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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선수, 고마웠어요' 한글 작별 인사라 더 애틋하다. 11년 MLB 커리어 아름답게 마무리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4년의 동행 끝.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종료하고 KBO리그에 복귀한 류현진에게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특별한 작별 인사를 남겼다.

KBO리그 한화 이글스 구단은 22일 류현진과의 계약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8년 총액 170억원(옵트아웃 포함·세부 옵트아웃 내용 양측 합의 하에 비공개)으로 KBO리그 역대 최고 규모 계약이다. 류현진은 2012시즌을 마치고 한화 구단의 동의 하에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규정상 류현진은 KBO리그 복귀시 무조건 원 소속팀인 한화로만 돌아올 수 있다.

또 FA 자격으로 해외 리그에 진출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한화 구단과 류현진의 계약도 FA 계약이 아닌, 비FA 다년 계약에 해당한다. 더불어 한화 이글스와 류현진재단은 MOU를 체결, 유소년 야구 발전 등 사회공헌활동을 공동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11년 도전 역사가 이렇게 막을 내렸다. 류현진은 2013시즌을 앞두고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LA 다저스와 계약했다. 당시 포스팅 금액만 2573만7737달러33센트였다. 이 금액은 원소속팀인 한화가 받았고, 류현진은 7시즌 동안 다저스에서 활약했다. 그리고 2019시즌이 끝난 후 메이저리그에서 첫 FA 자격을 얻었다. 2019시즌 류현진은 14승 5패 163탈삼진 평균자책점 2.32의 성적으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오르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를 앞세운 류현진은 여러 구단의 오퍼 끝에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달러(현재 환율 기준 약 1065억원)에 계약하면서 대박을 터뜨렸다. 토론토와의 4년 동행에는 아쉬움도 남았다. 부상과 수술, 재활이 이어지면서 4시즌 동안 풀타임을 뛴 시즌은 2021시즌 한번에 불과했다.

2022시즌 도중 팔꿈치 수술로 시즌 아웃된 류현진은 1년에 가까운 재활 끝에 지난해 8월 2일(한국시각) 빅리그에 복귀했고 이후 로테이션을 지켰다. 비교적 성공적으로 복귀했으나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은 후 토론토와의 결별이 유력해졌다. 류현진은 여러 구단의 제안을 끝까지 지켜봤지만, 대부분 단년 계약에 연 평균 1000만달러 미만을 제시하면서 결국 국내 복귀로 결심을 굳혔다.

한화 구단이 '오피셜'을 발표한 22일 오후, 토론토 구단도 공식적으로 작별 인사를 남겼다. 구단은 공식 SNS 채널을 통해 "Thank you for everything, Hyun jin(모든 것에 고마웠다, 현진)"이라는 영어 인사와 "류현진 선수, 고마웠어요. 토론토에서의 코리안 몬스터는 영원히 기억될 겁니다"라는 한글 인사를 함께 남겨 눈길을 끌었다.

류현진은 토론토 유니폼을 입은 첫해 2020시즌 코로나19 여파로 12경기 등판에 그쳤지만, 5승2패 평균자책점 2.69로 구단이 기대했던 '에이스'의 모습을 확인시켜줬다.

그리고 2021시즌에는 31경기에 등판해 14승10패 평균자책점 4.37의 성적을 올렸다. 2022시즌 팔꿈치 부상 이탈만 아니었다면, 매 시즌 두자릿수 승리는 무난히 올렸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팔꿈치 수술 이후 공백과 마무리가 너무나 아쉬웠다. 그래도 류현진은 재활 복귀 후 후반기 11경기에 등판해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3승3패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186경기 78승48패 평균자책점 3.27.

이로써 류현진의 12년만의 복귀가 모든 면에서 공식화 됐다. 류현진은 2006년 한화 소속으로 KBO리그에 데뷔해 그해 18승 6패 1세이브 204탈삼진 평균자책점 2.23을 기록하며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획득했다.이후 2012년까지 통산 98승 52패 1세이브 1238탈삼진 평균자책점 2.80을 기록하며 국내 최고의 투수로 우뚝 섰다.

2013년부터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지난해까지 78승 48패 1세이브 934탈삼진 평균자책점 3.27를 기록,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도 수준급 선발투수로 활약을 펼쳤다.

류현진은 계약 후 "KBO리그 최고 대우로 돌아올 수 있게 해준 구단에 감사드린다"라며 "한화는 지금의 내가 있게 해준 고마운 구단이다. 메이저리그 진출 때부터 꼭 한화로 돌아와 보답하겠다고 생각했고, 미국에서도 매년 한화를 지켜보며 언젠가 합류할 그 날을 꿈꿨다, 그리고 지금 그 약속을 지키게 돼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력보강과 젊은 선수들의 성장으로 우리 팀도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며 "팬 여러분께 올 시즌에는 최대한 길게 야구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동료들과 함께 열심히 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화와 류현진의 8년 계약에는 숨은 의미가 있다. 계약에 따라 류현진은 만 37세로 올 시즌을 시작해 만 44세(2031년)까지 한화이글스 선수로 출전하게 된다. 만약 류현진이 계약기간을 모두 채우게 되면 은퇴한 한화 송진우가 기록한 최고령 경기 출장 기록인 43세 7개월 7일을 넘어 한국 프로야구의 새로운 기록을 갖게 된다.

류현진은 "저를 믿고 좋은 대우를 해 주신 만큼 다시 한화의 일원으로 활약해 새로운 기록과 역사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며 "특히 항상 응원과 기대를 해주신 팬 여러분들께 보답한다는 마음으로 팀에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화이글스 박찬혁 대표이사를 필두로 손혁 단장, 손차훈 전력강화 코디네이터, 최홍성 전략팀장 등 프런트의 전사적인 협업이 빛을 발하면서 이번 계약이 성사될 수 있었다. 특히 손혁 단장은 지난해부터 선수와 지속적인 만남을 가지며 국내 복귀를 설득해왔다. 1월 중순부터는 박찬혁 대표이사가 본격 협상 모드로 전환할 시점이라 판단을 내리고 류현진 복귀 프로젝트를 가동해 구체적인 협상을 주도했다.

이처럼 한화이글스는 류현진의 미국 현지 계약 상황을 지켜보며 물 밑에서 기민하게 움직였다. 복귀 여부는 전적으로 류현진의 결정에 달려 있었지만, 상황만 가능하다면 언제라도 류현진을 영입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왔다.

이 같은 구단의 노력에 류현진 역시 감사의 뜻을 밝혔다.

류현진은 "저를 믿고 인정해 주신 구단주, 한화그룹 임직원 여러분, 한화이글스 박찬혁 대표이사를 비롯한 구단 임직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미국 내 FA 계약 시장이 전반적으로 미뤄지는 등 여러 사정으로 인해 리그 복귀 소식을 조금 늦게 전하게 됐다. 한화로의 복귀 시기를 두고 결국 제가 기량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될 때, 조금이라도 빨리 합류하는 게 맞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지금은 다시 돌아오게 돼 진심으로 기쁘고 설레는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류현진은 오는 23일 인천국제공항(KE755편, 오전 8시 5분 출발)을 통해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로 합류할 예정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