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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릿 콜이 강력 추천했건만, 스넬은 자존심이 상했다...'6년 2000억 vs. 9년 3600억' 결렬?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일본인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 계약에 가장 큰 자극을 받은 FA는 누구일까.

아마도 블레이크 스넬이 아닐까 싶다. 야마모토는 지난 12월 포스팅을 통한 협상 기간 동안 여러 빅마켓 구단들의 러브콜을 받고는 결국 LA 다저스를 선택했다. 계약 조건이 무려 12년 동안 3억2500만달러(약 4335억원).

25세를 갓 넘은 젊은 나이라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해도 투수에게 계약기간 12년을 보장해 준 예는 일찍이 없었다. 아울러 총액 3억2500만달러는 메이저리그 역대 투수 몸값으로는 최고액이다.

아무리 일본 프로야구(NPB)를 3년 연속 정복했다고 해도 메이저리그 경력이 전혀 없는 투수에게 이런 대우는 '파격'을 넘어 '모험'이라는 평가도 나오는 이유다.

느긋하게 시장 상황을 지켜보던 'FA 투수 랭킹 1위' 스넬은 지난달 22일(이하 한국시각) ESPN이 '야마모토가 LA 다저스와 계약에 합의했다. 조건은 12년 3억2500만달러(약 4229억원)'라고 보도하자, 자신의 목표 조건을 상향 조정했을 것으로 보인다. 에이전트가 스캇 보라스다.

현존 사이영상 투수가 NPB 출신 투수에게 '몸값'에서 밀린다는 건 슈퍼 에이전트로서는 용납하기 어렵다.

지난해 성적을 보자. 스넬은 32경기에서 180이닝을 던져 14승9패, 평균자책점 2.25, 234탈삼진, WHIP 1.189를 기록했다. 야마모토는 23경기에 등판해 164이닝을 던져 16승6패, 평균자책점 1.21, 169탈삼진, WHIP 0.884를 마크했다. 스넬은 메이저리그 NL 사이영상, 야마모토는 NPB 퍼시픽리그 사와무라상을 받았다.

일반적으로는 사이영상 수상자에게 높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시장 평가는 스넬의 생각과 달랐다. USA투데이 밥 나이팅게일 기자는 지난 28일 '스넬은 지금까지 딱 하나의 오퍼를 받았다. 뉴욕 양키스가 6년 1억5000만달러(약 2000억원)를 제시했다. 그런데 스넬은 9년 2억7000만달러(약 3600억원)를 달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양키스는 6년 동안 연평균 연봉(AAV) 2500만달러를 주겠다는 것이고, 스넬은 9년간 3000만달러를 보장해 달라고 한 것이다. 좁히기 어려운 차이다.

팬그래프스에 따르면 NPB는 트리플A와 메이저리그 중간 수준인데, 야마모토의 총액 및 AAV(2708만달러)와 비교하면 양키스의 제안이 스넬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 밖에 없다.

흥미로운 것은 양키스 투타 간판인 게릿 콜과 애런 저지가 스넬 영입을 구단에 강력하게 요구했다는 사실이다. 뉴욕포스트 존 헤이먼 기자는 지난 26일 '콜과 저지가 오프시즌 초반부터 스넬과 계약해야 한다고 구단에 추천했지만, 양측의 차이가 그 추천을 들어주기에는 너무 컸다'고 썼다.

1월이 흘러가고, 약 2주 후면 스프링트레이닝이 막을 연다. 그래도 선발투수가 필요한 구단들은 서두르지 않는다. 조급한 쪽은 스넬이다. 스넬 측이 조건을 낮추기를 기다리는 분위기다. 뉴욕 지역 매체 heavy.com은 30일 '스프링트레이닝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스넬 측에서 요구 조건을 낮추면 양키스가 제시한 조건과의 중간 지점에서 계약이 이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 7년 2억달러 정도가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MLB.com은 31일 '각 포지션에 남은 베스트 FA 전망'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스넬의 수요층은 예상했던 것 만큼 두텁지는 않다. 그러나 스넬은 에이스를 원하는 팀에게 최선의 대안'이라며 '메이저리그에서 전혀 던진 적이 없는 야마모토가 12년 3억2500만달러에 계약했다고 보면, 스넬이 자신의 요구 조건을 유지하는 건 이해할 만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스넬의 예상 행선지로 LA 에인절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지목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