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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2020년 中과 국경 유혈 충돌 후 대만과 관계 강화

인도가 2020년 6월 중국과의 국경 지역 유혈 충돌 이후 대만과 관계 강화에 나서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5일 진단했다.
신문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중국을 의식해 2016년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취임식에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았지만, 2020년 차이 총통이 연임에 성공했을 때는 태도를 바꿨다고 짚었다.
차이 총통의 두번째 취임식에 참석한 2명의 인도 의원이 모디 총리의 축하 인사를 전하자 중국은 국제 사회에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수할 것으로 촉구했다.
이후 3년여가 흐르는 동안 인도와 대만의 관계는 꾸준히 강화됐다.
2001년 10억달러(약 1조3천억원)에 머물렀던 양국 무역 규모는 2021년 70억달러(약 9조2천억원)로 확대됐고, 지난 7월에는 인도 내 3번째 대만 대표사무소인 타이베이 경제문화판사처가 뭄바이에 문을 열었다.
또 애플 최대협력사인 대만 폭스콘은 인도에 500억대만달러(약 2조555억원)를 투자해 아이폰 제조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라고 지난달 말 발표했다.
인도 정부는 아울러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의 공장을 유치하려 공을 들이고 있다.
여기에다 지난달 대만 노동부 장관은 인도 노동자의 대만 이주 근로에 관한 논의가 인도 정부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같은 달 대만 교육부 차관은 대표단을 이끌고 인도의 여러 대학을 찾아 양국 간 교육 분야 협력 강화를 보여줬다.
심지어 국방 대화도 진행됐다.
지난 8월 3명의 전직 고위 군 관리가 포함된 5명의 인도 대표단이 타이베이에서 열린 대만 당국과의 안보 대화에 참석했다.
인도 대표단은 해당 방문이 사적인 방문이었다고 선을 그었지만 대만 국방부 싱크탱크인 국방안전연구원(INDSR)과의 비공개 대화가 진행됐을 것이라는 일부 보도가 나왔다.
대만 주재 인도 언론인인 수밤 팔은 인도와 중국의 관계가 나빠진 결정적 계기가 있다면 그것은 인도군과 중국군이 2020년 6월 15일 히말라야산맥 국경에서 유혈 충돌을 벌여 인도군 20여명이 사망한 사건이라고 짚었다.
그는 SCMP에 "그때부터 인도가 대만과 다양한 교류를 강화하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가 외교 관리들의 중국어 학습 과정을 중국 본토에서 대만으로 완전히 옮긴 것도 2020년이라고 지적했다.
인도 시브 나다르대의 자빈 자콥은 "대만 기업들이 중국으로부터 벗어나 다각화하고 중국이 인도와의 국경 지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면서 인도와 대만은 자연스럽게 서로 할 일이 많아졌다"고 해석했다.
헤리티지 재단의 제프 스미스는 "대만과 단교하는 국가들이 이어지면서 대만의 외교적 공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대만과의 외교적·경제적 관계를 강화할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는 나라들이 있고 그중 인도가 가장 중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인도와 대만의 관계 진전에는 모디가 총리에 오르기 훨씬 전부터 대만을 방문하는 등 대만과의 관계에 관심을 기울인 것도 한몫하고 있다.
그 덕에 2014년 모디의 총리 취임식에는 당시 뉴델리 타이베이 경제문화판사처의 대표가 초청을 받기도 했다.
다만 인도와 대만의 관계는 모디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8∼2019년 잇달아 정상회담을 하면서 경색됐고, 2019년 모디의 두번째 취임식에는 현지 대만 대표가 초청받지 못했다.
하지만 2020년 중국과 국경 유혈 충돌 이후 모든 것이 바뀌었고, 인도와 중국의 관계가 경색되면서 대만이 수혜를 입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pretty@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