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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캠 현장인터뷰]'우리 사위가 KIA에 오다니...' 가족의 자랑, FA 아픔도 털어낸 안방마님 '계약 잘 했구나 소리 들을 수 있도록...'

[캔버라(호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제게는 정말 큰 금액입니다. 책임감도 그만큼 크고요."

KIA 타이거즈의 2024 스토브리그 스타트를 끊은 건 포수 김태군(35)이었다. 시즌 종료 직전인 지난해 10월 3년 총액 25억원의 비FA 다년계약을 했다. 삼성 라이온즈에서 트레이드로 KIA 유니폼을 입은 지 세 달여 만에 맺은 결실이다. 생애 첫 FA 자격을 얻었던 2020년 NC 다이노스에서 4년 최대 13억원에 계약했던 것과 비교해보면, 두 배 가까운 금액의 계약. 김태군은 "내게는 정말 큰 금액이다. 앞선 FA계약을 떠올려보면 이번 계약이 더 의미 있으면서도 한편으론 큰 책임감으로 다가온다"고 미소 지었다.

지난해 후반기 KIA 타이거즈의 5강 도전. 김태군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 7월 초 류지혁과 1대1 트레이드 형식으로 KIA 유니폼을 입은 김태군은 곧바로 주전 포수 역할을 맡았다. 시즌 중 트레이드로 정신이 없는 와중에 주전 포수 역할을 맡는 건 큰 부담. 그러나 김태군은 풍부한 경험을 앞세워 안정적으로 마운드를 리드하는 것 뿐만 아니라 KIA의 약점으로 지적돼 온 포수 타순의 방망이 갈증도 풀어내는 데 성공했다. 김태군은 "초반 3주는 정신이 없었다. 야구는 다 똑같은데 생활적인 부분은 다를 수밖에 없다. 달라진 생활 환경에 적응하는 게 쉽지 않았다"면서도 "좋은 동료들과 함께 하면서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 달라진 환경도 좀 더 집중력 있는 활약을 펼칠 수 있게 된 원동력"이라고 되돌아 봤다.

올 시즌을 앞두고 김태군은 KIA 연고지 광주로 생활 터전을 옮겼다. 그는 "대구에서 광주로 이사한 지 열흘 만에 캠프에 왔다"며 "아내는 친정이 전주다. 광주로 이사오니 처가 식구들이 너무 좋아하시더라. KIA로 온 뒤 가장 좋아하셨던 것도 처가 식구들이었다"고 미소 지었다.

비FA 다년계약은 KIA가 그에게 거는 기대치를 방증한다. 올 시즌 5강 이상의 성적에 도전하는 KIA이기에 공수에서 역할을 해야 하는 '1번 포수'인 그의 역할이 적지 않다. 김태군은 "준비한 만큼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계약 잘 했구나'라는 소리를 듣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타격 코치님과 대화를 나눠 보니 지난 시즌 우리 팀 득점 찬스 대부분이 하위 타순, 특히 포수 타순에 몰렸다고 하더라"며 "코치님은 '무조건 70타점 이상 하라'고 하시더라. 올해는 그런 부분에도 좀 신경을 쓸 생각"이라고 지향점을 밝히기도 했다. 함께 하는 포수 후배들에게는 "열심히 하는 건 프로로서 당연한 일이다. 과정을 밟아야 결과도 나온다"며 "분명 곧 어려운 시간도 있을 것이다. 그 어려움을 빨리 이겨내기 위해선 견고하게 과정을 밟아 나아가야 한다. 이번 캠프에서 하루 하루를 단단하게 보냈으면 좋겠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올 시즌 KIA는 캠프 출발 전 유례 없는 변수에 맞닥뜨렸다. 하지만 이전까진 '디펜딩챔피언' LG 트윈스를 위협할 수 있는 강력한 상대로 지목되기도 했다. 김태군은 "기분 좋은 평가다. 그만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지난해 우리 팀이 9연승 과정에서 보여준 야구장에서의 분위기, 라커룸에서의 에너지 등 선수들도 아마 많은 부분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며 "'할 수 있다'는 말보다 준비 시점부터 상대를 '무조건 누른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기싸움에서 이기고 들어가는 분위기가 캠프부터 형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근한 인상이지만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승부욕을 갖춘 안방마님, 뜨거운 햇살 아래 굵은 땀을 흘리며 KIA를 더 높은 곳으로 리드할 채비를 하고 있다.

캔버라(호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