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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or 바르사 가고 싶다’ 투헬...“새로운 도전 나설 것”

[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토마스 투헬 감독의 미래가 초미의 관심사다.

독일 스포르트 빌트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전담하는 크리스티안 폴크 기자는 22일(이하 한국시각) 개인 SNS를 통해 '투헬은 프리미어리그(EPL)로 복귀하고 싶어합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그가 늘 관심을 가졌던 클럽이다. 이번 여름에 바이에른과 결별한 뒤, 이제 그는 새로운 도전에 나설 것이다'고 보도했다.

독일 스카이 스포츠에서 매우 공신력이 뛰어난 평가를 받는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기자 역시 투헬 감독이 맨유 사령탑 자리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23일 개인 SNS를 통해 '투헬 감독은 확실하게 맨유를 주목하고 있다. 다시 확인됐다. 맨유는 EPL에서 투헬 감독에게 어필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투헬 감독이 언젠가는 맨유를 감독하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그는 아직 EPL에서의 자신의 임무가 남아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투헬 감독의 거취는 지난 21일 확정됐다. 바이에른은 21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과 투헬 감독은 원래 2025년 6월 30일까지 유지될 예정이었던 계약 관계를 2024년 6월 30일에 종료하기로 상호 합의하에 결정했다. 이는 얀 크리스티안 드레센 뮌헨 CEO와 투헬 감독의 건설적인 논의에 따른 결과다'라며 투헬 감독과의 이별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투헬 감독과 진지한 논의를 주도한 드레센 CEO는 '좋은 토론을 통해 우리는 여름에 협력 관계를 종료하기로 상호 합의에 따라 결정했다. 우리의 목표는 2024~2025시즌에 새로운 감독과 함께 새로운 축구 방향을 추구하는 것이다'며 투헬 감독과 논의 끝에 결정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투헬 감독 역시 '우리는 이번 시즌이 끝나면 협력 관계를 종료하기로 합의했다'면서 '그때까지 저는 코칭스태프와 함께 최대한의 성공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계속할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투헬 감독이 바이에른의 지휘봉을 잡은 건 2023년 3월이었다. 당시 바이에른은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렸고, 그를 경질했다. 나겔스만 감독이 나가면서 생긴 빈자리에 투헬 감독을 선임한 바이에른이었다.

투헬 감독은 그때만 해도 야인 신분이었다. 2021년 1월 첼시에 부임했던 그는 성공적으로 EPL에 안착했다. 시즌 중도에 부임해 첼시를 유럽챔피언스리그(UCL) 우승으로 이끌면서 첼시의 염원을 풀어줬다. 하지만 2022~2023시즌을 시작하자마자 첼시에서 경질됐다. 토드 보엘리 첼시 구단주와의 마찰이 경질의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새로운 구단을 원하고 있던 투헬 감독에게 바이에른은 큰 기회였다. 투헬 감독의 능력은 파리 생제르맹(PSG)과 첼시에서 검증이 됐으며 마인츠와 도르트문트를 이끌면서 분데스리가 경험도 풍부하기에 바이에른 팬들도 기대가 많았다.

시즌 말미에 소방수로 투입된 탓인지 투헬 감독은 곧바로 자신의 역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선수들이 투헬 감독의 전술에 잘 녹아들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나겔스만 감독 시절보다는 나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바이에른다운 파괴력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극적으로 분데스리가 우승을 가져오는데 성공했지만 이는 투헬 감독이 잘해서가 아닌 도르트문트가 스스로 자멸해 나온 결과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투헬 감독에 대한 의구심이 점점 커지고 있었기에 2023~2024시즌은 바이에른과 투헬 감독에게 중요한 시험무대였다. 바이에른 입장에서는 이적시장에서 더할나위없이 투헬 감독을 지원했다. 분데스리가 역사상 최고의 이적료를 투자해 데려온 해리 케인, 월드 클래스 수비수인 김민재를 필두로 전 포지션에 걸쳐서 보강이 완료됐다.

바이에른은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트레블을 목표로 2023~2024시즌을 시작했지만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RB 라이프치히와의 독일축구협회(DFB) 슈퍼컵에서 패배했기 때문이다. 트레블을 향하겠다는 꿈도 금세 박살났다.

DFB 포칼컵에서 분데스리가 3부리그팀인 FC 자르브뤼켄한테 패배해 자존심에 제대로 금이 갔다. 다요 우파메카노와 마타이스 데 리흐트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정상적인 경기 운영이 어려웠다고 해도, 바이에른의 전력이라면 반드시 이겼어야 할 대진이었다. 그래도 분데스리가와 UCL이 남아있었기에 투헬 감독은 성적으로 증명하면 됐다.

