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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하게 빚어낸 영롱한 빛…일본서 돌아온 고려 나전 상자 공개


국립고궁박물관, 내년 1월 7일까지 '세밀가귀의 방' 전시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오색 영롱한 빛을 내며 고려시대의 섬세한 공예 기술을 보여주는 귀한 나전 상자가 공개된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올해 일본에서 환수한 '나전 국화넝쿨무늬 상자'를 공개하는 특별전 '세밀가귀(細密可貴)의 방 -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를 7일부터 선보인다고 밝혔다.
나전칠기는 무늬가 아름다운 전복이나 조개, 소라 껍데기를 갈아 얇게 가공한 자개로 문양을 만들어 붙여 장식하고 칠을 한 공예품을 뜻한다.
고려시대에는 불교 경전을 보관하는 경함(經函), 상자 등을 나전 공예로 만들었는데, 현재 세계적으로 남아 있는 유물이 20여 점 정도로 매우 귀하다.

1123년 고려를 방문한 북송(北宋)의 사신 서긍(1091∼1153)은 고려의 나전 공예에 대해 "나전 솜씨가 세밀해 가히 귀하다"(螺鈿之工 細密可貴)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번에 공개하는 나전 상자는 정교한 장식이 돋보이는 유물이다.
고려 나전의 대표적인 문양인 국화 넝쿨무늬, 모란 넝쿨무늬 등이 고루 쓰였으며, 뚜껑과 몸체는 약 770개의 국화 넝쿨무늬 자개가 감싸 영롱한 빛을 낸다.
바깥쪽에는 점이나 작은 원을 구슬을 꿰맨 듯 연결한 연주(連珠) 무늬 약 1천670개가 촘촘히 둘러싸고 있다. 상자에 사용된 자개는 약 4만5천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시에서는 나전 상자 실물과 3차원(3D) 자료, X선 사진 등도 함께 볼 수 있다.
나무로 만든 틀에 모시, 베와 같은 직물을 붙이고 자개를 장식하는 방식인 목심저피법(木心紵皮法) 등 세부 제작 기법도 설명한다.
박물관은 내년 1월 초에 최응천 문화재청장이 고려 나전공예의 우수성을 설명하는 특강을 열 예정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고려 나전 공예품의 아름다움을 직접 감상하면서 환수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을 환기할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1월 7일까지.

yes@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