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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캠 현장초점]'KIA에 남고 싶었다' 진심으로 이어간 FA 2기, '작은 거인'의 부활 선언! 5강 도전 선봉장 될까

[캔버라(호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무엇보다 KIA에 남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다."

지난달 4일 KIA 타이거즈와 3년 총액 30억원에 FA 계약을 마친 뒤 김선빈(35)이 남긴 첫 마디다.

2008년 KIA에 입단해 지난해까지 줄곧 한 팀에서 뛰었다. 통산 타율 3할3리, 1506안타 564타점 691득점, 통산 OPS(출루율+장타율) 0.750. 2017년엔 137경기 타율 3할7푼, 176안타를 기록하면서 KIA의 V11에 일조했다. '원클럽맨' 다운 성적을 남겨왔다. 2020년 첫 FA로 4년 총액 40억원에 계약, 4년 간 통산 타율 3할8리, OPS 0.757로 제 몫을 해냈다.

지난해 김선빈은 고질인 발목 부상을 안고 119경기에 나서 타율 3할2푼(473타수 134안타) 48타점, OPS 0.749를 기록했다. 타선에서 다양한 자리에 서면서도 출루율 0.381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KIA가 김선빈과의 계약을 1순위로 꼽은 이유다. 김선빈 역시 고향과 다름 없는 KIA에서 불꽃을 태운다는 일념 하에 비시즌을 준비했다.

호주 캔버라에서 만난 김선빈은 "발목은 이제 완전히 나았다"고 씩 웃었다. 비시즌 FA 계약 과정을 거치면서도 운동에 전념하면서 완벽한 몸 상태를 만들고 캠프에 합류했다. 그는 "아무래도 긴 시간 그라운드를 밟지 않다 보니 100%의 상태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통증은 없다"며 "이번 캠프 기간 몸을 잘 만든다면 개막 시점에는 최상의 컨디션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캠프에서 김선빈은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자처하고 있다. 훈련 첫 날부터 코치진과 스스럼 없이 장난을 치고, 동료 후배들과도 농담을 주고 받으며 즐거운 분위기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에 대해 김선빈은 "주장인 (나)성범이가 가장 열심히 하고 있다. 아마 나 뿐만 아니라 베테랑이라면 누구나 다 이렇게 할 것"이라며 "좋은 날씨 속에서 선수들이 훈련할 수 있는 여건이기에 분위기 역시 캠프 출발 전 우려보다 빠르게 좋아졌다"고 밝혔다.

두 번째 FA 계약.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든 김선빈에겐 새로운 책임감이다. 첫 FA 4년에서 보여준 타격 기량 뿐만 아니라 부동의 2루수로 제 몫을 해줘야 하는 상황. 고질인 발목 부상에서 탈출구를 찾은 만큼, 이번 캠프 기간 몸 만들기와 향후 활약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KIA 내야는 김선빈의 잔류를 비롯해 예상보다 빨리 회복한 유격수 박찬호, 3루수 김도영의 합류가 가시화되면서 빠르게 안정세로 접어드는 모양새. 다만 아직 명확한 주전이 가려지지 않은 1루수 자리와 내야 백업진 완성이 관건이다. 내야의 중심인 김선빈의 역할이 그래서 중요하다.

김선빈은 "일단 안 다치는 게 우선이다. 특히 우리 팀은 지난해 부상만 생각하면..."이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는 "비시즌 기간 준비한 것들을 캠프에서 실험하고 보완하면서 접점을 찾아가야 한다. 2차 캠프(오키나와)에서 실전을 거쳐 연습경기, 시범경기로 이어지는 일정을 잘 밟아 간다면, 시즌 준비도 착실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17년차에 접어든 프로인생. '작은 거인'이라는 애칭처럼 미약한 시작 속에서도 땀과 노력을 발판 삼아 최고의 자리에 올라선 김선빈이다. 심신의 고생을 털어낸 2024년, 그가 KIA를 다시 한 번 일으켜 세우는 선봉장이 될 지 관심이 쏠린다.

캔버라(호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