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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순 '재벌 회장과 이혼 후 5년 칩거..억대 위자료 다 잃고 배신당해' ('같이삽시다')[종합]

[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펄시스터즈 배인순이 이혼 후 5년간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았다고 고백했다.

1일 방송된 KBS 2TV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에는 펄시스터즈 배인순이 출연해 전남편과의 첫 만남 스토리부터 이혼 후 힘든 시간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이날 배인순은 평소 박원숙의 찐팬이었다면서 "그냥 특별한 이유 없이 만나고 싶었다. 그래서 전화번호를 수소문했다"고 밝혔다. 박원숙은 "재벌가였으니까 나하고 먼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사연을 알고 그냥 안고 위로해 주고 싶었다"면서 따뜻하게 맞이했다.

60년대 레전드 자매듀오인 펄시스터즈 멤버로 활동했던 배인순은 "내가 동생을 끌어서 활동을 시작했다. 동생은 노래하고 싶어 하지 않았고, 책 읽는 걸 좋아했는데 나 때문에 인생이 망가졌다는 식으로 원망을 많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펄시스터즈는 한국에서 큰 인기를 얻은 후 일본으로 떠나 유명 레코드사와 계약까지 체결했지만, 활동을 하지는 못했다고. 배인순은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에서 정부에서 남북적십자회담 후 열리는 만찬에 참석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당시 일본은 비자 얻기가 힘들어서 비자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했고, 도움을 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비자 문제 때문에 모든 일본 방송 일정이 취소됐고 활동이 끝났다"며 아쉽게 일본 활동이 무산됐다고 밝혔다.

이후 팝의 본고장으로 진출을 위해 미국으로 떠난 펄시스터즈는 유명 작곡가와 음반 작업 약속을 했지만, 작곡가의 잠적으로 인해 다시 한번 좌절을 겪었다. 그때 배인순의 전남편인 최원석 회장이 프러포즈를 했고, 전문 가수가 되지 못할 바에는 노래를 그만두겠다는 생각에 배인순은 결혼을 승낙했다는 것.

전성기에 갑작스럽게 결혼을 발표한 배인순은 "남편과는 가족끼리 만나서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근데 우리 집에서는 결혼을 반대했는데 상대측에서 강하게 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1년 연애 후 결혼을 했는데 아쉬운 건 내가 너무 순간에 결정을 내려버렸다는 거다. 동생의 앞날을 정리해 줬으면 좋았을 텐데 전남편의 결혼 제안에 바로 한국으로 갔다"며 동생에 대한 미안함을 드러냈다.

혼자된 지 25년이 됐지만, 아직도 이혼 이야기만 나오면 복잡한 감정이 든다는 배인순은 이날도 울컥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내가 어떻게 이혼녀가 됐지?'라면서 믿어지지 않았다. 24년 결혼 생활을 참고 산다고 살았는데 마지막에 내가 가정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의식이 있다. 떨쳐버리고 이혼한다는 생각만 했지 이혼으로 인해 자식들이 얼마나 상처를 받고 얼마나 아픔을 줬을까 생각만 하면 내가 너무 큰 죄인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그래서 이혼 후 5년 동안 집 밖을 안 나갔다.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러다가 우연히 임재범의 '비상'이라는 노래를 듣고 마음에 용기가 생겨서 나도 세상 밖으로 나가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세상 밖으로 나왔는데 그건 내 판단이었다. 때가 아니었다"며 "아무것도 모르는 세상에 나간 거다. 다 남들이 해줘서 공짜로 살아온 삶이니까 아무것도 모르겠더라. 뭘 모르니까 세금 과태료를 낸 것도 많았다"고 말했다.

또 배인순은 "그때부터는 사기꾼만 만났다. 내가 믿는 사람에게 통장을 통째로 맡기고 돈을 받아서 썼다. 근데 그 사람이 통장을 들고 러시아로 도망갔다. 칼날 위에 서있는 순간들이 있었다. 근데 막내 아들 때문에 살았다"며 "위자료도 다 날리고 딱 죽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 눈만 감으면 다 잊어버릴 텐데 싶었지만 홀로서기도 못 한 아들을 두고 가면 내가 더 큰 죄인이 된다는 생각에 어떻게든 아들을 홀로서기 시켜놓고 간다고 생각하고 마음먹었다. 그 아들이 지금까지 날 살린 거다"라며 애틋함을 드러냈다.

한편 배인순은 "1년 전부터 기도를 했다. 마지막에는 전남편을 내가 간호하고 내 손으로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아내로서 부족하고 못 한 게 많을 테니까 그런 마음이 들어서 기도했는데 어느날 남편이 꿈에 나타났는데 날 못 본척하고 지나갔다. 그날이 화요일이었는데 아들에게 꿈 이야기를 했다. 근데 수요일 아침에 전남편이 세상을 떠났다"며 "빈소에는 가지 않았다"고 담담히 말했다.

supremez@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