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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프암 극복' 헨드릭스, '날 버린 LA에 복수' 벨린저...기적의 '시카고 듀오' 올해의 재기상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이들처럼 부활이 극적일 수는 없다.

리암 헨드릭스(FA·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코디 벨린저(FA·전 시카고 컵스)가 양 리그 '올해의 재기상(Comeback Player of the Year)'의 주인공이 됐다.

MLB.com은 29일(이하 한국시각) '올해의 재기의 수상자로 AL의 리암 헨드리스, NL의 코디 벨린저가 결정됐다. 두 선수는 매우 다른 이유로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고 전했다.

헨드릭스는 림프종을 극복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비호지킨 림프종(non-Hodgkin's lymphoma) 4기 판정을 받았다. 선수 생활이 문제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인생은 물론 야구도 포기하지 않았다.

림프종 진단을 받은 직후인 지난 1월 그는 인스타그램에 "최근 난 림프종 진단을 받았다. 암이라는 말에 나와 아내는 큰 충격에 빠졌다. 매년 수백만 명의 가족이 이 병의 고통에 시달린다고 들었다. 그러나 난 인생에서 숱한 장애물을 극복했던 그 도전 정신과 의지로 이 병마와도 싸우기로 결심했다. 반드시 건강하게 돌아와 다시 마운드에 오를 것"이라며 복귀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MLB.com은 '헨드릭스는 올시즌을 앞두고 화학 요법에 의한 치료를 받으면서도 불펜피칭을 실시하며 재기에 몸부림쳤다. 4월 들어 병세가 호전되자 몸 만들기를 본격화했고, 5월 말 마침내 복귀 마운드에 섰다. 암 진단을 받은 지 5개월 만이었다'고 했다.

헨드릭스는 지난 5월 30일 개런티드 레이트필드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 복귀해 3-4로 뒤진 8회초 등판, 1이닝 동안 3안타와 1볼넷을 허용하고 2실점했다. 이후 6월 초 4경기에 더 등판한 헨드릭스는 오른쪽 팔꿈치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된 뒤 지난 8월 토미존 서저리를 받고 시즌을 접었다. 현재 FA 신분인 그는 내년 후반기 복귀를 목표로 재활 중이다.

화이트삭스 선수가 올해의 재기상을 받은 것은 2006년 짐 토미에 이어 두 번째다. 헨드릭스는 이번 오프시즌 로베르토 클레멘테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불가능할 것 같았던 부활에 기적적으로 성공한 헨드릭스는 비록 5경기 등판에 그쳤지만, 신체적, 정신적 '재기'의 의미를 진정으로 심어줬다는 점에서 기자단의 마음을 흔들었다.

벨린저의 부활 역시 주목받을 만하다. 그는 2019년 LA 다저스에서 MVP에 오르며 전성기를 구가하는 듯했으나, 2020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NL챔피언십시리즈에서 홈런을 친 뒤 세리머니를 과격하게 펼치다 어깨를 다치는 바람에 이후 급전직하했다.

2021년 각종 부상에 시달리며 타율 0.165에 그쳤고, 2022년에는 144경기에 출전했지만 타율 0.210, 19홈런, OPS 0.654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결국 작년 시즌을 마치고 다저스가 논텐더로 풀어 쫓겨나는 신세가 됐다.

하지만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벨린저의 부활을 확신하는 협상술을 펼친 덕분에 컵스와 1+1년, 1750만달러에 계약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올시즌 믿기 어려운 타격을 선보이며 타율 0.307, 26홈런, 97타점, OPS 0.881을 마크하며 부활에 성공했다.

MLB.com은 '벨린저는 부상과 부진으로 점철된 두 시즌 동안 819타수에서 29홈런 밖에 못쳤다. 다저스는 그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FA로 풀어줬지만, 그의 가치를 알아본 컵스와 계약한 뒤 올시즌 타율 0.307, 출루율 0.356, 장타율 0.525에 생애 최저의 삼진율 15.6%를 마크했다'고 평가했다.

벨린저는 지난 7월 '이 달의 NL 선수'로 뽑힌데 이어 최근 NL 유틸리티 부문 실버슬러거에도 오르며 '올해의 재기상' 수상을 예고했다.

올해의 재기상은 글자 그대로 직전 시즌까지 부상 혹은 깊은 부진에서 벗어나 돋보이는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진다. 2005년에 제정돼 MLB.com 소속 기자 30명의 투표로 이뤄진다. 후보는 각 팀에서 1명씩, 양 리그 합계 30명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