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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기쁘지 않다'...주호민, 승소에도 웃을 수 없는 이유 [SC이슈]

[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웹툰 작가 주호민이 자폐성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 A씨에 대해 선고유예 판결에 '무거운 마음'을 밝혔다. 그동안 교권침해 화제와 맞물려 뜨거운 감자가 된 주호민은 승소 판결에도 웃을 수 없었다.

1일 수원지법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는 A 씨에 대한 1심 공판에서 벌금 200만원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는 가벼운 범죄에 대해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미루고, 유예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사실상 없던 일로 해주는 판결이다.

이날 재판을 직접 지켜본 주호민은 재판장을 나와 취재진 앞에서 심경을 밝혔다. 그는 "결국 아동학대로 판결이 나왔다. 자신의 자식이 학대가 당했음을 인정하는 판결이 당연히 부모로서는 반갑거나 전혀 기쁘지 않습니다"라고 운을 뗐다.

그간 특수교사를 상대로한 고소로 교권침해 논란 등으로 많은 사회적 이슈를 몰고 왔던 주호민은 "일부 짜증 섞인 뉘앙스나 반복적인 훈육에서 강한 표현이 들어가 있다고 (혐의가) 인정이 안 된 경우가 있는데, 부모 입장에서는 굉장히 속상한 일이지만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겠다"면서도 "여전히 무거운 마음이고 이 사건이 열악한 현장에서 헌신하시는 특수교사분들께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이 장애 부모와 특수교사들 간에 어떤 대립으로 비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그 둘은 끝까지 협력해서 아이들을 키워나가야 하는 정말 협력을 해야 하는 존재들이기 때문에 이 사건은 그런 것들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꼭 밝히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사건은 특수교사 선생님의 사정을 보면 혼자서 많은 일들을 처리해야 하는 그런 과중된 스트레스가 있었던 걸로 보이고 또 특수반도 과밀 학급이었기 때문에 여러 가지 그런 제도적인 미비함이 겹쳐서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이 된다"면서 제도적인 개선도 언급했다.

A씨는 지난 2022년 경기도 용인의 한 초등학교 맞춤 학습반 교실에서 주호민의 아들에게 "버릇이 고약하다" "아휴 싫어" "나도 너 싫어"라고 말하는 등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주호민 측은 지난해 아들의 가방에 녹음기를 숨겨 학교에 보낸 뒤 녹음된 내용 등을 기반으로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이번 1심 재판부는 쟁점이 된 녹음파일의 증거능력을 인정해 유죄를 선고한 가운데, 주호민은 "최근 대법원 판결로 굉장히 우려가 많았는데 장애를 가진 아이는 자신의 의사를 똑바로 전달할 수 없어 녹음 외 어떻게 이런 일을 잡아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의사를 전달하기 어려운 어린이, 노약자, 장애인을 어떻게 보호할 수 있을지 다 같이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런 가운데 이날 주호민은 현재 아들의 근황에 대해 "현재 가정에서 보호하고 있다. 홈스쿨링을 하고 있다"고 알렸다. "아이를 학교에 다시 보내는 것에 대해서는 일단 여러 가지를 고민을 했다. 여러 가지를 다 열어놓고 고민을 했는데 아직도 결정을 하는 데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일단은 가정에서 보호하면서 천천히 방법을 모색하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날 판결과 관련해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교육청 북부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특수 교육 현장의 특수성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아 아쉽다"면서 "(주호민 부부가) 몰래 녹음한 것이 법적 증거로 인정돼 교육현장이 위축될까 우려된다"눈 입장을 밝혔다.

olzllove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