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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4' 역대급 120분 혈투 끝 대역전·잔류 드라마 쓴 수원FC…1부의 힘 증명하며 강원과 '동반 잔류'[승강PO 현장리뷰]

[수원=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희로애락이 담긴 수원FC 장편 소설의 엔딩은 '잔류'였다.

김도균 감독이 이끄는 수원FC는 9일 오후 2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 '하나원큐 K리그 2023 승강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정규시간에 2-1로 역전해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 이광혁 정재용 로페즈의 연속골에 힘입어 김정환이 한 골 만회한 부산을 5대2로 꺾었다. 1차전 원정에서 1대2 역전패한 수원FC는 합산스코어 6대4(1차전 1대2)로 경기를 완벽히 뒤집으며 잔류에 골인했다. 2020년 수원FC의 1부 승격을 이끈 김 감독은 다시 한번 플레이오프에서 승부사 기질을 발휘했다. 반면 부산은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미끄러져 다이렉트 승격 티켓을 놓친 데 이어 이번에도 마지작 고비를 넘지 못하며 승격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이로써 올시즌 1부에서 잔류 삼파전을 벌인 팀 중 최하위로 자동 강등된 수원을 제외한 10위 강원과 11위 수원FC는 승강 플레이오프를 거쳐 모두 살아남았다. 같은시각 강원은 김포와 홈 2차전에서 가브리엘 멀티골로 합산 스코어 2대1(1차전 0대0)로 승리하며 잔류했다. 김포는 프로 전환 2년만에 승강 플레이오프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지만, 퇴장 변수 등을 극복하지 못했다. 이로써 올시즌 강등·승강 K리그에선 수원과 2부 우승팀 김천이 자리를 맞바꾸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박 감독은 지난 1차전과 비교해 최전방과 최후방을 교체했다. 박동진 대신 포스트플레이가 좋은 김찬을 공격 선봉으로 투입했고, 1차전에서 다친 조위제 대신 민상기가 센터백으로 선발 출전했다. 포메이션은 3-4-3으로, 수비에 무게를 뒀다. 1차전에서 역전패한 김도균 감독은 "골을 넣기 위해 수비 리스크를 안은" 라인업을 빼들었다. 공격 성향이 짙은 윤빛가람 이영재로 중원을 꾸렸다. 김현이 최전방에 포진해 골을 노렸다. 1차전에서 퇴장한 이승우는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전반 8분 수원FC가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오인표가 정동호의 대각 크로스를 감각적인 헤더로 연결했으나, 윗그물을 흔들었다. 하지만 선제골을 넣은 쪽은 부산이었다. 상대 진영에서 수원FC가 패스 미스한 공을 낚아채 김찬이 빠른 드리블로 상대 박스 부근까지 도달했다. 김찬은 우측에 있는 최준에게 패스를 연결했고, 최준은 낮고 강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부산이 종합 전적 3-1로 스코어를 벌렸다. 수원FC가 승리하려면 3골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 하지만 계속해서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18분 수원FC 오인표의 슛은 부산 골키퍼 구상민이 쳐냈다. 36분 우고 고메스의 헤더는 골문을 살짝 벗어났고, 추가시간 잭슨이 문전 앞에서 시도한 리바운드 슈팅은 옆그물을 때렸다.

다급해진 수원FC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로페즈, 이광혁을 동시에 투입하며 공격수 숫자를 늘렸다. 부산은 미드필더 트리오 여름 이승기 김상준을 줄줄이 투입해 안정감을 불어넣었다. 후반 1분 로페즈의 슛과 5분 윤빛가람의 슛이 잇달아 골대를 강타했다. 11분 정동호의 크로스를 받은 로페즈의 슛은 상대 수비수 다리에 맞고 굴절되어 엔드라인 밖으로 벗어났다. 15분 수원FC가 기다리던 동점골을 터뜨렸다. 로페즈가 문전에 우측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한 공이 구상민 손에 맞고 골라인 안으로 향했다. 하지만 곧바로 부심의 오프사이드 깃발이 올라갔다. 김종혁 주심은 비디오판독시스템(VAR)을 가동한 끝에 득점은 최종 무효처리됐다. 로페즈의 슛이 골문 앞에 있던 동료 윤빛가람의 몸에 맞을 때, 윤빛가람이 위치가 오프사이드였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수원FC는 후반 19분 오인표를 불러들이고 김주엽을 투입했다. 부산은 31분 어정원 박동진을 투입하며 교체카드를 모두 소진했다.

후반 33분 수원FC가 기어이 동점골을 갈랐다. 김주엽의 좌측 크로스를 건네받은 김현이 오른발을 휘둘렀고, 공은 크로스바 하단에 맞고 굴절돼 골망을 흔들었다. 수원FC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40분 이영재가 왼발 중거리 슛으로 골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경기는 결국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정규시간 내 슈팅 27개를 때린 수원FC의 집중력이 빛났던 후반전이었다.

연장전 양상도 후반전과 다르지 않았다. 연장 전반 5분 이광혁, 11분 정재용이 연속골을 퍼부으며 일찌감치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부산이 연장 후반 10분 조커 김정환의 추격골로 마지막 추격에 나섰지만, 곧바로 로페즈의 쐐기골이 터지며 경기는 그대로 수원FC의 5대2 승리로 끝났다.

한편, 강원은 같은시각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김포전에서 후반 5분 교체투입한 가브리엘의 중거리포로 앞서나갔다. 8분 뒤인 13분 조성권에게 동점골을 내준 강원은 후반 26분 김포 에이스 루이스가 팔꿈치 가격에 따라 퇴장을 당하며 수적 우위를 안았다. 가브리엘이 후반 30분 우측 황문기의 크로스를 날카로운 논스톱 오른발 슛으로 연결하며 다시 한번 차이를 만들었다. 강원이 결국 2대1 스코어로 승리하며 우여곡절 끝에 잔류에 성공했다. 수원=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