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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 누적' 김민재의 아픔' 클린스만호, 사상 초유의 K리그 울산 수비라인 그대로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옐로카드 주의보'가 호주(2대1 승)와의 8강전을 끝으로 해제됐다. '캡틴'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생제르맹) 등 10명이 사선을 걸었다. 9명의 경고는 지워졌다. 하지만 단 한 명이 그 덫에 걸렸다. 가장 우려했던 것이 현실이 됐다. '괴물'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호주전에서 경고 한 장을 더 받아 요르단과의 카타르아시안컵 4강전(7일 0시·한국시각·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 결장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김민재가 후방에서 리더 역할을 잘해주고 있는데 팀으로선 많이 안타깝다. 선수 본인이 가장 안타워할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김민재의 부재는 '재앙'이다. 그러나 시간을 되돌릴 순 없다. 패하면 짐을 싸야하는 '단두대 매치'의 연속이지만 김민재의 '쉼표'는 결승 무대를 위한 재충전이 될 수 있다. 그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혹사 논란'이 제기될 정도로 단내나는 행보를 이어왔다.

클린스만 감독의 보수적인 팀 운용으로 '백업'들이 날개를 펼칠 기회가 좀처럼 많지 않았다. 하지만 희망의 신호탄은 이미 쏘아올렸다. 조현우(울산)는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김승규(알샤밥)의 부상 공백을 깔끔하게 메웠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으로 4경기 교체 출전한 박진섭(전북)은 짧은 출전시간에도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

양현준(센틱)은 더 큰 바람을 몰고 왔다. 호주전이 A매치 두 번째 경기다. 그는 후반 40분 윙포워드가 아닌 오른쪽 풀백으로 부름을 받았다. 특유의 도전적인 플레이가 빛을 발했다. 상대의 밀집수비에 아랑곳하지 않고 저돌적인 돌파를 시도하며 색다른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수비라인의 변화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김민재도 그것을 바라고 있다. 그래야 64년 만의 아시아 정상 도전에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다. 4강 상대인 요르단은 '구면'이다. 조별리그 2차전에서 맞닥뜨렸다. 클린스만호는 낙승이 예상됐지만 2대2로 비겼다. 프랑스 리그1 몽펠리에에서 활약 중인 '경계대상 1호'인 무사 알타마리의 현란한 플레이와 야잔 알나이마트의 결정력이 눈에 띄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대한민국이 23위, 요르단은 87위다.

클린스만 감독은 결전을 앞두고 수비라인의 퍼즐을 맞추고 있다. 그는 "대안에는 당연히 정승현이 있다. 센터백이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를 내릴 수도 있다. 여러 옵션이 있다. 스리백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재는 바레인, 요르단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선 정승현과 함께 호흡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에선 김민재 김영권(울산) 정승현으로 이어진 스리백이 64분간 가동되긴 했지만 조별리그 3차전부터는 김민재와 김영권이 대세였다.

정승현이 김민재의 자리에 설 경우 지난 시즌 K리그1에서 2연패를 달성한 울산 HD 수비라인이 그대로 옮겨지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좌우측의 설영우와 김태환, 센터백에 김영권과 정승현, 골키퍼 조현우 조합이다. 지난달 전북 현대로 둥지를 옮긴 김태환은 지난 시즌까지는 울산에서 활약했다. 박진섭도 김민재의 대안이 될 수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요르단은 강하다. 같은 조의 2개팀이 4강에서 맞붙는 것을 보면 어려운 조였다"라며 "우리의 장점을 잘 살리며 결과를 가져오도록 노력하겠다. 다음 경기는 120분이 아닌 90분 안에 끝내고 싶다"고 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