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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김고은은 '파묘'의 손흥민, 무서울 정도'…'대배우' 최민식도 빠져든 '파묘' (종합)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대배우'는 역시 '대배우'다. 배우 최민식(62)이 성역 없는 활동으로 제3의 전성기를 맞았다.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 '파묘'(장재현 감독, 쇼박스·파인타운 프로덕션 제작)에서 조선 팔도 땅을 찾고 땅을 파는 40년 경력의 풍수사 상덕을 연기한 최민식. 그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파묘'의 출연 계기부터 작품을 향한 애정과 열정을 털어놨다.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작품이다. 영화 '검은 사제들'(15) '사바하'(19)를 통해 'K-오컬트' 장인으로 등극한 장재현 감독의 세 번째 오컬트 작품으로 관심을 끈 '파묘'는 파묘라는 신선한 소재에 동양 무속 신앙을 가미해 지금껏 본 적 없는 새로운 오컬트 미스터리를 완성했다. 국내 개봉에 앞서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섹션에 초청된 '파묘'는 지난 16일 월드 프리미어로 전 세계 최초 공개된 이후 "영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을 모두 망라한 대단한 영화"라는 호평을 얻기도 했다.

특히 '파묘'는 '쉬리'(99, 강제규 감독) '올드보이'(03, 박찬욱 감독) '악마를 보았다'(10, 김지운 감독)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12, 윤종빈 감독) '명량'(14, 김한민 감독) 등 매 작품 다양한 인간군상을 실감 나게 연기하며 에너지와 몰입감을 전한 '대배우' 최민식의 풍수사 변신으로 시선을 끌었다. 데뷔 35년 차 연기 베테랑인 최민식은 자연과 땅에 대한 철학만은 절대 타협하지 않는 풍수사 상덕으로 '파묘'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날 최민식은 "'파묘'는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부터 전반적인 분위기를 알고 들어갔다. 정말 이 이야기가 영화로 보여졌을 때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의구심이 생겼다. '괜찮을까' 싶기도 했고 장재현 감독이 도전하는 부분이 있어서 궁금했다. 장재현 감독의 패기가 좋았다. 몸을 사리거나 고민만 하지 않는다. 본인이 노선을 확실하게 정하고 표현하려는 지점을 정확하게 끌고 간다. 물론 오컬트 마니아에겐 배신이 될 수 있다. 매번 배신을 하면 문제이지만 매번은 아니다. 이렇게도 시도하고 저렇게도 시도하는 열린 생각이 좋았다. 만약에 '파묘'에 크게 어긋나는 방향이면 나 역시도 반대했을 것이다. 자유롭게 시도하는 것 자체를 높게 평가했다"고 장재현 감독을 향한 무한 신뢰를 드러냈다.

그는 "나는 이 작품에서 조감독의 심정으로 임했다. 벽돌 한장 얹은 정도다. 이런 형이상학적인 소재와 주제를 가지고 영화를 만든다는 게 매력적이기도 하지만 이걸 어떻게 영화로 소화할까 궁금했다. 자칫하면 너무 관념적인 모습이 될 것 같고 또 자칫하면 공포가 유치하게 될 수도 있다. 원래 이런 스타일의 영화를 안 보는데 장재현 감독의 전작들을 보면서 빠져 들었다. 개인적으로 감독은 집요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재현 감독은 흙 색깔 하나까지 계산했다. 그 정도로 욕심도 많고 자신의 생각대로 해야 한다는 주관도 뚜렷하다. 대신 우리는 조금 피곤했다. 장재현 감독의 전작에 대한 완성도 하나로 '파묘'를 선택했다. 그 감독에 대한 믿음으로 돌입했다. 오컬트 장르를 안 좋아한다고 말을 했지만 사실 그 장르를 안 좋아한다기 보다는 그동안 매력을 느끼지 못한 작품을 봐서 그런 것 같다. 아마 '파묘'도 요즘 MZ 세대에는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럼에도 전작들 보다는 조금 더 말랑말랑한 느낌인 것 같다. 기존의 것을 고수하면서 조금 유연해진 것 같다"고 웃었다.

지난해 많은 인기를 얻은 디즈니+ 시리즈 '카지노'부터 가수 자이언티 '모르는 사람' 뮤직비디오 출연까지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최민식은 "자이언티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것은 내 마음이 가서 한 것이다. 평소 그 친구 노래를 좋아한다. 최근에도 자이언티를 만나 CD를 받았다. 처음 자이언티의 '양화대교'를 듣고 너무 좋아 울었다"며 "어느 날 자이언티로부터 메일이 왔다. 내가 소속사가 없어서 연락을 못 하다 개인 메일로 연락을 해왔다. 그렇게 만나게 됐고 만남과 동시에 즉석에서 뮤직비디오 콘티를 짰다. 요즘 내 행보에 대해 파격 행보라고 하지만 사실 그렇지도 않다. 아무래도 지금까지는 작품으로 노출되는 걸 선호했다. 그런데 이 동네(영화계)가 많이 우울해져서 한번 이야기를 해보자 싶어서 출연하게 됐다. 내 개인보다는 '파묘'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끼치길 바라는 마음에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도 출연했다. 그리고 '유 퀴즈 온 더 블럭' 회식에 참여해 전사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파묘'에서 활약한 김고은에 대한 감탄도 이어졌다. 최민식은 "영화를 보면 알지 않나? 김고은이 다 했다. '파묘' 팀의 손흥민이다. '파묘' 팀의 메시다. 너무 훌륭했다. 대견한 후배다"며 "여배우 입장에서 무속인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기가 쉽지 않다. 물론 배우는 배역에 상관 없이 표현해야 하지만 그래도 취향이라는 게 있지 않나? 그게 쉽지 않았을텐데 결정하고 그걸 체득하는 모습이 정말 대견했다. 김고은이 연습하는 과정도 지켜봤다. 정말 잘하더라. 연습한 것을 봤는데 눈이 뒤집어지게 연습하더라. 옆에서 보니 무서울 정도다. 무속 퍼포먼스를 하면서 생긴 육체적인 피로 보다 그 무속인 캐릭터에 거침없이 들어가고 거침없이 표현하는 용감함이 대단하다. 선배로서 기특하고 대견하다, 김고은은 앞으로 더 기대되는 친구다"고 밝혔다.

'파묘'는 22일 개봉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