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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의 국대 자격 정지, '주민규? 손톱? 센터백 보강?' 클린스만의 선택은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어떤 선택을 할까.

'핵심 공격수' 황의조(31·노리치시티)의 아시안컵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대한축구협회(KFA)는 28일 긴급 논의기구를 구성, 관련 사안을 논의한 끝에 황의조의 국가대표팀 선발을 보류하기로 했다. 황의조는 자신과 성관계한 상대방을 촬영한 혐의로 현재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황의조 측과 피해자 측 간의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영상을 유포한 혐의로 황의조의 형수를 구속하고, 황의조의 노트북 1대와 휴대전화 4대를 포렌식 진행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21일 피의자 신분인 황의조를 중국과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원정 경기에 후반 교체투입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명확한 사실이 나오기 전까지 황의조는 우리 선수"라고 감쌌다. 이어 아시안컵 선발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하지만 정치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황의조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주장이 목소리를 높이자, 결국 KFA가 결단을 내렸다. 클린스만 감독도 "현재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며 KFA의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답했다.

황의조는 의심할 여지 없는 대표팀의 핵심 공격수 중 하나다. 최근 주전 원톱 자리는 조규성(미트윌란)으로 굳어지는 모습이지만, 황의조도 조커로 입지를 탄탄히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원톱, 혹은 투톱으로 황의조를 활용했다. 최근 경기력까지 좋다. 황의조는 26일 퀸즈파크레인저스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한데 이어 29일 왓포드와의 경기에서도 환상 중거리슛으로 골맛을 봤다. 2경기 연속골, 잉글랜드 무대 진출 후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이런 황의조의 이탈로 고민이 생겼다.

사실 최전방은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 단 한차례도 변화가 없던 유일한 포지션이었다. 조규성 황의조 오현규(셀틱) 체제였다. K리그를 잘 보지 않는 스타일 상 새로운 선수 발탁에 미온적이기도 하지만, 최전방만큼은 유독 더 정도가 컸다. 그만큼 세 선수에 대한 믿음이 크다는 뜻이기도 했다. 하지만 황의조가 빠지며 당장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클린스만 감독에 놓인 선택지는 세가지다. 일단 새로운 선수 발탁이다. 단 한차례도 새로운 공격수에 대한 테스트를 하지 않은만큼, 가능성이 높지는 않은 게 사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3인 스트라이커 체제를 유지한다면, 대체자 1순위는 주민규(울산)가 될 공산이 크다. 주민규는 지난 몇년간 K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득점력을 보인 스트라이커다. 올 시즌도 득점 1위다. 이전부터 주민규 발탁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지만, 전임 파울루 벤투 감독은 물론 클린스만 감독도 끝내 택하지 않았다. 기량이나 컨디션 적인면에서 황의조를 대체할 스트라이커는 현재로서는 주민규가 유일하다.

두번째는 '손톱'이다. 손흥민을 스트라이커로 활용하는 것이다. 손흥민은 올 시즌 토트넘에서 최전방으로 자리를 옮겨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벌써 8골이나 넣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후 손흥민을 꾸준히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세우고 있다. 이른바 '센트럴손'이다. 손흥민은 중앙에서 볼전개는 물론, 마무리까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골든보이'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중원에 있는만큼, 손흥민을 위로 올려 득점력을 극대화시키자는 의견도 꾸준히 나오고 있는만큼, 황의조 부재와 함께 활용법의 변화도 나올 수 있다.

이 경우, 전방을 조규성 오현규 듀오 체제로 재편하고, 다른 포지션 숫자를 늘릴 수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싱가포르, 중국과의 월드컵 예선에서 23명 엔트리를 발표하며, 전 포지션에 북수의 선수를 뽑았다. 하지만 최전방에 세명이 자리하며, 어쩔 수 없이 센터백 숫자를 한명 줄였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정승현 김영권(이상 울산)만 선발됐다. 아시안컵 엔트리에서는 김주성(서울) 박지수(우한) 권경원(감바오사카) 등이 이름을 올릴 수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