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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갔다' 이제는 현역 1위, '땅에 박히는 공도 상관없다' 변화와 적응, 두렵지 않다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빨리 경험해봤으면 좋겠어요."

박건우(34·NC 다이노스)는 지난 9년 간 시즌 타율이 3할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 2021년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두 자릿수 홈런도 날렸다.

NC 다이노스가 지난 2021년 6년 총액 100억원을 안긴 이유기도 하다. 뛰어난 정확성에 파워까지 갖춘 만큼, KBO를 대표하는 우타자로 자리매김했다.

꾸준함은 '누적'에서 높은 평가를 받게 했다. 박건우의 통산 타율은 3할2푼6리. 3000타석 이상을 기준으로 하는 역대 통산 타율에서 박건우는 3위에 올라있다. 1위는 이정후(0.340), 2위는 고(故)장효조(0.330)다.

이정후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총액 1억 13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이제 현역 통산 타율 1위는 박건우다.

올 시즌 KBO는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수비 시프트 제한과 함께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가 도입된다.

무엇보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건 ABS의 시행이다. 이제 심판이 아닌 구장 내에 설치된 카메라가 스트라이크, 볼 판정을 한다. 스트라이크존 일관성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시프트의 도입에 대해 박건우는 "나에게 딱히 시프트를 안 한다"라며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ABS 도입 이야기에는 눈을 반짝였다.

수비 시프트 이야기와 함께 박건우는 "스트라이크존이 궁금하다"라며 "빨리 경험해보고 싶다"고 운을 ŒI다.

박건우가 반긴 이유는 일관성 때문이다. "심판님들도 다 사람이고 실수할 수 있고, 때로는 감정도 섞여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만약에 바깥쪽에 볼이 하나가 빠지는 걸 스트라이크를 준다면 전체 심판들께서 다 스크라이크로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심판분들마다 스트라이크존이 조금씩 다르다보니 헷갈렸다. 만약에 로봇 심판이 와서 땅에 박히는 공을 스트라이크존을 준다고 하면 이에 맞게 대처하고 준비를 하면 된다. 그런 부분이 명확하다면 괜찮을 거 같다. 오히려 좋을 거 같다. 일관성만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올 시즌 박건우는 조금 더 홀가분해진 마음으로 시즌을 준비한다. 박건우는 지난해 130경기에서 타율 3할1푼9라 12홈런을 기록했고,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데뷔 이후 첫 골든글러브 수상이다.

그동안 닿을 듯 닿지 못했던 '황금 장갑'이었던 만큼, 박건우는 "너무 행복했다"고 활짝 웃었다.

자연스럽게 욕심 하나를 내려놓을 수 있었다. 박건우는 "또 타면 좋겠지만, 일단 목표를 달성했으니 열심히 하면 따라온다는 생각으로 하겠다"며 "이제 좀 더 잘해서 야구 인생을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기량 유지를 잘해서 조용히 길게 갈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했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