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여자축구에서 이런 일이 있었으면 어떻게 됐겠는가?"
세비야의 공격수 루카스 오캄포스가 분통을 터뜨렸다. 사건은 지난 6일(한국시각) 발생했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에스타디오 데 바예카스에서 열린 세비야와 라요 바예카노의 2023~2024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3라운드. 경기는 팽팽한 흐름 속에 진행됐다. 세비야는 전반 19분 유세프 엔-네시리의 선제골로 앞서나갔다. 곧바로 바예카노가 균형을 맞췄다. 29분 이시 팔라손이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마무리했다.
전반 32분 세비야가 스로인 기회를 잡았다. 오캄포스가 공을 던질 채비를 했다. 이 과정에서 바예카노의 어린 팬이 오캄포스의 항문을 찔렀다. '똥침'이었다. 오캄포스는 해당 팬에게 다가가 한마디 했지만, 어린 팬은 개의치 않는 듯 웃었다. 오캄포스는 참고 경기를 속행했다. 결국 경기는 2대1 세비야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전반 추가시간 엔-네시리가 한골을 더 넣었다.
경기 후 사건은 확대됐다. 특히 팬에게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은 심판을 향해 질타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오캄포스는 분노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라리가 사무국은 인종차별 같은 문제들처럼 이 문제를 심각하게 다뤄주길 바란다"며 "모든 바예카노 팬이 다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언제나 존중을 보였다. 하지만 어디에든 바보 하나씩은 있는 법"이라고 했다. 그는 "다른 곳에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 만약 여자축구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면 어떻게 됐겠나"라며 "화가 났지만, 두 딸을 생각하며 참았다. 미래에 내 딸들이 이런 일을 겪질 않길 바란다"고 했다.
세비야도 즉각 공식 서명을 내놓으며, 오캄포스를 서포트했다. 세비야는 '"바예카노와의 경기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 오캄포스는 팬들로부터 음란하고 부적절한 행동을 당했다. 구단은 축구장에서 반복되지 않도록 규정에 명시된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길 바라며, 라리가 측에 전달했다. 이런 행위는 용서되어서는 안 된다'고 규탄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