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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이적 성사되면 K리그 역대 최고의 네임밸류' 린가드는 왜 머나먼 서울행을 결심했나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제시 린가드(31). 해외축구를 좀 본 팬들이라면 알만한 '전 맨유 공격수'이자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린가드가 K리그1 FC서울 입단을 앞뒀다는 소식이 영국 현지로부터 먼저 보도되자, K리그가 갑자기 뜨겁게 불타올랐다. 복수의 축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린가드는 이미 서울과 이적에 관해 구두 합의를 마친 상태로 5일 입국해 메디컬테스트 등 FC서울 입단 마지막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몸상태에 이상이 발견되지 않으면, 서울과 계약기간 2+1년(옵션) 내용이 담긴 계약서에 서명한 뒤, 입단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선수 이적의 마지막 단계에서 이적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도 린가드의 서울행이 임박했다고 전했다.

린가드의 K리그 진출은 스카이스포츠 등 영국 매체에서도 '쇼크(shock)'라고 표현할 정도로 깜짝 뉴스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의 사미 목벨 기자는 린가드가 세리에A 명문 라치오(이탈리아)를 비롯해 전세계 26개팀의 관심을 받았고, 그중 서울을 택했다고 전했다. 2023년 여름 전 소속팀인 노팅엄(잉글랜드)과 계약이 만료된 린가드는 사우디아라비아 알이티파크 이적이 유력했으나, 외국인 쿼터 등의 문제로 협상이 진척되지 않았다. 알샤밥 이적도 불발되자, 동아시아까지 시야를 넓혔다. '스카이스포츠'는 지난달 선수와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 '린가드는 단지 축구를 하고 싶을 뿐이며 돈에 얽매이지 않고 가능한 빨리 새로운 클럽을 찾는 데 모든 에너지를 집중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린가드의 '도전 의지'가 담긴 프로필이 K리그에 날아든 것은 지난해 12월쯤이지만, 린가드측은 그 이전부터 한국과 연결고리를 찾고 있었다. 패션, 레스토랑, e-스포츠 등 다양한 사업을 하는 린가드는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국내 몇몇 업체와 접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엔 비즈니스 차원이었지만, 린가드의 프로필을 접한 서울이 진지하게 관심을 보이면서 '선수 린가드'의 K리그 진출이 급물살을 탔다. 서울은 지난달 구단 관계자를 영국으로 급파해 6개월 넘게 소속팀 없이 지낸 린가드의 컨디션과 도전 의지 등을 확인한 뒤, 영입을 추진키로 했다. 서울은 FC서울이란 구단명을 전 세계에 알리고, 팬들에게 이슈를 던질 '빅네임' 영입을 늘 염두에 두고 있었다. 린가드도 서울 관계자 앞에서 직접 훈련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시종 진지한 태도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린가드는 한국에서 다양한 사업도 벌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과 K리그는 '이적설'만으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 지휘봉을 잡은 김기동 감독은 동계 전지훈련을 진행하면서 '선물(선수영입)'이 도착하길 기다렸는데, 린가드라는 '큰 선물'이 곧 구리로 '배달'될 예정이다. 린가드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와 측면 공격수로 활약할 수 있는 만큼, 이적이 성사된다면 2선에서 조영욱 윌리안, 강성진 등과 다양한 조합을 꾸릴 수 있게 되었다. 쉰 기간이 긴 만큼 컨디션과 K리그 적응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지금껏 커리어를 통틀어 잉글랜드 무대에서만 뛴 린가드는 한국형 잔디, 경기장 분위기, K리그 스타일, K-심판 성향 등 적응해야 할 것이 한둘이 아니다. 김기동식 축구에도 빠르게 녹아들어야 한다. 스완지시티 시절 린가드와 맞대결을 펼쳐본 서울 베테랑 기성용이 신입생 적응을 도울 것으로 기대된다.

맨유 유스 출신 공격형 미드필더 겸 윙어인 린가드는 박지성,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을 보고 자란 맨유 유스 출신으로 2011년 당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이끌던 맨유 1군에 합류했다. 레스터시티, 버밍엄시티, 브라이턴, 더비카운티 등에서 임대를 통해 경험을 쌓은 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맨유 주력 자원으로 뛰며 FA컵, EFL컵 우승, 유럽유로파리그 우승 등을 이끌었다. 특히 주제 무리뉴 감독 시절 중용을 받으며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2020년 임대로 떠난 웨스트햄에서 '대박'을 친 린가드는 2021년 다시 맨유로 돌아와 한 시즌 활약한 뒤 2022년 노팅엄으로 완전 이적해 한 시즌 동안 몸담았다.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A매치 32경기(6골)를 경험했다. 골을 넣으면 피리를 부는 세리머니를 펼쳐 '피리 부는 사나이'로 불린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