력이었다.

호날두는 연봉으로만 2억 유로(약 2,877억 원)를 받게 됐다. 선수의 이적료가 아닌 연봉이라는 점에서 전 세계가 경악했다. 호날두는 시작에 불과했다. 발롱도르 스트라이커인 카림 벤제마, 은골로 캉테, 파비뉴, 조던 헨더슨, 사디오 마네, 리야드 마레즈 등 세계적인 슈퍼스타들이 돈의 유혹에 넘어가지 못하고 이적했다.

한때 메시와 호날두 다음을 이을 것이라고 평가됐던 네이마르도 파리 생제르맹(PSG)을 떠나 알 힐랄로 이적했다. 앞으로도 사우디의 오일머니 침공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사우디 구단들은 손흥민 영입도 노리고 있다.

지난 2023년 6월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은 '알 이티하드는 이적료 6,000만 유로(약 863억 원)와 보너스를 포함한 오프닝 비드를 통해 손흥민을 영입할 준비가 완료했다. 사우디 최고 클럽들은 이번 여름 많은 프리미어리그(EPL) 스타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 손흥민은 가장 최근에 눈에 띄는 이름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 CBS 스포츠에서 활동하며 유럽 이적시장에 능통하다고 평가받는 벤 제이콥스 기자 또한 손흥민을 영입하고 싶어하는 사우디 구단들의 열망을 보도했다. 그는 "손흥민은 사우디 구단들의 2024년 목표다. 이미 물밑 작업이 진행 중이다. 상황을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알렸다.

영국 유력 매체인 스카이 스포츠 역시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은 2024년 사우디아라비아 구단의 타깃이며 이미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우디는 손흥민이 내년에 자국 클럽에 합류하도록 설득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고 소식을 알렸다.

사우디가 손흥민을 위해 준비 중인 계약 조건은 역시나 상상을 초월했다. 현재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수령하는 연봉은 1,150만 유로(약 165억 원)로 파악되고 있다. 손흥민에게 관심을 가졌던 알 이티하드는 손흥민에게 현재 받는 연봉의 약 3배 가까운 3,000만 유로(약 431억 원)를 준비 중이었다.

계약 기간도 파격적이었다. 일반적으로 유럽 빅리그에서는 30대에 진입하는 선수들에게 다년계약을 제시하지 않는다. 나이가 들수록 선수들의 기량 하락이 찾아오는 건 불변의 진리이며 자칫해서 큰 부상을 당할 경우에는 경기력 회복에 실패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우디 구단은 손흥민에게 4년 계약을 건넬 예정이었다.

재정적으로는 엄청난 기회였지만 손흥민은 돈이 아닌 꿈을 선택했다. 손흥민은 지난해 6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일정을 마친 후 "전 아직 그곳(사우디)에 갈 준비가 안 됐다. EPL이 좋고,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 (기)성용이 형이 한번 이야기하지 않았었냐. '대한민국의 주장은 중국에 가지 않는다'라고. 저한테 지금은 돈이 중요하지 않다. 제가 좋아하는 축구를 한다는 자부심과 좋아하는 리그에서 한다는 게 중요하다. 아직도 EPL에서 해야 할 숙제도 많다. 소속팀 팬들은 좋아할 것 같다. 잘 돌아가서 준비하겠다"며 직접 사우디 이적설에 종지부를 찍었다. 당시 손흥민의 발언은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토트넘 또한 손흥민의 이적을 허용할 리가 만무했다.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나면서 토트넘의 NO.1 에이스는 손흥민이 됐다. 2022~2023시즌 안와 골절과 탈장 문제 그리고 안토니오 콘테 감독 밑에서 고생한 손흥민이 부진했다고 해도, 손흥민을 향한 토트넘 팬들의 믿음은 사라지지 않았다.

이는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신임 감독 또한 마찬가지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 부임 직후 새로운 주장 완장을 손흥민에게 넘겨주면서 확실한 신뢰를 보냈다. 손흥민은 포스테코글루 체제의 새로운 토트넘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경기장 밖에서의 믿음은 경기장 안에서의 좋은 결과로 귀결이 됐다. 자신에게 맞는 전술적인 역할을 부여받은 손흥민은 다시 월드 클래스다운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에는 개인 통산 4번째 EPL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하면서 손흥민의 부활을 전 세계에 알렸다.

손흥민은 계속해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고, 리그 22경기 12골 6도움으로 에이스로서의 존재감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 참가하기 전까지 손흥민은 득점 랭킹 3위, 리그 공격 포인트 3위에 자리하고 있을 정도로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손흥민이 완강하게 이적을 거부했는데도 불구하고, 사우디 구단들의 욕심은 끝을 모르고 있다. 지난 1월 제이콥스 기자는 다시 한번 손흥민을 어떻게든 영입하고 싶어하는 사우디 구단들의 열망을 전했다.

