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이게은기자] "누군가에겐 마음에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먹방 유튜버 쯔양이 인종차별 논란을 빚은 개그우먼 김지영이 출연한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했다.
5일 쯔양은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지난 1월 28일 업로드된 한국 코미디언과 함께한 영상으로 필리핀 시청자분들과 구독자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저는 필리핀을 정말 존중하고 필리핀에서 제 영상을 봐주시는 많은 시청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제작된 콘텐츠가 의도와는 다르게 누군가에겐 마음에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라며 다시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1월 28일 쯔양의 채널에는 쯔양이 김지영과 함께 베트남 음식을 먹는 콘텐츠가 공개됐다. 김지영은 KBS2 '개그콘서트'에서 필리핀 결혼이주여성 니퉁 캐릭터를 연기 중인 개그우먼으로, 이날 쯔양과의 방송에서도 니퉁을 연기했다.
김지영은 어눌한 말투로 "'개그콘서트'에서 니퉁의 인간극장에 출연 중이다. 원래는 농부의 마누라였는데 지금은 개그우먼"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쯔양이 "말투 흉내를 잘 내신다"라고 자신을 소개하자 "필리핀 사람이니까"라며 웃었다.
김지영은 이후에도 필리핀 여성인 척 연기를 이어갔고 영상 중반부가 지나서야 "저는 사실 한국 사람이고 외국에 한 번도 나가본 적도, 여권도 없다. 서울 토박이"라며 필리핀인 척 연기를 한 것임을 알렸다.
이후 필리핀 누리꾼들은 "한국 사람들이 필리핀 사람들을 이렇게 표현할 줄 몰랐다", "필리핀 말을 조롱하고 있다는 사실이 마음 아프다. 우리 억양이 왜 비웃음 당해야 하나" 등 인종차별로 불쾌감을 느꼈다며 지적에 나섰고 국내 누리꾼들 역시 "웃기지도 않고 필리핀 사람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 "필리핀 분들께 사과드린다. 한국이 아직까지 인종차별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하다", "다른 나라 사람의 억양을 따라하는 모습이 개그 소재가 된다는 게 충격적이고 슬프다" 등 지적을 쏟아냈다.
쯔양도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대형 크리에이터로서 좀 더 책임감을 가지시고 컨텐츠를 만드시길", "영상이 올라간지 일주일이 넘었는데 인종차별 논란에 아무런 피드백을 하지 않아서 신고하겠다", "당장 영상 내리고 사과하라" 등 목소리가 이어졌다.
김지영의 캐릭터 니퉁이 출연하는 '니퉁의 인간극장'은 지난해 11월 공개 초기부터 인종차별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기에 누리꾼들은 결국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안녕하세요 쯔양입니다.
지난 1월 28일 업로드된 한국 코미디언과 함께한 영상으로 필리핀 시청자분들과 구독자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저는 필리핀을 정말 존중하고 필리핀에서 제 영상을 봐주시는 많은 시청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제작된 콘텐츠가 의도와는 다르게 누군가에겐 마음에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다시 한번 필리핀 시청자분들과 영상을 시청하면서 불편함을 느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지금 해당 영상은 삭제 조치한 상태입니다. 시청자분들께서 해주신 비판과 말씀 깊이 새겨듣고 앞으로 콘텐츠를 만들 때 더욱 고민하고 신경 쓰도록 하겠습니다.
joyjoy9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