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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유형의 사기'→'한국 '날강두' 사건과 똑같아'...메시, 경기 노쇼 여파 홍콩 강타...'정부 요청도 거절'

[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 리오넬 메시의 홍콩 노쇼 여파에 대한 팬들의 비판이 뜨겁다. 과거 한국에서 발생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노쇼 사태까지 거론되고 있다.

인터 마이애미는 4일(한국시각) 홍콩의 홍콩스타디움에서 열린 홍콩 올스타와의 프리시즌 친선 맞대결에서 4대1로 대승을 거뒀다. 하지만 이날 경기의 초점은 경기 결과도, 경기 내용도 아니었다.

당초 해당 경기는 마이애미 소속으로 활약 중인 메시의 출전에 큰 관심이 쏠렸다. 지난해 여름 파리 생제르맹을 떠나 마이애미로 이적한 메시는 현재는 과거 바르셀로나 동료인 루이스 수아레스, 세르히오 부스케츠 등과 함께 활약 중이다.

메이저리그사커(MLS) 프리시즌을 맞이해 알나스르, 알힐랄에 이어 홍콩 올스타와 맞대결을 예고했던 마이애미는 지난 알나스르전에서는 메시가 교체로라도 출전했던 것과 달리 이번 홍콩 올스타와의 맞대결에서는 출전조차 하지 않으며 큰 논란이 되고 있다.

메시는 이날 경기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으며, 경기 막판까지 그라운드에서 모습을 확인할 수 없었다. 반면 팬들은 메시의 출전을 기대하며 경기장에 아르헨티나 유니폼과 마이애미 유니폼을 입고 방문했는데, 메시의 출전이 불발되는 것 같은 분위기가 들자 경기 막판 강한 야유와 함께 메시를 향한 항의의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 후 팬들을 위해 세계적인 축구스타 출신 구단주인 데이비드 베컴이 직접 인사를 진행했지만, 팬들의 야유는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메시의 출전 불발 이유는 바로 그의 부상이다. 메시는 지난 시즌 무리한 일정 소화 이후 지난 MLS 시즌 막판에도 계속해서 부상 문제를 겪으며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특히 다가오는 비셀 고베, 뉴웰스 올드 보이스와의 친선 경기까지 마무리한 후 메시는 22일부터 솔트레이크와의 MLS 개막전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기에 개막을 3주가량 앞두고 무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헤라르도 마르티노 감독도 "팬들의 실망감은 이해하지만 용서를 구할 수밖에 없다. 잠깐이라도 뛰게 하려고 했지만 부상에 대한 부담이 컸다. 구단 의료진도 메시와 수아레스가 경기에 출전한다면 부상이 심각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진단했다"라며 결장 이유를 밝혔다.

다만 사태는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홍콩 여론은 더욱 거세게 메시와 마이애미를 향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홍콩의 UDN은 '계약서에는 메시가 해당 경기에서 45분가량 출전해야 하며 부상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도 팀과 함께 참석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홍콩 메이저스포츠 이벤트위원회도 이번 행사에 실망감을 표하며, 행사를 위해 1500만 홍콩달러(약 25억원)를 할당했으며, 후속 조치에 따라 후원 금액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메시와 수아레스의 경기 참여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라고 전했다.

팬들의 환불 요구도 쏟아지고 있다. 이번 경기는 메시를 보고자 하는 팬들을 노려 메시 중심의 경기 티켓 판매 마케팅을 진행했다. 경기 티켓 가격도 4800홍콩달러(약81만원)까지 올랐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팬들은 메시의 출전 불발로 이제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홍콩 UDN은 '마이애미는 경기 시작 직전 메시가 출전하지 못한다고 발표했다. 일부 소식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메시에게 팬들을 향한 최소한 몇 마디 인사를 하거나 시상식에 참석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메시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라며 최소한의 요구도 받아들여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홍콩의 홍콩야후는 '일부 팬들은 메시의 홍콩 사태를 새로운 유형의 사기라고 주장했다. 홍콩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반응까지도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사태는 외국 자본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의 경기 불참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그를 보기 위해 장거리 여행을 마다하지 않았고, 일부 팬들은 12시간의 비행을 거쳐 그를 보러 왔지만, 메시는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라며 메시 사태로 큰 반감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콩야후는 이번 메시 사태를 과거 한국에서 발생했던 호날두의 노쇼 사태와 비교하기도 했다.

홍콩야후는 '호날두도 한국으로 건너가 벤치에 앉아만 있었고, 팬들은 야유하며 그의 이름을 날강두로 바꿨다. 호날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그는 2019년 친선 경기를 위해 한국에 방문해 출전하지 않았다. 수년간 한국 팬들에게 가장 미움을 받는 스타다. 호날두는 당시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며 사인회에도 참석하지 않았고, 몸이 아프다고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팬들은 호날두가 화면에 나올 때마다 환호성을 터트렸으나, 경기 후 그에 대한 큰 야유로 바뀌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한국 팬들은 지난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한국과 포르투갈이 경기를 펼칠 당시 호날두가 골 기회를 놓칠 때마다 메시를 외쳤다'라며 한국팬들의 악감정이 오래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호날두는 내한 당시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주최·주관사와 계약 조건에 호날두가 엔트리에 포함돼 최소 45분 이상을 뛰어야 한다는 내용을 넣었지만, 호날두는 컨디션 조절을 이유로 팬들의 열망을 외면했다. 6만여 관중이 들어찬 가운데 유벤투스 선수단은 킥오프 예정 시각을 넘겨 경기장에 도착, 경기가 1시간 가까이 지연돼 팬들의 분노는 커졌다. 이후 호날두는 별다른 사과도 없이 한국을 떠났다.

반면 호날두는 최근에도 중국에서 노쇼 논란으로 큰 화제가 될 뻔했으나, 한국과 달리 중국에서는 공개 기자회견까지 하며 고개를 숙였다.

알나스르는 당초 겨울 휴식기를 이용해 중국 투어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상하이와 저장을 상대로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으며, 수많은 중국 팬들이 모든 티켓을 순식간에 구매하여 전 경기가 매진될 정도로 열광적이었다. 하지만 경기는 호날두의 부상으로 진행될 수 없었고, 알나스르도 사과의 말을 전하며 경기 연기를 알렸다.

중국 팬들의 항의는 거셌다. 팬들은 발표 이후 호날두를 비롯한 알 나스르 선수단이 머물고 있는 선전 시내 호텔로 몰려가 항의했다고 알려졌다.

호날두는 직접 나서서 팬들을 진정시켰다.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해 일정 변경에 대해 직접 사과했다. 그는 "지난 22년 동안 선수 생활을 했지만, 부상이 별로 없었다. 알 나스르와 중국 투어를 즐기기 위해 왔기 때문에 정말 슬프다. 우리는 경기를 취소하지 않았다. 다시 이곳에 돌아오고 싶다. 불행하게도 문제가 발생했지만 삶의 일부다. 중국인들이 보여준 환대와 이곳의 문화 덕에 중국이 제2의 고향이라고 느낀다"며 "우리는 경기를 연기했을 뿐이다. 취소한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메시의 노쇼 논란으로 시대의 라이벌이었던 메호대전이 팬들에 대한 예의 문제로 번지고 있다. 다만 당분간 메시를 향한 홍콩 팬들의 분노는 호날두에 대한 한국 팬들의 분노를 앞설 전망이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