그는 "이번 여름 사우디 구단들은 이적료, 연봉, 에이전트 비용을 포함해 리그 전반적으로 20억 파운드(약 3조 3,664억 원)를 지출할 예정이다. 이들은 항상 2024년 영입 목록에 있었던 토트넘 주장 손흥민에게도 접근할 것이다. 손흥민은 지난 여름 사우디로의 이적을 단호하게 거부했다. 그는 확보하기 매우 어려운 타깃이 될 것이지만 사디오 마네와 로베르토 피르미누도 마찬가지였다. 두 선수 모두 결국 사우디로의 이적을 수락했다"고 전했다.

사우디 구단들은 케빈 더 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그리고 손흥민을 최우선 타깃으로 선정해놓고 준비 중이다. 이러한 소식이 또 등장했다. 이적설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풋볼 트랜스퍼는 23일(한국시각) '사우디아라비아 클럽 알 이티하드는 다가오는 여름 이적 시장에서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을 확보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이 소식에 가까운 소식통에 따르면 알 이티하드는 살라와 손흥민에게 모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번 움직임은 여름에 계약이 만료되는 노령화된 브라질 포워드 호마리뉴를 대체하기 위한 계획의 일환으로 여겨진다'고 밝혔다.

풋볼 트랜스퍼는 손흥민이 토트넘에서의 미래를 고민해볼 수 있다는 이야기도 언급했다. '토트넘의 중추적인 인물이었던 손흥민은 앞서 지난 여름에도 클럽에 남고 싶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은 이번 시즌에도 토트넘이 유럽챔피언스리그(UCL) 진출에 실패하면 자신의 미래를 재평가할 수 있다는 걸 시사한다. 손흥민과 토트넘의 계약은 2025년에 만료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이 토트넘에서의 미래를 고민한다는 내용이 사실이라고 해도, 토트넘에서 손흥민을 절대 놔주지 않을 것이다. 토트넘은 손흥민을 중심으로 리빌딩을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앞으로 손흥민을 중심으로 재건하겠다는 의지를 직접 밝힌 바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을 두고 "우리 구단을 대표하며, 아시아에서 온 한 세대급의 선수"라며 극찬을 남기기도 했다.

토트넘 역시 손흥민을 절대적인 선수라고 생각 중이다. 현재 토트넘은 손흥민과의 재계약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제2의 해리 케인 사태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토트넘은 지난 여름 케인을 붙잡고 싶어도 놔줄 수밖에 없었다. 케인이 재계약을 하지 않은 채로 팀에 남을 경우에 2024~2025시즌에는 그를 자유계약(FA)로 풀어줘야 했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여름에 손흥민도 토트넘과의 계약이 1년밖에 남지 않기 때문에 이적시장이 다가오기 전에 재계약을 체결할 준비를 하고 있다. 토트넘 정보에 능통하다가고 평가받는 폴 오 키프 기자는 개인 SNS를 통해 "이미 토트넘과 손흥민의 비공식 회담이 몇 차례 진행된 가운데, 토트넘은 주장인 손흥민과의 계약 연장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반 페리시치, 해리 케인, 위고 요리스, 에릭 다이어 등 고액 주급자를 대거 정리하면서 주급 체계에 여유가 생긴 토트넘이다. 손흥민이 토트넘과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높은 수준의 급여 인상이 전망된다.

만약 협상이 잘 이뤄지지 않더라도, 협상에 있어서 갑의 위치에 있는 건 토트넘이다. 토트넘이 손흥민과의 계약을 1년 더 연장할 수 있는 조항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2021~2022시즌을 앞두고 토트넘과 4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이때 당시에는 밝혀지지 않았던 사실 중 하나가 바로 1년 연장 조항 조건이었다. 지난해 9월 영국 텔레그래프는 '토트넘은 손흥민의 계약 연장 조항을 발동하면서 여름 이적시장에서 생길 수 있는 또 다른 슈퍼스타의 불확실성을 피하려고 할 것이다. 손흥민의 기존 계약을 다음 시즌 말에 만료될 예정이지만 토트넘은 손흥민의 계약을 최소 1년 더 연장할 수 있는 조항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덧붙여 '이는 손흥민이 최소한 2026년까지는 토트넘에 전념한다는 걸 의미한다. 아직 조항이 발동되지도 않았고, 당장 발동될 가능성도 낮지만 그렇게 될 것이라는 걸 토트넘 구단과 손흥민도 기대하고, 의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1년 연장 조항을 발동할 수 있는 주체는 손흥민이 아닌 토트넘에 있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팀에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급하지 않다고 한다. 토트넘이 선호하는 방향 역시 1년 연장 계약 조항이 아닌 새로운 재계약이다. 여러모로 상황은 사우디 구단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지 않다. 돈의 유혹으로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우디 구단들은 지난 여름 손흥민과 살라 영입에 실패한 뒤 뒤늦게 히샬리송과 제이든 산초로 선회를 한 적이 있다. 히샬리송은 토트넘에서 놀라운 부활에 성공했고, 산초는 도르트문트로 임대를 떠났다.

또한 사우디로 이적했던 선수들이 적응에 실패해 다시 유럽 무대로 돌아오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아약스로 이적한 조던 헨더슨도 있으며 벤제마 역시 구단과의 마찰이 지속되고 있다. 사우디 구단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만 있는 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