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박찬호 도우미'는 잊혀진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까.
'메이저리거의 인생은 전화를 받기전, 받은 후로 나뉜다'는 말이 있다. '명예의전당' 헌액자로 합격됐다는 전화를 가리킨다.
미국야구 명예의전당에 오르려면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회원 75%의 지지가 필요하다. 이번 투표 참여자는 총 384명이다.
올해의 후보자는 총 26명이다. 아드리안 벨트레를 비롯해 조 마우어, 토드 헬튼, 빌리와그너, 게리 셰필드, 카를로스 벨트란, 알렉스 로드리게스, 매니 라미레스, 바비 어브레유, 앤디 페티트 등 국내 야구팬들에게도 익숙한 이름들이 가득하다.
명예의전당 투표 트래커는 매년 투표 사실을 공개한 기자들의 표심을 확인해 이를 공개해왔다. 명예의전당 투표는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은퇴한지 5년 뒤부터 후보로 오른다. 최대 10년의 기회를 받을 수 있다. 다만 매년 5% 이상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리스트에서 탈락된다.
14일(이하 한국시간)까지 알려진 투표의 향방을 보면 벨트레(98.7%)를 비롯해 마우어(83.4%) 헬튼(82.8%) 와그너(79.6%)가 헌액권이다, 반면 '사인 훔치기' 스캔들의 핵심 인물이었던 벨트란(67.5%), '금지약물' 이슈의 중심이었던 로드리게스(40.8%) 매니 레미레스(37.6%) 등은 커트라인보다 아래다.
특히 한계선을 오가는 셰필드(74.5%)의 투표율이 특히 눈에 띈다. 2015년 첫 노미네이트된 그의 마지막 기회다.
셰필드는 밀워키, 플로리다(마이애미), LA 다저스, 애틀랜타, 양키스, 디트로이트, 메츠 등에서 22년간 뛰며 통산 2689안타 509홈런 1676타점을 올린 레전드다. 통산 OPS가 0.907에 달한다. 20(홈런)-20(도루)도 2차례 기록한 호타준족이기도 했다. 국내 야구팬들에겐 다저스 시절 박찬호의 도우미로 불리던 모습이 익숙하다.
올스타 7회, 실버슬러거 5회의 커리어가 돋보인다. 시즌 MVP는 타지 못했지만, 2위(1번) 3위(2번)에만 이름을 올린 게 전부다.
그래도 기록만으론 명예의전당에 오르기에 손색없는 선수. 하지만 셰필드 역시 금지약물에 얼룩져있다.
셰필드는 약물의 오점을 딛고 '명예'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명예의전당 투표 결과는 오는 23일 공개된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