케인의 폭발적인 득점행진과 르로이 사네의 좋은 경기력 속에 바이에른은 다시 고삐를 당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시즌이 흐를수록 계속해서 투헬 감독과 선수단 사이의 관계가 삐걱거린다는 루머가 생성되기 시작했다. 결정적으로 전술가인 투헬 감독이 어떠한 방향성을 가지고 바이에른을 이끌어갈 것인지를 보여주지 못했다. 경기력은 개선되지 않고, 성적도 추락하자 결국 선수단과의 불화설은 더욱 커커졌다.

바이에른의 핵심 미드필더인 조슈아 킴미히를 필두로 일부 선수들이 투헬 감독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리고 있다는 이야기가 등장했다. 바이에른은 대외적으로는 선수단과 감독 사이에 신뢰가 두텁다고 해명했지만 끝내 팀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가장 뼈아팠던 패배는 사비 알론소 감독이 이끄는 바이엘 레버쿠젠전 패배였다. 분데스리가 역전 우승을 위해선 반드시 잡아야했던 알론소의 레버쿠젠과의 일전이었다. 무패행진을 달리는 레버쿠젠의 흐름을 끊어내지 못한다면 역전 우승의 희망은 작아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투헬 감독은 중요한 일전에서 갑작스러운 전술 변화를 선택했다. 투헬 감독의 선택은 심각한 패착이 됐고, 그 결과 바이에른은 레버쿠젠에 0대3으로 무너지면서 레버쿠젠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이제 바이에른은 레버쿠젠이 자멸하지 않는다면 리그 우승은 어려워졌다.

레버쿠젠전 0대3 충격패는 시작에 불과했다. 곧바로 이어진 라치와의 UCL 16강 1차전마저 0대1로 무릎을 꿇으면서 투헬 감독을 향한 여론은 완전히 돌아서기 시작했다. 투헬 감독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설상가상으로 보훔과의 분데스리가 리그 경기에서도 2대3으로 패배하면서 3연패를 당했다. 투헬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는 명분도 충분히 생겼다.

바이에른 수뇌부는 투헬 감독을 경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세웠지만 끝내 상호 합의하에 결별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고 말았다. 이번 결정을 두고 경질이나 다름없다는 시각이 대다수다.

투헬 감독은 바이에른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구단을 찾고 있다. 투헬 감독이 원하는 구단은 맨유와 바르셀로나로 좁혀지고 있다. 맨유는 현재 에릭 텐 하흐 감독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텐 하흐 감독이 부임 첫 시즌에는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여줬지만 2023~2024시즌에는 한때 경질 위기까지 내몰렸다. 안토니의 심각한 부진, 제이든 산초와의 불화, 영입생들의 아쉬운 경기력에 한때 맨유는 리그 중위권까지 떨어졌다. UCL에서는 조 최하위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충격적인 결과까지 마주했다.

2024년 들어서 반등하면서 다시 4위권까지 노릴 수 있게 됐지만 텐 하흐 감독을 향한 여론은 썩 좋지 않다. 맨유 지분 25%를 인수하면서 스포츠적인 운영권을 잡게 된 짐 랫클리프가 대대적인 변화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 텐 하흐 감독이 후반기에 확실한 결과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사령탑 교체는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바르셀로나도 투헬 감독의 유력 행선지 중 하나다. 스페인 문도 데포르티보의 페르난도 폴로 기자는 투헬 감독의 경질 소식을 접한 후 개인 SNS를 통해 '투헬 감독은 바이에른에서 계속 지휘봉을 잡지 못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는 며칠 전에 바르셀로나에 연락했다'고 폭로했다.

투헬 감독도 어느 정도는 바이에른과의 결별을 직감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이에 다른 팀으로 곧바로 자리를 옮기고자 바르셀로나에 연락한 것이다. 바르셀로나도 이번 시즌을 끝으로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과 이별하기 때문에 새로운 사령탑을 찾아야 한다.

플레텐베르크 기자 또한 투헬 감독과 바르셀로나의 연결 소식에 대해서 자신도 들은 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투헬 감독이 바르셀로나로 이적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다른 후보들과 함께 감독 후보 명단에 있다고 들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투헬 감독은 수년 동안 바르셀로나와 바르셀로나의 DNA를 분석해 왔다. 투헬 감독은 바르셀로나의 유소년 아카데미 '라 마시아'에 매료됐고, 생애 동안 바르셀로나의 레전드 요한 크루이프를 만났고,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과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며 투헬 감독이 바르셀로나의 열렬한 팬이라고 주장했다. 투헬 감독이 맨유나 바르셀로나를 이끄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