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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를 위해 '17번' 준비한 LA 다저스…450경기 등판 베테랑 우완 '양도할 수 있다면 영광'

'슈퍼맨' 오타니 쇼헤이(29)를 영입하려면 엄청난 몸값은 기본이고 마음까지 잡아끌어야 한다. LA 다저스가 오타니를 위해 유니폼 등번호 '17번'을 준비했다. 그가 LA 에인절스에서 5시즌 동안 달았던 등번호다. LA 다저스 이적의 가장 큰 장점은 LA 에인절스와 비슷한 환경에서 야구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등번호도 마찬가지다.

우완 투수 조 켈리(35)가 LA 다저스 '17번'을 썼다. 지난 7월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이적하면서 '17번'을 골랐다. 통산 450경기에서 53승37패90홀드7세이브를 올린 베테랑 구원 투수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LA 다저스 관계자가 켈리에게 17번을 양도할 수 있는지 물었는데 흔쾌히 승낙을 했다. 켈리는 "오타니에게 등번호를 넘겨줄 수 있다면 영광이다"라고 했다.

이와테현 하나마키히가시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2012년 말, 니혼햄 파이터스는 오타니를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지명했다. 엄청난 잠재력으로 주목받았던 오타니는 일본프로야구가 아닌 메이저리그 진출을 계획했다. LA 다저스, 텍사스 레인저스, 보스턴 레드삭스와 면담까지 했다.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62) 등 구단 수뇌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오타니의 마음을 돌려놓았다. 투수와 타자 '이도류'를 적극 지원하고, 메이저리그 조기 진출을 약속하며 설득했다. 한국의 고교 유망주가 메이저리그로 직행해 실패한 사례를 정리해, 프로 경력을 쌓고 도전하는 게 유리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니혼햄은 '슈퍼루키' 오타니에게 '11번'을 줬다. 메이저리그로 떠난 다르빗슈 유(37·샌디에이고)가 달았던 에이스 번호다.

오타니는 2013~2017년 니혼햄 '11번' 선수로 활약했다. 2018년 메이저리그 포스팅을 통해 LA 에인저스로 이적해 5년간 '17번'을 썼다. 2015년 프리미어12, 2023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일본대표팀에서 두 번 모두 '16번'을 사용했다.

니혼햄 소속이던 2015년, 프리미어12 대표팀에 참가했을 땐 선배 스가노 도모유키(34·요미우리)가 '11번'을 사용했다. 에이스의 상징인 18번은 히로시마 카프에서 뛰던 마에다 겐타(35·디트로이트)가 달았다.

지난 3월 WBC 일본대표팀에선 다르빗슈가 '11번', 이토 히로미(26·니혼햄)가 '17번'을 썼다. '18번'은 야마모토 요시노부(25·오릭스)에게 돌아갔다. 야마모토는 소속팀에서도 '18번' 유니폼을 입었다.

오타니 쟁탈전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 매체들의 보도를 종합해 보면, LA 다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LA 에인절스로 좁혀졌다. 최근 원 소속팀 LA 에인절스 잔류 가능성이 20~30%라는 보도가 나왔다.

메이저리그 전체 흥행을 위해선 오타니가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한 팀에서 뛰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오타니가 5년간 활약하는 동안 LA 에인절스는 가을야구를 한 번도 못했다. 5년 내내 승률 5할을 밑돌았다.

지난 9월 오른쪽 팔꿈치 수술. 내년 시즌엔 지명타자로만 나간다. 그런데도 몸값이 계속 뛴다. 총액 5억달러를 넘어 6억달러 전망까지 나온다.

'타자' 오타니는 올시즌 135경기에서 타율 3할4리, 151안타, 44홈런, 95타점, 102득점, 20도루, OPS(출루율+장타율) 1.066을 기록했다. 득점권 타율 3할1푼7리(101타수 32안타).

선발 투수로 23경기에 등판해 10승5패, 평균자책점 3.14, 167탈삼진. 부상으로 132이닝에 그쳐 규정이닝(162)을 채우지 못했다. 그는 아메리칸리그 홈런왕에 올랐고, 2021년에 이어 두 번째 아메리칸리그 MVP를 받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