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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잡아?' 기존쎄 SON, 우레이가 '쉿! 세리머니'에 항의하자 '레이저 눈빛→미소'로 응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중국 관중은 한국 선수들에게 레이저를 쐈고, 손흥민은 '중국 에이스'에게 레이저 눈빛을 발사했다.

손흥민은 21일 중국 선전 선전유니버시아드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중국과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2차전에서 전반 11분만에 페널티로 선제골을 가르고는 중국 관중석을 향해 검지를 입술 위에 갖다대는 '쉿! 세리머니'를 펼쳤다.

일방적인 응원을 퍼붓는 상대팀 팬들에게 입을 다물라는 의미로 한 일종의 도발 제스처로, 축구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손흥민은 지난 9월 아스널과 북런던더비에서도 골을 넣고 아스널 홈팬을 향해 '쉿! 세리머니'를 선보인 바 있다.

'중국의 7번' 우레이 역시 에스파뇰 소속으로 유럽 무대를 누비며 이같은 세리머니를 수없이 지켜봤을 터인데, 이날만큼은 손흥민의 행동이 못마땅했던 모양.

세리머니 후 한국 진영으로 발걸음을 돌린 손흥민에게 가까이 다가가 팔을 잡고 항의했다. '왜 중국 팬들을 도발하느냐'고 따진 것으로 보인다.

가만히 있을 손흥민이 아니었다. 손흥민은 굳은 표정으로 '어딜 잡아?'라는 듯 우레이가 잡은 팔 쪽으로 시선을 내렸다. 그런 뒤 고개를 들어 우레이의 눈을 뚫어져라 응시했다. 눈에선 레이저가 뿜어져나왔지만, 입가엔 미소를 잃지 않았다. 국내 축구팬들은 "가소롭다는 표정 같다"며 통쾌해했다.

앞서 문전 앞에서 순간적인 움직임으로 페널티 파울을 얻어낸 '황소' 황희찬은 이번에도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고는 빠르게 둘 사이를 파고들어 중재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나를 신경 안 쓴다, 어떻게 막는지 안다는 (중국 언론, 선수들의)말을 들었을 때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세리머니를 한 이유를 설명했다.

중국은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린 격이었다. 이날 커리어를 통틀어 처음으로 중국 원정 경기에 나선 손흥민은 전반 45분 이강인의 코너킥을 감각적인 헤더로 연결, 추가골을 갈랐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후반 42분엔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정승현의 헤더 쐐기골을 이끌었다.

경력 최초로 A매치 3경기 연속골을 넣은 손흥민은 통산 득점 41골을 기록하며 랭킹 2위 황선홍(50골)과의 격차를 9골로 좁혔다.

클린스만호는 캡틴 손흥민의 2골 1도움 맹활약에 힘입어 3대0 완승을 따내며 6년 전 '창사 참사'(월드컵 예선 0대1 패)를 말끔히 씻어냈다. 지난 16일 싱가포르와 홈경기 5대0 승리를 묶어 쾌조의 2연승을 질주했다.

손흥민은 올해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한 뒤 가장 많은 6골을 넣으며 건재를 과시했다. 9골을 넣은 2015년 이후 단일 연도 최다골 2위 기록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