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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약점...벤치 명확한 지시 있었더라면' '4강 탈락'日MF 소신발언...팬 여론 후끈[카타르아시안컵]

"너무 많은 생각으로 펑크가 난 것같다. 나는 외부로부터 더 많은 조언을 원했다."

카타르아시안컵 8강에서 난적 이란에게 역전패하며 4강행이 불발된 우승후보 일본 미드필더 모리타 히데마사가 역전패 원인을 이렇게 분석했다. 모리타는 전반 28분 선제골을 넣으며 4강행 선봉에 섰지만 이란에게 후반 10분 동점골,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 역전골을 내주며 1대2 역전패했다. 대한민국과의 결승 대진은 그렇게 무산됐다. 대한민국, 요르단, 이란, 그리고 우즈베키스탄을 잡은 개최국이자 디펜딩챔프 카타르 등 4개국의 4강 대진이 완성됐다.

통한의 패배후 눈물을 쏟은 모리타는 경기후 인터뷰에서 "이라크전과 비슷했다. 이란은 이라크전을 보고 분석한 것같다. 우리는 이라크전에서 드러난 팀으로서의 약점을 보완하지 못했다. 팀 과제를 극복하지 못했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역전패 후 모리타는 취재진 앞에서 속내를 털어놨다. "내가 어떻게 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나는 더 많은 조언을 원한다. 팀으로서 더 잘하기 위해 이것을 하자, 저것을 하자 등 외부로부터 더 많은 조언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볼란치로서 선수로서 나는 늘 팀을 생각했고, 그런 식의 생각을 멈출 수 없었지만 그 결정을 내릴 권한이 내게 필요하다곤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그저 마지막 미세한 조정만 할 수 있는 정도면 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하는 일에 부담을 느낀다기보다는 더 많은 조언을 원한다. 그라운드에서 선수 혼자 뭔가에 대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열세인 상황에서 벤치로부터 보다 명확한 지시가 있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리타는 하프타임 라커룸 상황에 대해서도 "우리는 내 골 장면과 라인컨트롤에 대한 영상을 봤고 이런 저런 것을 하자고 이야기는 나눴지만 충분히 깊은 이야기를 하진 못했다. 도망치듯이 전반전 라커룸을 향했고, 후반전에 다시 그라운드로 나올 때 프레시한 기분으로 나오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뭔가 부족한 건지 하려는 것이 너무 많아 차라리 버려야 하는 건지, 한가지로 집중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면서 "골킥 하나만 봐도 좀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며 빌드업과 팀 플레이의 부족함을 인정했다.

"결국 누가 나오느냐에 따라, 그 퀄리티에 따라 달라지는 것같다. 팀으로서 하려고 하는 스타일, 팀으로서의 철학이 있어도 거기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데 이런 것을 갖고 있지 않으면 소극적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상대가 동점골을 넣고 오프사이드에서 거의 골과 다름없는 모습을 보이면 나를 포함해 선수들이 볼 잡는 것을 두려워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이 유연한 판단으로 원활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경기장이 혼란스러울 때 팀을 안정시키고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선수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라면서 "불평처럼 들려서 미안하다. 하지만 나는 우리 선수들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의 선수라면 이런 분위기를 바꾸고 힘들 때도 고개를 들고 상대 면전에서 볼을 찰 수 있어야 한다. 이 부분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모리타의 발언은 일본 축구 팬 사이에 뜨거운 화두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유럽리그 톱클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즐비한 일본 대표팀의 4강 탈락 이유로 개인은 빛나지만 팀으로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일본 팬은 '모리타가 말한 것은 코칭스태프들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감독은 좋은 수비에서 공격이 나온다고 이야기했지만 그건 팀 컨셉트, 팀 컬러이지 전술이 아니다. 모리타의 발언을 보면 출전 선수가 바뀌어도 전술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요컨대 출전한 선수가 얼마나 잘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대로는 공식경기에선 한계가 오고, 조별예선에서도 이런 부분이 분명했다. 감족의 역량에 한계가 온 게 아닌가 싶다'고 평했다. 또다른 팬은 '감독으로서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하면 존재의 의미가 없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일본 대표팀을 위해 가장 좋은 일이다. 이번 아시안컵 패배의 책임은 감독의 지휘와 전술의 부재에 있다. 계속 맡겨도 원인을 해결하지 않으면 같은 실수가 반복된다. 선수들의 자율성에 맡기는 것도 좋지 않다'면서 비판의 날을 세웠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